▲고양시민축구단의 스텝과 선수단
고양시민축구단
- K3리그가 앞으로는 두 개의 리그로 나눠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승강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반대합니다. 현재 K3리그의 대부분의 팀은 해체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판국에 하부리그를 만들어 승강제를 실시한다는 게 옳은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K3리그의 기반이 다져진 상태에서 승강제를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승강 플레이오프 때 잠깐의 흥행만 생각하고 이러한 승강제를 기획했다면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승강 제보다 리그의 안정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2006년에는 승격 거부 사태로 인해 많은 팬들이 실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대관님은 당시에 어떠셨나요? (고양 국민은행)"2006년 고양 국민은행은 FA컵 4강에 올라가는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그때 당시 맞붙었던 팀이 울산 현대, 광주 상무, 경남FC, 수원 삼성이었는데 그 팀들과 경기하면서 내년엔 K리그에서 제대로 붙어 보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고양 국민은행이 승격 거부를 하며 뒤통수를 때렸고, 저로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크나큰 배신감에 반쯤 넋이 나갔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인시위도 해보고, 경기장 난입해서 시위도 해보고, 국민은행 경기 때마다 반대 시위를 해보고, 국가대표팀 경기 때마다 찾아가 항의 배너를 걸었지만 그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용역업체와 싸움만 붙이는 치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0년이나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덕분에 고양시민축구단이라는 진정한 우리의 팀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침묵)"
- 앞으로 대한민국의 축구리그 시스템은 현재의 K리그 클래식부터 K7까지 7개의 리그가 승강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주관적으로 볼 때, 이 7개의 리그가 승강제를 이루는 것을 어떻게 보시나요?"아주 먼 장기적으로 보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반대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을 예로 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현재 J1, J2, J3 리그가 승강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이 좋다고 해서 단숨에 상위리그로 승격을 할 수 없습니다. 이사회의 까다로운 심사조건을 만족시켜야지 승격이 가능합니다. 또한 하부리그도 스폰서십을 유치할 만큼 시장의 규모가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큽니다.
관중 규모에서도 K리그 클래식 구단보다 많은 관중을 유치하는 J2리그 구단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탄탄한 구조가 바탕이 된 일본도 이제 막 J1, J2, J3 리그 간 승강제가 2014년에서야 실시되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근히 준비한 일본 축구리그는 이제 3부 리그까지 구축하고 차근히 도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다릅니다. 프로 리그에서 100명 단위의 관중이 들어오는 구단이 존재하고 스폰서십과의 마찰로 정상 운영이 되지 않는 구단도 있으며 선수단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구단도 있습니다. 하부리그의 현실은 더욱 암담합니다.
돈이 없어 선수가 팀을 떠나 부랴부랴 11명을 맞춰서 경기하는 팀, 원정경기 가는 중 버스가 고장 나서 몰수패를 당하는 팀, 심지어 유니폼이 없어서 매직으로 즉석에서 만들어 경기하는 팀이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 있는 리그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판국에 리그의 숫자만 늘린다고 절대적으로 그 나라 축구 시스템이 발전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지금 있는 리그, 그리고 구단들부터 제대로 운영을 하고 자리를 잡은 뒤에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