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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데뷔전을 앞둔 CM펑크의 프로레슬링 인생

CM펑크는 WWE에서 어느 정도의 선수였을까

16.09.05 12:58최종업데이트16.09.0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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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 존슨을 쓰러뜨린 CM펑크 ⓒ WWE


434일. 1년이 넘는 이 길고 긴 시간은 CM펑크가 WWE 챔피언으로 벨트를 방어해낸 기간이다. 434일의 절반도 안 되는 기간을 방어하기도 어려운 현대 WWE에서 실로 놀라운 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434일의 방어를 기록한 당시의 WWE 챔피언 벨트 획득을 포함해서 CM펑크는 총 5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당시 WWE는 브랜드 분리로 동격이라 볼 수 있는 WWE 챔피언 벨트와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 벨트가 각기 존재) 이 외에도 WWE에서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ECW 챔피언, 태그팀 챔피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챔피언 벨트를 얻었다.

이 기록이 MMA팬들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UFC에 오기 전에 자신이 몸담았던 곳에서 얼마나 성공적인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렇게 프로레슬러로 성공했던 CM펑크는 WWE와 사이가 틀어진 이후 UFC로 오게 됐다.

WWE에 등장하기 전의 CM펑크

ROH 시절 그의 활약상을 담은 DVD ⓒ ROH


1999년에 프로레슬링을 시작한 CM펑크는 인디 프로레슬링 단체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자신의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WWE 다음 규모의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인 TNA(Total Nonstop Action)나 미국의 훌륭한 단체 중 한 곳인 ROH(Ring of Honor)와 같은 곳에서 그는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왔다.

특히나 ROH에서의 그의 활약은 WWE에 오기 전 가장 강렬한 시기로 ROH 챔피언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절친한 사이로 유명한 콜트 카바나라는 선수와 태그팀 챔피언에도 올랐었다. 그리고 결국 가파르게 성장한 CM펑크는 WWE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CM펑크가 WWE에 등장하다

ECW시절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다 ⓒ WWE


CM펑크는 WWE와 계약을 맺은 후 산하단체인 OVW(Ohio Valley Wrestling)에서 2005년 9월부터 활동을 시작하며 WWE가 원하는 인재로 거듭나도록 자신을 새롭게 가다듬는다. 그리고 2006년 7월에 당시 WWE에서 정식 데뷔를 하게 된다.

WWE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일시적으로 운영했던 TV프로그램인 ECW(Extreme Championship Wrestling)에 등장하는 CM펑크는 ECW챔피언에도 오르며 자신의 능력이 WWE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WWE의 주축선수로 빠르게 발돋움하다

처음으로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이 됐을 당시 ⓒ WWE


2008년 6월에 ECW 소속 활동을 마무리한 CM펑크는 WWE의 양대 TV 프로그램인 RAW와 스맥다운이 브랜드를 분리해서 각자의 선수층으로 운영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드래프트되면서 활약을 펼쳤다. 2008년 드래프트를 통해 RAW에서 활동하게 되는 날 당시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인 에지를 이기고 챔피언이 되면서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9년에 실시된 드래프트에서는 스맥다운으로 활동무대를 옮기는데 그 곳에서도 제프 하디를 이기고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ECW시절부터 쭈욱 선역으로 활동하던 CM펑크는 이 때부터 악역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당시 제프 하디와 챔피언 벨트를 주고받으며 한 번 더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에 올랐다.

스트레이트 엣지 소사이어티의 리더 시절 ⓒ WWE


챔피언 벨트를 언더테이커에게 뺏긴 이후에도 CM펑크는 여러 개성 넘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 어딘지 모르게 광신도 단체 느낌이 물씬 나는 스트레이트 엣지 소사이어티(이하 SES)라는 그룹을 결성해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실제 CM펑크의 가치관에서 착안해서 이를 개성 넘치는 악역의 모습으로 활용한 사례였다.

선수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었던 '파이프밤'

각본과 현실을 넘나드는 놀라운 언변을 보여준 CM펑크 ⓒ WWE


2010년 10월에 RAW로 돌아온 CM펑크는 당시 새로운 선수육성 프로그램으로 출범한 NXT 출신 선수들이 만들어낸 넥서스라는 단체가 다시 정비될 때 새로운 리더로 활동하기도 한다. 그리고 2011년에 CM펑크의 프로레슬러 인생에 가장 강렬한 순간이 다가온다.

그 이유는 훗날 '파이프밤'이라는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는 방송에 나와 각본과 실제가 구분이 안 가는 높은 수위의 발언들로 많은 WWE팬들에게 엄청난 열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CM펑크가 평소 쌓아놓은 강력한 개성과 실력에 대한 팬들의 존중과 뛰어난 언변 등이 만나 만들어낸 사건이었다.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챔피언이 되다 ⓒ WWE


파이프밤의 기세를 몰아 빠르게 수많은 팬들의 환영 속에 선역 WWE챔피언이 됐고 당시의 챔피언 벨트 방어는 오래 가지 못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또 한 번 WWE 챔피언에 오른다. 이 때 434일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는데 그 과정 속에서 다시 한 번 악역으로 전환한다.

비록 악역이었지만 이미 WWE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 된 상태였다. 이제 헐리우드의 대배우가 된 '더 락' 드웨인 존슨에게 챔피언 벨트를 뺏긴 후에도 그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다시 선역으로 돌아와 브록 레스너와 대립을 펼치기도 했다. 이 때는 UFC에서 돌아온 자와 UFC로 떠나는 자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CM펑크가 WWE를 떠나다

브록 레스와의 경기에서 패배했던 CM펑크 ⓒ WWE


꾸준히 TV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실제 CM펑크는 그동안의 활동으로 많이 지쳐 있었고, 자신에 대한 처우에도 상당히 많은 불만이 쌓여 있었다. 결국 갈등이 2014년에 폭발하고 말았는데 RAW 방송을 위해 경기장에 도착했다가 또 다시 갈등을 겪자 WWE의 회장인 빈스 맥맨에게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떠나버린 것이다. 그게 프로레슬러 CM펑크의 마지막이었다.

CM펑크가 그러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부상을 입고 있음에도 WWE가 자신의 몸상태에 크게 신경을 써주지 않고 혹사를 시켰다거나 본인은 빡빡한 풀타임 스케줄로 뛰고 있음에도 드웨인 존슨이나 브록 레스너같이 파트타임으로 등장하는 선수들에게 승리를 내줘야 했던 사실에 불만 등 복합적인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문제는 수많은 프로레슬링 팬들에게도 큰 논란거리였고, CM펑크의 결정에 대한 수많은 의견들이 오고갔다. 그리고 CM펑크는 WWE에 대한 애정을 넘어 프로레슬링에 대한 애정까지 잃었고 다른 단체에서도 프로레슬러로 돌아오지 않는다. 앞으로도 기약은 없다. 왜냐하면 그가 선택한 곳은 프로레슬링 무대가 아닌 UFC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UFC의 CM펑크

CM펑크는 UFC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 Zuffa, L.L.C.


2014년 12월에 UFC와 계약한 CM펑크는 꾸준히 데뷔전을 위한 준비를 했다. 프로레슬러 시절 UFC에서 헤비급으로 분류되던 체중은 웰터급으로 내려왔고 부상이 발생한 이유도 있지만 준비 기간만 1년 반이 넘는다.

오랜 준비 끝에 한국 기준으로 9월 11일에 열리는 UFC203에서 2승을 기록 중인 미키 갤과 경기를 치룬다. CM펑크의 인지도와 탁월한 언변, 그리고 프로레슬러였던 브록 레스너의 성공사례 등을 고려하면 그가 지닌 상품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데뷔전임에도 UFC203의 메인카드로 편성되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CM펑크는 실제 MMA경기를 해본 적도 없고, 아마추어 레슬러로 NCAA 챔피언에 올랐던 브록 레스너처럼 믿음이 가는 투기 종목 경력도 없다. 미키 갤과의 경기가 CM펑크에게 좋은 결과로 흘러갈지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과연 CM펑크가 선택한 새로운 인생에서 WWE시절과 같은 영광을 맞이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CM펑크의 MMA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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