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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기자, 포춘쿠키, 슈퍼주니어, 제작자...
최시원, 누구냐 넌?

[종영 인터뷰] MBC <그녀는 예뻤다>서 코믹 연기 선보인 최시원 "다음 스케줄은 논산"

15.11.16 14:43최종업데이트15.11.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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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김신혁 역으로 출연한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은 "텐이 누군지는 나와 감독님만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다들 수염을 조금만 다듬으라고 했는데도 그걸 묵살했던 이유는 김신혁이 텐이라는 정체를 밝히는 그 한 장면을 위해서였다"며 "시청자가 그 장면을 보고 사이다 같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김신혁 역으로 출연한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은 "텐이 누군지는 나와 감독님만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다들 수염을 조금만 다듬으라고 했는데도 그걸 묵살했던 이유는 김신혁이 텐이라는 정체를 밝히는 그 한 장면을 위해서였다"며 "시청자가 그 장면을 보고 사이다 같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SM엔터테인먼트

"결말이 식상했다고요? 뻔하지만, 모두가 원하고 그렸던 결말이 아니었나 싶어요. 김혜진(황정음 분)이 죽었어 봐요. 아니면 이게 다 꿈이었다든지, 모든 게 텐(TEN)의 소설이었다든지요. 그랬다면 아마도…. MBC 앞에서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최시원은 등장부터 유쾌했다.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식당에 나타난 그는 극중 '똘기자' 김신혁이 김혜진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주황색 비니를 쓰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취재진이) 좀 더 친근하게 느낄 것 같은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서"라고 했다. (<그녀는 예뻤다>에서 최시원이 연기한 김신혁의 습관적 말투인 '~하는 경향이 있다'를 응용한 말이다-기자 주)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MBC <그녀는 예뻤다> 종방연에 참석하느라 오전부터 시작되는 일정에 피곤할 법한데도, 이 유쾌함은 좀처럼 가실 줄을 몰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종방연에 참석한 안광한 MBC 사장을 거론하며 "방송사 사장님이 원래는 그렇게 오래 계시지는 않는다고 들었는데 정말 오래 웃으면서 앉아 계셨다"고 촌평했다.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에서 달라붙는 자전거 바지를 입었던 것을 두고 "당시엔 내 끼를 보여드렸다기보단 '포춘 쿠키'(자전거 바지를 입은 그의 모습이 포춘 쿠키 같다는 누리꾼의 반응을 이른 말이다-기자 주)를 보여드린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럴 때는 유쾌함을 넘어 거침없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입대를 일주일 앞둔 심정을 밝힐 때도 거침없긴 마찬가지였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연이어 이탈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동안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소속사 홍보팀 분들의 안색이 어두웠는데, 내가 잘 매듭을 지은 것 같아 기쁘다"는 '깜짝 발언'으로 좌중을 웃겼다. 최시원은 이어 "20대가 내 인생의 1막이었다면, 군대에 가 있는 2년이 나의 인생 2막인 30대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군대에서) 30대를 잘 준비해 그동안 도전하고 싶었던 것들에 진격하는 때로 만들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시원이 잘 생긴 얼굴을 '막 쓰는' 이유는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모스트> 팀 회식 중 김풍호(안세하 분)가 부르는 '이등병의 편지'는 촬영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애드리브였다고. 군 입대를 눈앞에 둔 최시원을 위한 장면이었다는 게 최시원의 설명이다. 또 김신혁의 책상에 중국 스타 리우웬의 사진을 둔 것은 최시원의 아이디어였다. 최시원은 "중국 판 <우리 결혼했어요>에 리우웬과 함께 출연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사랑해 준 분들을 위한 보답이었다"고 말했다.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모스트> 팀 회식 중 김풍호(안세하 분)가 부르는 '이등병의 편지'는 촬영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애드리브였다고. 군 입대를 눈앞에 둔 최시원을 위한 장면이었다는 게 최시원의 설명이다. 또 김신혁의 책상에 중국 스타 리우웬의 사진을 둔 것은 최시원의 아이디어였다. 최시원은 "중국 판 <우리 결혼했어요>에 리우웬과 함께 출연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사랑해 준 분들을 위한 보답이었다"고 말했다.SM엔터테인먼트

<그녀는 예뻤다> 속 김신혁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남자였다. 일할 땐 잡지사 <모스트>의 잘 나가는 기자지만 김혜진에게 끊임없이 장난을 친 뒤 그 반응에 즐거워하는 유치한 모습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폭탄 머리에 주근깨와 홍조로 뒤덮인 얼굴을 한 김혜진의 매력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과도한 업무로 쓰러진 지성준(박서준 분)을 밤을 새워 가며 간호하는 세심한 사람이었다. 세계를 뒤흔든 미스터리 소설가 텐(TEN)이었고, 열두 살에 미국으로 입양돼 인종이 다른 부모님 아래 자라난 데이비드 조셉도 모두 김신혁의 정체였다.

최시원이 꼽은 김신혁의 매력도 자유분방함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면서도 방만하지는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최시원은 "사실 군대에 다녀오기 전이라 (드라마 촬영이) 부담스럽고 개인적인 상황도 여러 가지 있었다"며 "<그녀는 예뻤다> 대본을 받아 두고도 멀리하고 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런데 한 번 읽어보니 캐릭터의 성격이 담긴 위트 있는 대사들이 좋았다"며 "또 표현을 자유롭게 하되, 절제된 면을 갖고 있다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 친구(김신혁)는 자기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그 선을 잘 알아요. 그 선을 넘어 버리면 자신의 개인적인 철학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런 부분이 (김신혁의) 사랑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김혜진에게 자신은 좋은 사람일 뿐이며 친구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고, 그런데도 김혜진을 인간적으로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한 발 물러나 김혜진과 지성준의 사이를 지켜주려 했잖아요. 마치 디자이너 지방시와 배우 오드리 헵번 같은 사이였다고나 할까요. (웃음)

그래서인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전 김신혁이 김혜진에게 '나는 인간 김혜진이 되게 좋았어, 그동안 즐거웠어'라고 말하는데 정말 와 닿더라고요.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추슬러야 했어요. 그 상황에서 울면 김신혁이 아닐 것 같았죠."

혹자는 그를 두고 '멀끔한' 모습을 두고 왜 수염이 덥수룩한 김신혁을 연기했느냐 한다. 굳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가며 잘생긴 얼굴을 '막 쓰는'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사실 최시원의 코믹 연기는 SBS <드라마의 제왕>(2012)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텐데 어느 순간 그게 양날의 검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코믹한 역할을 하게 되더라"며 "그 순간 만났던 것이 <드라마의 제왕>의 톱스타 강현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제 이미지가 좀 비호감이잖아요? (웃음) 저도 잘 알아요. 아, 원래 셀프디스 같은 건 잘 안 하는데. (웃음) <드라마의 제왕>에서도 원래 강현민은 까칠하고 인간미 없는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코믹하게 포장하니 많은 분이 받아들여 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제 (기존의) 이미지를 놓게 됐죠.

그리고 제가 속한 그룹이 슈퍼주니어 아니에요. 이특 형을 필두로 희철이 형, 신동이 형….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저도 그들과 같이 있다 보니 제 재밌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미국 사람만 세계를 구하리라는 법 있나요"

 그가 10년간 몸담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는 최근 독립된 레이블을 런칭했다. 앞으로도 슈퍼주니어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최시원의 확고한 생각이다. 최시원은 "팬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것이 재밌어서이기도 하지만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밌게 활동하면서, 팬들과도 마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정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10년간 몸담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는 최근 독립된 레이블을 런칭했다. 앞으로도 슈퍼주니어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최시원의 확고한 생각이다. 최시원은 "팬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것이 재밌어서이기도 하지만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밌게 활동하면서, 팬들과도 마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정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

김신혁처럼 최시원도 도무지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이다. 12일만 해도 오전엔 김신혁의 모습 그대로 취재진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오후엔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유니세프 특별대표 임명식에 참석했다. 종종 퀄리티가 남다른 코스튬 플레이를 선보이는 '코스프레 전문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이면서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도 착실히 쌓아 가고 있다. 최근엔 웹툰 <인터뷰> 판권을 사 영화 제작자로도 나섰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대로 어렸을 적 평범하게 공부해 대학에 가고 회사원이 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던 최시원은 지금의 길에 들어서며 많은 변화를 겪어내야 했다. 그간의 삶을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향과 깊이를 더해가는 와인에 비유했다. "숙성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향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때가 있는 것 같다"는 최시원은 "대중문화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을수록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 '좋은 영향'을 위해 최시원은 종횡무진으로 활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가 꾸고 있는 꿈도 꽤 글로벌하다. 최시원은 "지난 2년간 한국보단 해외에서 작품을 해 왔는데, 서양(할리우드)에서 동양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적이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꼭 미국 사람만 전 세계를 구하리라는 법은 없지 않나"라고 반문한 그는 "동양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걸 전 세계적으로 보여주는 게 내 꿈"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서양 쪽에서 들어오는 역할들은 그쪽에서 가진 동양사람, 동양 남자의 기준에 맞춰져 있어요. 나쁜 사람이거나, 뚱뚱하거나, 그 외에도 한국 정서에서 받아들이기가 힘든 경우가 많죠. 지금 제작 중인 작품들도 그런 의미에서 시작했어요. 아직까진 서양에서 (동양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나쁜 쪽이니까, 멋진 걸 만들어 보자 한 거죠.

그저 꿈만 꾸다 만다면 그건 꿈으로 머무르는 것 같아요. 하지만 꿈을 갖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그 꿈이 조금씩 현실이 되더라고요. 거대한 꿈을 꾼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 친구는 열정적으로 많은 것들을 하는 친구다'라고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계속해서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하고요."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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