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김현수도 입단 확정, 코리안 빅리거들의 겨울은?

[MLB] 기회에 따라 내년엔 최대 9명까지 볼 수 있을 전망

15.12.25 16:57최종업데이트15.12.25 16:57
원고료로 응원
외야수 김현수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이 확정됐다. 워낙에 까다로워서 정대현(롯데 자이언츠)도 통과하지 못했던 오리올스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김현수는 큰 부상이나 스프링 캠프에서의 부진 등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메이저리그에 FA 계약으로 직행하는 최초의 KBO리그 출신 선수가 된다.

기존의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그리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3명에 새로 계약을 체결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까지 5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내년에 각자의 소속 팀에서 활약이 확정되었다. 또한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대호와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유망주들까지 생각하면 최대 9명의 한국인 선수들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류현진-추신수-강정호, 부진 극복과 부상 복귀로 활약 예고

우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2년 동안 다저스의 확고한 3선발로 2년 모두 두 자릿수 승수에 3점 대 초반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3선발 류현진의 활약 속에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등과 함께 리그 최고의 원투쓰리 펀치를 구축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어깨 관절와순 부상으로 인하여 수술을 받고 2015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현재 류현진은 롱토스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내년 스프링 캠프 참가를 위해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그레인키가 옵트 아웃 행사로 다저스를 떠나게 됨에 따라 류현진은 커쇼와 함께 다저스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 첫 해였던 2014년 추신수는 팀의 사정상 본래 포지션인 우익수가 아닌 좌익수를 맡았다. 그러나 추신수는 팔꿈치 통증과 발목 부상으로 인하여 제대로 된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2015년에는 처음 1개월 동안 규정 타석 타자들 중 최하위의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한때 플래툰 시스템까지 적용될 정도로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가 되면서 그는 놀라운 속도로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최초로 히트 포 더 사이클까지 기록한 추신수는 후반기 놀라운 반등을 이뤄내며 덩달아 소속 팀의 상승세에도 기여했다.

추신수의 활약 속에 레인저스는 2015년 정규 시즌 마지막 날에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디비전 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석패했지만 추신수의 활약에 힘입어 초보 감독이었던 제프 배니스터는 아메리칸리그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강정호는 조디 머서, 조시 해리슨 등과 내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해리슨과 머서가 부상으로 결장하게 된 것을 계기로 팀의 주전 자리는 물론 중심 타선 자리까지 차지했다.

강정호의 활약 속에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들 중에서 2위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강정호는 9월 수비 과정에서 상대 팀 주자와 정면 충돌하며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쳤고, 결국 바로 수술을 받으면서 남은 시즌을 접었다.

강정호의 부재 속에 피츠버그는 시카고 컵스와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에서 상대 팀의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를 넘지 못하고 포스트 시즌을 1경기 만에 끝내야만 했다. 강정호는 현재 재활 차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빠르면 4월 중 복귀할 예정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내야 경쟁자 일부를 정리하는 등 강정호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계약에 성공한 박병호와 김현수, 새로운 시작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에서 1285만 달러의 금액을 적어 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협상에 들어갔다. 마감 시한까지 끌지 않고 꿈을 선택한 박병호는 트윈스와 최대 5년 18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 시절에 주전 1루수로 활약했다. 현재 트윈스의 주전 1루수는 본래 포수 출신인 조 마우어인데, 마우어는 부상 후유증으로 인하여 선수 생명의 연장 및 타격 능력 활용 극대화를 위해 1루수로 전향했다.

마우어는 1루수로 전향한 뒤 경기 출전수를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타격 지표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또한 지명타자를 맡던 미겔 사노는 본래 야수 출신인데, 극악의 수비 능력으로 지명타자를 맡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파워 보강 목적으로 영입한 박병호의 등장으로 사노는 다음 시즌 외야 수비를 연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KBO리그 신고선수(현재 용어 육성선수) 출신으로 등장했던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에서 꾸준한 활약과 내구성을 보여줬다. 파워도 좋지만 컨택에 있어서도 정교한 모습을 보이며 팀 타율과 출루율이 취약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관심을 받고 계약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좌익수로 꾸준히 출전했던 김현수는 상황에 따라서 1루수 수비도 가능한 선수이다. 지난 시즌까지 간판 타자로 활약했던 크리스 데이비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온 가운데, 데이비스가 다른 팀으로 떠날 경우 김현수는 좌익수 또는 1루수 두 포지션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설사 데이비스가 재계약을 하더라도 애덤 존스를 제외하면 확실한 외야수가 없는 팀 사정상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에도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새로운 기회 기다리는 이학주와 최지만

시카고 컵스에 입단하며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았던 이학주는 2013년 수비 과정에서 트래비스 이시카와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탬파베이 레이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메이저리그 승격을 눈 앞에 두고 있던 이학주는 이 불의의 사고로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2014년에 돌아왔지만 이학주는 2013년 초반의 불꽃 같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지명 할당(Designed for Assignment) 처리되며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불운을 맞이했다. 마이너리그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이학주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이학주는 일단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하게 됐다. 또한 이 계약에는 조건이 붙어 있었는데, 6월 1일까지 메이저리그에 승격되지 못하면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갔다. 메이저리그에 합류하게 될 경우 브랜든 크로포드의 백업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최지만은 2014년 치료 과정에서 복용했던 약물에서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50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 징계로 인하여 최지만은 결국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70경기 출전에 그치고 말았다.

최지만은 2015년 다시 도전했지만 이번에는 시범 경기에서 다리 부상을 당했고, 결국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명 할당 조치를 당하며 40인 로스터에서 빠졌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 2015년 시즌을 마쳤다.

이학주와 마찬가지로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얻었던 최지만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김현수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도 있었던 최지만은 그러나 몇 주 뒤 경기에 출전하지도 않은 채 오리올스를 떠나게 됐다.

장기간 메이저리그 기회를 얻지 못한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에게는 룰5 드래프트의 기회가 주어진다. KBO리그의 2차 드래프트는 이 제도를 바탕으로 응용된 제도이다. 최지만은 이 룰5 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되면서 다시 서부 지구로 오게 됐다.

룰5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를 보유하려면 그 팀에서는 지명한 이후 1년 동안은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드래프트 지명 이전 팀인 오리올스로 최지만을 돌려 보내야 한다.

룰5 드래프트에서 제도화된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 보장 덕분에 최지만은 에인절스에 잔류할 경우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에인절스에는 주전 1루수로 거포 알버트 푸홀스가 있으며, 최지만은 푸홀스의 백업 역할을 맡게 된다.

계약 기다리는 이대호와 오승환, 극과 극의 입장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이대호는 소속 팀의 재팬 시리즈 챔피언 등극에 크게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 시즌에서도 준수한 활약으로 재팬 시리즈 MVP로 선정되었으며, 프리미어 12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까지 참가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속적으로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수비와 주루 능력이 평균 이하인 점과 다소 나이가 많은 점이 걸림돌이다. 파워 하나는 확실하지만 포지션이 한정되는 만큼 팀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대호의 경우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일본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정상급 선수로 인정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에서도 아직 이대호의 대체 자원을 구하고 있지 않다. 사실상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계약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승환은 절박하다. 시즌 말미에 부상으로 인하여 포스트 시즌에 출전하지 못했던 오승환은 설상가상으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과 함께 마카오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되었다. 조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오승환은 일단 사법 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는 여론의 정서적 영향을 받고 있다. 안 그래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도박 사건 때문에 일본에서는 이미지가 실추되었다. 한신 타이거즈는 이미 오승환의 대체 자원까지 구하며 사실상 오승환과의 협상을 중단했다.

삼성으로 복귀하는 것도 삼성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어렵다. 이미 혐의를 인정한 임창용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사실상 불명예 은퇴 위기에 놓였다. 역시 의혹을 받았던 윤성환이나 안지만의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외부 시선을 의식하여 자숙하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모기업까지 제일기획으로 이관, 구단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오승환의 영입 가능성은 적다.

일단 오승환은 괌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유도하고는 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러한 상황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적든 크든 분명 계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측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증가, 경기 시간 겹치면 즐거운 고민

일단 최소 5명의 메이저리그 출전은 가시화 된 상태다. 한국인 선수들 사이의 맞대결이 언제가 되는지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고 있으며, 이들이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를 경우 수많은 맞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스프링 캠프 초청 선수 자격인 이학주와 최지만, 그리고 계약을 기다리는 이대호와 오승환까지 계약에 성공한다면 최대 9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번외로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재미 교포 출신인 행크 콩거(한국 이름 최현, 탬파베이 레이스)까지 포함하면 10명이나 된다.

이렇게 되면 30개 구단이나 되는 메이저리그의 특성상 경기 시간 대가 겹칠 경우 관전 경기 선택에 대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물론 시차를 감안하여 하루에 최대 3, 4경기까지 겹치지 않고 볼 수 있겠지만, 같은 시간 대에 경기가 열린다면 선택에 있어서 즐거운 고민에 빠질 것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다음 시즌에 멋진 활약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한국에서 24시간 동안 야구를 즐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다음 시즌 한국에 있는 메이저리그 팬들의 시선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FA시장 한국인메이저리그선수 김현수계약완료 메이저리그코리안더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