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난민의 이야기는,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존재하는 이야기이다.
그린나래미디어
스리랑카의 난민촌은 모래사장에 있다. 이곳엔 다양한 주거지가 있다. 버려진 얇은 철판으로 만든 집, 짚을 뭉텅이로 엮어 지붕을 만든 집, 천막으로 만들어 바람에 흔들리는 집이 있다. 나뭇가지로 더위만 듬성듬성 가린 집도 있다. 엉성하고 초라하다.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의 잔해를 활용해 급박하게 모래사장에 지은 느낌이다. 상태가 이렇기 때문에 전기, 수도, 가스는 이용은 불가능하다. 정규 교육도 마찬가지. 난민은 당장 마실 물과 음식을 걱정하고, 이웃이 욕심에 눈이 머는 것을 경계하고, 자살폭탄테러나 총격전의 위협에 시달린다. 모래사장에 내던져진 존재인 난민의 지상 과제는 '생존'에 있다.
이 난민촌은 실재했던 스리랑카 물라이티부 해안의 난민촌을 연상케 한다. 2009년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이 격화되자, 물라이티부 해안의 모래사장에 사격금지 구역이 설정됐다. 12만 5000여명의 난민이 몰려들었다. 반군은 이들을 인간방패로 삼았고, 정부군은 이를 알고도 공격했다. 난민이 사격금지구역에서 죽어나갔다. 그곳에 남아있던 난민에게 도피처는 사실상 없었다.
디판과 얄리니, 일라얄은 운이 좋게도 브로커를 매수하고, 신분을 위조하여 한 가족이 됐다. 해외로 이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족에게 세상은 시련을 끝내지 않는다. 차가운 밤바다를 건너야 한다. 인도의 마드리스 공항에 도착하면 프랑스로 건너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시련은 이질적 사회에 이민자로서, 이방인으로서 정착해 살아야 한다는 것에 있었다.
한편, 영화에서는 난민이 바다를 건너는 장면을 짧게 다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다로 나가는 난민의 대다수는 '보트피플'이 되어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다. 그중에 배가 난파돼 그대로 바다에 수장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목적지에 도착해도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빈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스리랑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난민이 거친 바다를 향해 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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