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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미국 지역 언론 선정 '역대 FA 최악' 불명예

[MLB] 최고 10명, 최악 10명 발표... 추신수의 미래도 관심

15.12.26 10:57최종업데이트15.1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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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세월이 흐르면 은퇴하지만, 선수들의 기록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그 기록이 좋든 나쁘든 항상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가 계약 내용에 대한 꼬리표가 여전히 언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의 지역 언론인 <댈러스 모닝뉴스>에서 지난 25일(한국 시각) 텍사스 레인저스가 최근 20년 동안 계약했던 FA 계약 중 역대 최고의 FA와 최악의 FA 1위부터 10위까지를 선정하여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이 부문에 박찬호는 최악의 FA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역대 최고의 FA 1위는 벨트레, 다르빗슈 6위

최고의 FA 기록에는 1위로는 현재도 레인저스에서 뛰고 있는 애드리안 벨트레가 뽑혔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데뷔했던 벨트레는 2004년에 48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뒤 FA 자격을 취득했다.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단장 빌 바바시는 벨트레에게 5년 64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겼다. 당시 FA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대박 계약이었다.

벨트레는 2004년 성적이 FA 효과로 반짝 빛났음이 2005년 성적으로 증명됐다. 실제로 벨트레가 40홈런을 넘긴 시즌은 2004년밖에 없다. 벨트레는 2009년 부상으로 111경기 출전에 그친 뒤 FA 시장에 나왔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 계약하며 FA 재수를 선택한 벨트레는 성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레인저스와 5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2011년부터 레인저스에서 활약했다. 특히 2011년에는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1경기 3홈런이라는 무시무시한 활약을 선보이며 소속 팀을 월드 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월드 시리즈 5차전에서는 당시 공략하기 어려웠던 크리스 카펜터(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은퇴)의 낙차 큰 커브를 공략하면서 무릎을 바닥에 대고 타격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홈런을 날리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벨트레는 2016년 레인저스와의 1800만 달러 옵션이 실행된 상태다. 통산 2767안타와 413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벨트레는 큰 부상이 없다면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취득하여 다년 계약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5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3000안타-500홈런 동시 달성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2위는 선발투수 콜비 루이스(현역), 3위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탈삼진 투수 놀란 라이언, 4위는 마무리투수였던 존 웨틀랜드, 5위로 윌 클락, 6위에 일본인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현역), 7위에 켄 힐, 8위는 벨트레와 마찬가지로 배드볼 히터였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9위에 선발투수 케니 로저스, 10위에 내야수 알렉스 로드리게스(현역, 뉴욕 양키스)가 이름을 올렸다.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 출신의 다르빗슈는 포스팅 시스템에서 역대 최고 응찰액(5170만 3411달러)을 기록하며 6년 5600만 달러에 인센티브 400만 달러가 포함된 금액으로 계약했다. 다르빗슈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느라 2015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그러나 3시즌 동안 83경기 39승 25패 평균 자책점 3.27에 680탈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역대 최악' 계약 1위에 박찬호, A-로드는 최악 계약 순위에서도 10위

최악의 FA 1위에는 박찬호가 올랐다. 박찬호는 2001년 당시 풀 타임 6년 차 연봉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었던 99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다저스에서 뛰었다. 2000년과 2001년 2년에 걸쳐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박찬호는 2001년 12월 21일 레인저스와 5년 6500만 달러에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총 7100만 달러에 이르는 당시 투수로서는 초특급 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이때부터 박찬호의 커리어는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2002년 스프링 캠프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던 박찬호는 결국 오래전부터 참고 있었던 허리 통증까지 심해졌다. 다저스에서 풀 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면서 매년 평균 30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했던 박찬호는 2002년 부상 여파로 25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다.

박찬호가 레인저스에서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은 2002년 145.2이닝이었다. 2003년에는 허리 부상이 가장 심했던 때로 7경기만 등판하고 시즌을 접었다. 2004년에도 부상으로 16경기 등판에 그쳤던 박찬호는 2004년 후반부터는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했지만 결국 2005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되며 악몽의 텍사스 생활을 끝냈다.

박찬호가 레인저스에서 기록했던 성적은 68선발 22승 23패 평균 자책점 5.79였다. 평균 자책점 5.79는 50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한 레인저스 역대 선발투수 중 가장 나쁜 2위에 기록되어 있었다. 이후 박찬호는 2006년 파드레스에서 21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장 출혈로 인해 풀 타임을 소화하진 못했고, 이 때문에 2007년 메이저리그 단 1경기 등판(뉴욕 메츠)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박찬호는 다저스(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2009년), 양키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2010년), 오릭스 버팔로스(2011년), 한화 이글스(2012년)를 거치고 은퇴했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476경기(287선발) 124승 98패 20홀드 2세이브로 아시아 출신 투수 중 역대 최다승 1위에 올라 있다(2위 노모 히데오 123승).

레인저스 역대 최악의 계약 2위에 후안 곤잘레스(타자), 3위에 마크 클라크(선발투수), 4위는 토드 반 포펠(구원투수), 5위엔 제이 포웰(선발투수), 6위에 데이브 로제마(선발투수), 7위 랜스 버크먼(스위치 타자), 8위에 버트 후튼(선발투수), 9위에 마크 페트코브세크(선발투수)가 언급되었다.

레인저스 역대 최악 계약 랭킹에 투수가 많은 이유는 홈 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파크가 투수들에게 있어서 극악의 무덤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레인저스는 한동안 선발투수 평균 자책점이 5점대에 이를 정도로 최악의 투수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계속 우수한 선발투수들을 영입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박찬호도 그중 하나였고, 그 당시 그나마 생존했던 투수가 케니 로저스 정도였다. 크리스 영(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경우는 풀 타임을 준수하게 소화하긴 했지만 이후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되면서 레인저스에서의 생활은 매우 짧았다.

역대 최고의 FA 계약 역대 10위에 이름을 올렸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역대 최악의 계약에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로드리게스는 개인 성적만 보면 최고였다. 그러나 로드리게스가 뛰었던 2001년부터 2003년까지의 3년 동안 레인저스는 3년 모두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하며 그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팀 성적 향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뜻이다. 게다가 로드리게스는 2009년에 레인저스 시절 스테로이드 복용을 시인하면서 이미지까지 실추했다.

로드리게스는 당시 10년 2억 5200만 달러의 역대 최고 계약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조항에는 7년 후 옵트 아웃 조항이 있었다.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FA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조항이었는데, 로드리게스는 2004년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 2007년 겨울에 옵트 아웃을 행사했다. 그리고 10년 2억7500만 달러로 이 기록을 경신했다.

추신수의 7년 계약, 어떤 부문에 랭크될까

박찬호가 은퇴한 뒤, 레인저스는 또 다른 한국인 선수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바로 추신수가 FA 계약으로 7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이다. 추신수는 연봉 계약만으로 따졌을 때 아시아 역대 계약 규모 2위에 올랐다(1위 다나카 마사히로 7년 1억5500만 달러).

추신수는 계약 첫해인 2014년 팔꿈치 통증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고, 결국 그 영향으로 발목까지 다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외야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진 못하고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으며, 당시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참고 나가는 경기가 많았다.

결국 추신수는 소속 팀이 꼴찌가 확정된 9월 초 팔꿈치 돌출뼈 제거 수술과 발목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2015년에는 처음 한 달 동안 리그 최하위 타율을 기록하는 부진에 시달렸으나 후반기에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소속 팀의 지구 우승까지 기여했다.

사실 추신수는 이제 7년 중 2년을 뛰었을 뿐이다. 그리고 극과 극의 시즌을 보냈다. 추신수가 향후 레인저스 역대 계약 랭킹 중 최고의 랭킹에 들어갈지, 최악의 랭킹에 들어갈지는 앞으로 남은 시간의 활약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찬호가 최악의 계약 1위에 올랐던 불명예를 추신수가 최고의 계약 랭킹에 올라서 어느 정도 불명예를 치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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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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