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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교체 출전' 손흥민, '박싱데이'에 반전 노린다

[주장] 최근 11경기 무득점 손흥민, 교체보다는 선발 출전이 필요해

15.12.26 09:48최종업데이트15.12.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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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전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2015년 마지막 2연전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27일(아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노리치 시티와 경기를 가진다. 토트넘은 노리치 시티전이 끝나고 불과 이틀 후인 29일에 왓포드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유럽 프로리그 중에서도 가장 빡빡한 연말 일정으로 악명높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박싱 데이'다.

최근 3경기 교체 투입, 출전시간 줄어들어

손흥민이 AIA생명 후원으로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각) 영국 토트넘 홈구장에서 열린 '토트넘 핫스퍼 유소년팀 1일 체험'에서 한솔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에게 토트넘 핫스퍼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 연합뉴스


손흥민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교체로만 나섰다. 지난 6일 웨스트 브롬위치전(1대1 무), 14일 뉴캐슬(1대2 패)전에 이어 사우스햄튼전까지 모두 벤치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출전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20일(한국시각) 사우스 햄튼전에서는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45분경 교체 투입되어 고작 4분 정도를 뛰는 데 그쳤다. 골보다는 주전들의 체력안배와 경기 마무리 차원의 교체였다.

그동안 손흥민의 교체출전은 로테이션 차원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지난 11월까지 손흥민은 유로파리그와 EPL을 넘나들며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체력적으로는 소진될만했다. 이적 후 EPL 첫해인 데다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손흥민에게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경쟁자들이 쾌조의 컨디션을 발휘하며 손흥민의 입지를 위협했다. 손흥민이 9월 이후 부상으로 약 두 달 정도 전력에서 이탈한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토트넘은 14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손흥민이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크리스티안 에릭센-델리 알리-에릭 라멜라 등은 꾸준히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반 부진하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은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보여주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사우스햄튼전에서도 손흥민의 포지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케인과 알리가 각각 골을 넣으며 굳이 손흥민을 호출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일시적으로 선발 경쟁에서 밀렸다고 손흥민이 당장 조급한 상황은 아니다. 다른 경쟁자들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손흥민 역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부상 복귀 이후 9경기에서 비록 득점은 없어도 도움만 5개를 기록하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토트넘은 현재 맨유를 제치고 리그 4위에 올라있어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박싱데이를 어떻게 통과하느냐는 해당 시즌 리그 순위싸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다. 상위권 팀들도 어느 정도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교체라도 꾸준히 기회를 얻는 손흥민은 최근 이적설이 거론되는 안드로스 타운젠드나 부상으로 고전한 나세르 샤들리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국면이 계속된다면 손흥민의 입지 역시 안전할 수는 없다. 박싱데이가 끝나면 곧바로 1월 겨울 이적시장이 다가온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케인을 받쳐줄 공격 자원의 추가 영입을 노리고 있다. 사이도 베라히뇨(웨스트 브롬위치)같은 여러 공격수가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교체보다는 선발 출전에서 성적 좋아, 연말 2연전이 기회

손흥민 역시 중앙과 2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음에도 정작 포체티노 감독이 최적의 대안으로 보지는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토트넘의 2선은 기존 자원만으로 포화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손흥민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역시 손흥민이 조커보다는 선발 체질에 가깝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공격수가 가장 강력하게 존재감을 보이는 길은 역시 골이다. 스피드와 돌파력이 주무기인 손흥민이지만 발동이 늦게 걸리는 스타일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기록한 3골은 모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나왔다.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한 경기들을 봐도 출전시간과 비교하면 후반 득점 비중이 더 높다.

지난 9월 20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11경기째 무득점에 시달리는 것은 선발출전 여부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반면 손흥민은 경기 중반에 투입되어 짧은 시간에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조커 역할로는 그다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지금 손흥민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포체티노 감독이 최근 몇 주간 손흥민을 아낀 이유가 전략적인 배려인지, 아니면 일부의 우려처럼 주전 경쟁에서 약간 밀린 것인지는 다음 주 박싱데이 일정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이 노리치-왓포드 2연전에서 최소한 한 경기 정도는 선발로 기회를 잡을 것이 유력하다. 여기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향후 팀 내 주전 경쟁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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