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화에 몸담았던 외인선수들은 총 5명(투수3명 타자2명). 그 중 유먼을 대신해 들어온 로저스와 10승을 기록한 탈보트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면, 두 외인타자들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타자는 나이저 모건이었다. 나이저 모건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598경기 타율 0.282 550안타 136타점 12홈런 도루 120개)과 개성 넘치는 플레이로 시즌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시즌이 시작된 후 첫 경기. 넥센과의 경기에서 모건은 5타수 4안타를 몰아치며 한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모건의 전부였다. 그 후 모건은 실력의 문제로 'T 세리머니'만 남긴 채 10경기 만에 퇴출당했다.
모건의 대체 선수로 들어온 타자는 폭스였다. 총액 12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폭스는 4경기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3개월 간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폭스는 포수로도 출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의 타율은 9월 중순까지 2할 5리에 머물렀다. 9월 18일 이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2할 7푼 8리까지 타율을 끌어 올렸던 폭스는 시즌이 끝난 후 결국 한화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을 떠나야 했다.
WAR로 본 다른 구단 외인타자와의 비교
▲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폭스의 모습 ⓒ 조영준
2015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어느 해 보다 수준 높은 외인타자가 많았던 해이다. 테임즈의 40-40을 비롯해 삼성의 나바로가 48홈런을 터뜨리는 등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상위 10위에 외인타자가 3명(테임즈 1위, 나바로 3위, 아두치 10위)이나 랭크됐다. 하지만 이런 외인타자들 속에서 한화의 두 타자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첫 경기 맹활약한 나이저 모건은 10경기 타율 2할7푼3리, 9안타, 5타점, 1도루로 시즌은 마감했다. 그가 기록한 WAR은 0.24.
폭스라고 WAR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폭스는 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8리, 7홈런, 30안타, 25타점, 16득점을 기록했다. 폭스의 WAR은 모건 보다 조금 높은 0.37로 두 타자의 합은 0.61에 불과하다.
KBO 최초로 40(홈런)-40(도루)을 달성한 테임즈의 경우 타율 3할8푼1리, 47홈런, 140타점, 40도루, WAR 12.17을 기록하며 WAR 1위에 랭크 됐고, 타율 2할8푼7리, 48홈런, 137타점 22도루를 기록한 나바로는 7.34의 WAR로 이 부분 3위에 올랐다.
모건과 폭스의 경우 경기 수나 타석에 나온 숫자가 상당히 적다. 고로 다른 외인타자와 WAR로 비교하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두 선수가 출전한 경기의 합이 48경기로 시즌의 3분의1 밖에 안 된다는 것은 한화에게 실패한 외인 농사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패보단 성공이 많았던 이글스의 외인타자들
이글스의 역대 외인 타자들의 보면 데이비스와 로마이어부터 시작해서 피에까지 실패보단 성공한 외인타자들이 많았다.
1999년 이글스의 우승을 함께한 데이비스와 로마이어는 당시 한화의 중심타선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특히 데이비스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2003년 제외) 7시즌을 한화이글스에서 뛰며 통산 타율 3할1푼3리 979안타 167홈런 108도루를 기록했다.
2007년에 뛰었던 제이콥 크루즈와 2014시즌 제2의 제이비스로 불리던 펠릭스 피에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크루즈는 타율 3할2푼1리, 134안타, 22홈런, 85타점을 기록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한화에서 한 시즌만 뛴 채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데이비스와 상당히 비슷한 유형의 타자 피에는 쇼맨십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성적도 3할2푼6리 145안타 92타점을 올리며 김태균, 최진행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완성했다.
2016 이글스의 새 외인 타자 영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과연 새로운 외인타자는 팬들에게 옛 타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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