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무술을 수련하는 나 고등학생 시절, 차이나타운의 한 체육관에서 중국무술을 수련하고 있는 내 모습. 매주 주말마다 서울과 인천을 왕복하며 3년 동안 무술 수련에만 전념했다.
김경준
화교인 사부님 밑에서 무술을 배울 당시에는 고등학생이었다. 한창 입시를 준비해야 할 고등학생이 인천까지 무술을 배우러 다니고 있으니, 부모님의 반대와 간섭도 심했다. 매주 주말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지하철을 타고 왕복하며 무술을 배우러 다니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만 보던 무술을 직접 배운다는 즐거움은 비할 데 없는 즐거움이었다. 더욱이 그때까지 나는 무언가 열정을 갖고 해본 일이 하나도 없었다. 공부에도 재능이 없고, 예·체능에도 재능이 없었다. 물론 무술에도 재능은 없었다.
그러나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비록 남들보다 무술을 습득하는 능력이 뒤처져도, 나는 그저 무술을 수련한다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고 즐거웠다. 그래서 배우고 싶은 무술이 있다면 거리와 시간, 비용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현실이 되어버린 어릴 적 로망나이가 들면 어릴 적 품었던 로망은 그저 철부지 시절 추억 정도로만 회자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낭만이 있던 대학 시절도 지나가게 되면, 처절하리만치 치열한 생존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어릴 적 꿈은 그저 꿈으로만 남곤 한다.
그러나 내게 무술은 어느 순간부터 삶의 동기이자 목표로 자리 잡았다. 그저 취미로 시작했던 무술이었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직업으로서의 무술가의 길을 걷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대안학교인 '열정대학'에 '함께 무예배워볼과'라는 무예24기 과목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이태원대학'이라는 대안학교에도 창술 과목 개설 준비를 추진하는 중이다.
내 목표는 '나만의 문파를 세워 제자를 받아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다. 남들이 보면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벌써 극구 말리는 사람도 있다. 정글과도 같은 한국 사회에서 비주류의 대표적인 길인 무술가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험난한 길임을 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산 정상에서 무예를 선보이다. 북한산 정상에서 무예24기의 일종인 왜검을 선보이고 있는 장면이다.
김경준
그러나 나는 여전히 꿈을 꾸며 묵묵히 수련에 임한다. 괴짜 사부가 혹독한 수련을 통해 궁극의 비기를 제자에게 전달해주던 <취권>의 한 장면처럼, 나 역시 혹독한 수련을 통해 습득한 무예의 정수들을 제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다. 영화 속 사제관계는 사실상 내가 꿈꾸는 이상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내 선택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면, 책장에 꽂힌 <취권>의 DVD를 꺼내 돌려본다. 벌써 수십 번 돌려봤기에 이제는 등장인물의 광둥어 대사까지 줄줄이 외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볼 때마다 새롭고, 영화 속 배우들은 내게 영감을 주는 것만 같다. 그렇기에 내게 <취권>은 무술가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한 아주 고마운 인생영화임이 틀림없다.
나는 오늘도 <취권> DVD를 꺼내든다. 영화 속 성룡은 오늘 내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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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 서울강서구궁도협회 공항정(空港亭) 홍보이사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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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에 반해 무술 독학... 몸이 이렇게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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