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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의 모습, 2015년 한국 쇼트트랙 이슈 정리

[아듀 2015 빙상 ①] '금빛행진' 여자팀과 곽윤기가 돌아온 남자팀

15.12.26 10:32최종업데이트15.12.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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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가고 2016년이 오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덧 꿈의 무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빙상계는 날이 갈수록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올 한해 쇼트트랙계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본다.

샛별 최민정의 등장과 여자 쇼트트랙 평정

쇼트트랙 심석희의 경기 모습 ⓒ 박영진


올 한해 여자 쇼트트랙은 완전한 독주체제를 갖추며 쾌속질주를 펼쳤다. 지난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최민정(서현중)은 멈출지 모르는 기세로 3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생애 첫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며, 2015~2016시즌 국가대표에도 우선 선발됐다. 심석희(세화여고)는 지난해 소치올림픽 이후 경기운영 면에서 한층 노련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후반 체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년 연속 포디움(3위) 자리를 수성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긴 비시즌 기간을 가진 쇼트트랙팀은 11월 초 캐나다에서 열린 2015~2016시즌 월드컵 1차 대회로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여자 쇼트트랙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계속 선두자리를 놓지 않았다.

1차 월드컵 대회에서 심석희는 3관왕, 최민정은 2관왕에 오르며 스타트를 끊은 뒤, 2차 월드컵에선 최민정이 3관왕, 심석희가 2관왕을 차지하며 서로 주고받기를 이어갔다. 특히 이 대회에서 최민정은 500m에서 캐나다의 강자 마리안느 셍젤레(캐나다)를 0.001초 차이로 제치고 짜릿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약점이었던 500m 단거리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로부터 1달 뒤 12월에 열린 3차 월드컵 대회에선 최민정이 두 대회 연속 3관왕에 올랐고, 4차 대회에선 심석희와 최민정이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특히 여자팀은 계주 경기에서 1차부터 4차 월드컵까지 4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며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아,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시대임을 입증했다.

한편 최민정은 내년 2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리는 2016 동계유스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고, 쇼트트랙 5~6차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 그녀의 결정은 평창을 앞두고 계속해서 실전감각을 쌓겠다는 다부진 의도로 보인다. 2016년에도 최민정과 심석희 두 쌍두마차가 이끄는 여자 쇼트트랙은 탄탄대로를 걸을 전망이다.

곽윤기, 시련 딛고 두 번째 비상에 성공

곽윤기의 경기 모습 ⓒ 박영진


남자 쇼트트랙에선 곽윤기가 한 줄기 빛이자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5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고, 2012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면서, 소치올림픽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2013년 불의의 부상으로 결국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다시 돌아온 그는 올 시즌 훨훨 날아오르며 올 한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올 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된 그는 10월에 있었던 3차 선발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 개막을 앞두고 먹구름이 끼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그는 여러 방면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1, 2차 월드컵에서 1500m 2연속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3차 대회에선 500m 은메달, 4차 대회에선 1000m 금메달을 따내며 개인전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평소 그는 인아웃코스를 자유자재로 타고, 상대가 놓치는 공간을 이용해 허를 찌르는 영리한 레이스를 보인다. 부상으로 인해 기량 저하가 우려됐지만, 오히려 그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기세라면 2년 뒤 평창에서도 대표팀 맏형으로서 선봉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극과 극, 평창 앞두고 해결해야 할 숙제

최민정의 경기모습 ⓒ 박영진


지난해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남녀 쇼트트랙은 서서히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당시 여자 쇼트트랙은 최강의 드림팀으로 꼽히며 소치에서 결국 금메달 2개를 획득했지만, 남자 쇼트트랙은 결국 12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당하며 초라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시즌 소치에서 아픔을 겪었던 신다운(서울시청)이 1500m에서 연이어 메달을 따오면서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렸지만 가장 중요했던 세계선수권에선 허무하게 대회를 마쳤다. 그 외에 서이라(화성시청)와 박세영(단국대)이 꾸준히 메달을 따오면서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에 들어서자 남자팀은 또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좀처럼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새로이 선발된 인원 가운데 절반이 세대교체가 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기존 멤버였던 곽윤기와 새 얼굴 박지원(단국대)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 4차 월드컵 대회 남자 1500m 2차 레이스에선 3명의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음에도, 작전실패로 중국의 무명선수에게 어이없게 금메달을 내주며 올 시즌 경기 가운데 가장 허무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이처럼 손발이 안 맞는 모습과 계속되는 침체기를 겪으면서 남자 쇼트트랙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반면 여자 쇼트트랙은 최민정과 심석희라는 '거물'급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소치에서 심석희와 함께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김아랑(한국체대)과 지난 시즌부터 국가대표를 단 노도희(한국체대)도 꾸준히 활약해주며 탄탄한 구조를 갖춘 모습이다.

평창에서 금메달 5개라는 희망가를 목표를 내세운 쇼트트랙팀. 이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남자 선수들의 부활이 절실하다. 현재 남자 쇼트트랙은 세계적으로 경험과 연륜이 있는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찰스 해믈린, 러시아의 강자 세멘 엘레스트라토프,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이들의 공통점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선두에서 이끄는 레이스를 펼쳐, 후반부에 막판 스퍼트로 순위를 뒤집는 한국 선수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와 같은 세계의 흐름을 꾸준히 읽으며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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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5년이 저물고 2016년이 오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느덧 올림픽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빙상계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올한해 빙상계의 주요 이슈들을 쇼트트랙, 피겨, 스피드스케이팅 순의 3개의 연재 기사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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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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