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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복제해도 괜찮아, 장범준이니까

[주장]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 그 연속성이 장범준 최고의 무기이다

16.03.27 10:04최종업데이트16.03.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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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범준 2집 최근 발매된 장범준 2집 앨범의 이미지. 이미 전량 매진됐다고 한다. ⓒ 장범준


지난 25일. 정말 많은 사람의 기대 속에 장범준 2집이 공개됐다. 장범준은 '버스커 버스커' 앨범과 '장범준 1집'을 통해서 이미 가공할 음원 파워를 선보인 바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앨범 파워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다시 쓴다. 전곡 줄 세우기를 통해서 그는 이미 가공할 앨범 파워를 선보였다. 여기에 더해 매년 봄이면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명곡이라 칭할 수 있는 '벚꽃 엔딩'을 통해 그의 대단함을 계속 증명하고 있다. 그러니 그의 2집에 갖는 사람들의 기대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 기대대로 그의 한정판 앨범은 매진됐고, 중고시장에서는 벌써 프리미엄이 붙어서 판매되고 있다. 음원 사이트 앨범차트에서도 줄 세우기 신공을 선보였다. 이미 센세이션을 일으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의 강세 때문에 엎치락뒤치락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차트 1위에 자신의 노래를 올려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대대로 장범준 2집은 성공을 거뒀다.

일각의 비판 그리고 장범준의 인정

▲ 솔직한 장범준 지난 26일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 473회의 한 장면. 장범준은 '자가 복제'가 많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 MBC


'버스커 버스커' 시절 보여줬던 충격에 비하면, 모든 팬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계속해서 똑같은 스타일이 아쉽다는 평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방영된 <무한도전>에 출연해, 스스로 '자가 복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했다. 사람들은 이미 장범준의 스타일에 익숙해졌다. 데뷔 초의 폭발적이고 열광적인 반응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범준이 자가 복제를 멈추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다. 국내시장은 유독 창작자의 '변신'에 집착하는 경향이 다소 있다. 그래서 아티스트가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계속 좋은 활동을 하는 것 또한 매우 큰 가치를 지니는 일이다.

장범준의 노래가 서로 다 비슷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앨범이 하나의 명확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가질 수 있다. 장범준의 앨범 하나를 다 들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여타 앨범보다 상당히 크다.

음원의 시대가 됐고, 많은 이들이 곡 단위로 음악을 즐긴다. 가수들은 당연히 그에 맞게끔 노래를 만든다. 그래서 최근 발매된 앨범들을 들어보면, 상이한 스타일의 곡들이 한 앨범에 들어있어서, 앨범의 아이덴티티를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하지만 장범준의 앨범은 다르다. 그의 앨범은 '장범준'이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장범준의 음악 세계를 잇는 '연속성'

나는 잘 구성된 앨범 하나가 주는 감동이 곡 하나가 주는 감동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장범준의 앨범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타일이 비슷한 덕분에, 앨범 하나가 마치 한 곡인 것처럼 잘 어우러진다. 이 곡들이 하나의 흐름이 되어 에피소드를 만들어 간다.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감동은 굉장히 풍성하고 폭넓다.

이처럼 스타일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감정의 파장은 앨범 단위로도 이어진다. 버스커 버스커의 1집과 1집 마무리, 그리고 2집은 연속성을 지닌다. 이 모두를 함께 들었을 때, 그것도 순서대로 들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앨범 한 장을 들을 때보다 더욱 크다.

장범준 1집과 2집도 마찬가지다. 곡 하나보다는 앨범이, 앨범 하나보다는 두 개를 연이어 들었을 때, 그것이 주는 감정의 풍성함은 더욱 커진다. 나는 바로 이 동일한 스타일의 반복적 자가 복제가 마음을 울리는 가사와 더불어 장범준이라는 뮤지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이자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가 애써 그와 맞지 않는 변화를 해야 할 이유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가 언젠가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싶다면, 그때는 얼마든지 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 장범준 본인이 변해서 만든 선택일 것이고, 그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에도 결국 장범준이라는 동일한 아이덴티티가 들어가서 연속성을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태여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것에 압박을 받아 억지로 새로운 것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굳이 방송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방송에 나가지 않는 그의 성정상,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될 만큼 여전히 잘나가므로 굳이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 같아 오히려 다행이다.

장범준은 역시 앨범으로 들어야 맛이 나는 음악가다. 그의 앨범이 모두 동난 걸 보면 이미 대중은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언제까지 자가 복제를 계속할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그건 그가 언제까지고 자가 복제를 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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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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