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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마르소 마음 뺏은 이는? "임권택 감독"

[여기는 BIFF] "광고 아닌 영화로 한국 찾아서 기쁘다"

15.10.09 17:11최종업데이트15.10.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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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피 마르소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 프랑스 영화배우 소피 마르소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시네마 초청작 <제일버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소피 마르소의 영화사랑은 남달랐다. 프랑스 신예 감독 오드레 에스트루고의 영화 <제일버드>로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광고가 아닌 영화로 한국을 찾게 돼 정말 기쁘다"는 말부터 털어놨다.

내내 영화 이야기였다.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에서 9일 오후 열린 인터뷰에서 소피 마르소는 "다른 영화도 좋지만 일단 내가 출연한 작품부터 봐 달라"는 애교 섞인 농담과 "인간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이 영화에 담겨 있다"는 설명도 마지않았다.

대중 스타에서 뛰어난 배우로 전환 중

▲ 소피 마르소 '이름표 대신 웃음으로 인사할게요' 영화 <제일버드>는 제작 당시부터 세계적인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마틸드(소피 마르소 분)가 사랑하는 남자의 탈출을 도운 후 대신 감옥에 갇히며 험하기 짝이 없는 옥중생활에 차츰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피 마르소는 청순한 이미지와 로맨틱한 이미지를 벗고 영화에서는 온갖 시련을 겪는 여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유성호


국내에서 소피 마르소는 흔히 말하는 원조 '책받침 스타' 중 하나다. 그의 사진이 인쇄된 책받침이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는 말에 "배우를 오래 하다 보면 별의별 애칭이 다 생긴다"며 신기해했다. 다만 대중적 스타로 인식되기보단 연기 잘하는 배우로 여겨지길 원하는 눈치였다. 신인 감독의 작품인 <제일버드>를 택한 것도 그 이유였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 영화도 좋지만 작가주의 영화도 좋아한다. 여러 명의 시나리오 작가가 대본을 쓰는 할리우드 영화와 다른 점은 바로 한 사람의 관점을 제시한다는 거다. 요즘 같이 뭐든 게 비슷해 보이는 세계화 시장에서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제일버드>는 젊은 세대가 외치고 싶은 걸 담아낸 작품이었다. 흥미로웠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오드레 에스트루고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를 보고 꼭 작업해 보고 싶었다. 인간에 대한 시선이 마음에 들었는데 마침 그 때 <제일버드>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더라. 내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합류해보니 감독만의 배우 사단이 있더라. 다들 유명세보다는 연기를 통해 희열을 갈구하는 진짜 배우들이었다."

연기에 애착을 강하게 보였지만 스타성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종종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당신은 내 젊음의 일부였다"고 말해줄 때마다 감동을 느낀다는 그다. 50의 나이에도 누릴 수 있는 인지도에 감사하면서도 그는 "한 평생 연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최선을 다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독 다시 한다면 코미디 영화 찍어보고 싶어"

▲ 소피 마르소 '세월 흘러도 청순미 여전 ' 소피 마르소는 인사말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대단한 명성으로 이미 아시아 최고 영화제라고 알고 있다. 관객들이 세계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에 초청 받아 영광이다"며 "올 때마다 감동이기에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유성호


배우로 살아왔지만 2000년대 접어들어 소피 마르소는 두 편의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2002)와 <트리비알>(2007)의 메가폰을 잡았던 그는 평소 "글쓰기도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감독을 다시 하고픈 마음도 있다. 내 방식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기에. 시나리오를 쓰는데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인물이 생기는 과정이 내겐 흥미롭다. 배우와 감독 중 어느 하나를 택할 수는 없을 거 같다. 계속 두 가지를 잘 해나가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아직 모르겠지만 감독을 한다면 코미디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또 액션도 좋다. 내가 원래 뛰고 달리는 육체적 활동을 좋아한다(웃음)."

한창 연출 이야기가 이어지고, 한국 영화감독으로 주제가 넘어갔다. 소피 마르소의 마음을 뺏은 이는 임권택 감독이었다. 그는 "임 감독님의 <취화선>이 정말 명작이더라"며 "무인도에 딱 영화 10편만 가져갈 수 있다면 반드시 <취화선>을 가져 갈 거다. 또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또한 젊은데 눈여겨 볼 사람이다."

20주년이 된 부산영화제에 소피 마르소가 "이미 성공한 영화제"라고 평했다. "이런 곳에 내가 초청돼 영광"이라며 "오랜 성원과 사랑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라 덧붙였다.

영화 <제일버드>는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소피 마르소 부산국제영화제 제일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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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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