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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되는 '반칙' 박보검, 배우계의 유재석 될까

[TV리뷰] <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 견인하고 있는 박보검, 그의 '또 다른 매력'

16.09.07 12:52최종업데이트16.09.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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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열연 중인 박보검의 현장 스틸 이미지. ⓒ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시청률 20% 돌파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남자 주인공 '이영 세자' 역할을 맡은 박보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로맨스 퓨전 사극에서 주인공, 그것도 왕의 역할을 맡은 박보검에 대한 팬들의 지지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외모와 연기력으로 이루어진 인기는 아니다. 여성 팬이 중심이기는 하지만 성별과 세대를 막론하고 고루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

박보검은 <응답하라> 시리즈로 얻은 인기를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이어나가고 있는 스타다. 류준열, 고경표 등 <응답하라 1988>(<응팔>)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거의 로맨틱 코미디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성공을 거두면 트렌디한 스타로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팔> 성공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이 생긴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박보검은 이에 대해 "<응팔>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라며 "차기작을 선택한 배우들 시청률과 상관없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소신 있는 의견을 밝혔다. 박보검 역시 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률을 잡는 데 성공했다. 경쟁작 <달의 연인> 역시 퓨전 사극을 표방하며 시청률이 양분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린 것은 <구르미> 측으로서 엄청난 행운이다. 그 안에서 박보검은 시청률을 견인하는 가장 큰 무게 중심이 되고 있다.

전형적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

그가 연기하는 이영 세자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캐릭터의 생명력을 배우가 불어넣고 있다. ⓒ KBS


박보검은 <구르미>에서 다소 전형적인 캐릭터를 맡았다. 능청스럽게 여자 주인공에게 다가가고 흥미를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에 불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다.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카리스마를 겸비해 여심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더군다나 김유정이 맡은 남장 여자 콘셉트는 이미 식상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드라마의 로맨스는 유효하다.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두 배우는 로맨스를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아역 출신 김유정의 연기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응팔 >이후 최초로 평가받는 박보검의 연기력 또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발성과 감정 표현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박보검의 얼굴은 선하지만, 그 선한 표정이 굳어질 때 서늘한 느낌도 든다. 다양한 캐릭터로 활용될만한 이미지를 로맨스 안에서 표현해 내며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올라갔다.

지금까지 박보검의 연기력은 이미 박보검이 호감형 배우라는 전제에서 더욱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박 2일>에 출연한 박보검은 방영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같은 남자 멤버들의 호감을 얻는 데 성공하는 그림을 그린다.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긍정적이고 겸손한 박보검의 캐릭터는 고소공포증을 가진 김종민이 놀이기구를 타게 하고, 데프콘이 직접 물을 가져오게 하는 등 선한 영향력으로 표현되었다. 위안부 티셔츠를 입거나 소녀상 팔찌를 차는 것까지 화제가 되며 박보검의 인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박보검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선하고 예의 바른 박보검의 모습을 칭찬하고, 그도 그런 반응에 화답하듯이 더욱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이미지로 어필하는 스타들에게는 안티가 생길 여지가 적다. 마치 어디서나 미담이 흘러나오는 유재석 같은 이들이 그러하다. 유재석은 절대적인 선의 영역에 들어 있는 예능인이다. 주변 사람들을 아우르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려는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의 호응도는 올라간다.

박보검 역시 각종 '미담'의 주인공이다. 얼굴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그의 행동은 소탈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남들을 챙기고 배려한다는 후기들은 그의 고결한 인성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구르미>라는 흥행작까지 만났다. 무결점의 이미지가 마치 박보검을 위해 존재하는 것 마냥.

이런 이미지의 맹점은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이미지 타격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해야만 지금의 위상을 지켜나갈 수 있다. 잘생긴 데다가 선하고 아름다운 청년을 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기대가 이미지에 더해져 허상이 끼어들기 마련이지만, 분명 지금의 박보검은 자신의 영향력을 스스로 높여 가고 있다. 그가 자신의 영향력을 어디까지 펼쳐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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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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