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1인가구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이상우 역의 배우 권율이 12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 '가까웠던 친구'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당신의 연기를 통해 이상우를 시청자에게 훨씬 멋지게 소개해 준 느낌이다."이상우를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알려주시고, 또 내가 더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 놓아 주셨던 작가님과 감독님이 있었던 덕분이다. 어떨 땐 (내가) 오버해 표현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온전히 매력으로 보일 수 있게 정제해 주신 것 같다."
- 제작진에게 모든 공을 돌리는 건가. 스스로 '이만하면 잘했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물론 다른 캐릭터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았던 친구이긴 했다. 그래서 스스로 '잘 했다'고 생각하기보단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친구와 소통하는 게 그리 길지 않았다. 딱 보면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어' '내가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느낌이었다."
- 과거 인터뷰들을 살펴보니, 연기하기 전에 그 인물의 일대기를 미리 작성하는 습관이 있다고 하더라. 이상우의 일대기도 만들었나."당연히! 처음 연기를 배우고 공연을 올릴 때부터 당연하게 생각했던 작업이다. 내 나름대로…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질문지를 만들어서 갖고 있다. 예전에 미니홈피에서 유행했던 백문백답 같은 거다. (웃음) 좋아하는 음식과 색깔, 걸음걸이나 말투, 취미와 특기, 자주 가는 곳, 형제관계 등등 지금 보면 쓸데없다 싶은 질문도 있긴 하지만, 그 인물을 잘 소개해 주려면 그런 부분까지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이상우의 일대기 중 연기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질문은 무엇이었나. 개인적으로는 가족관계가 굉장히 궁금하다. 외동아들이었을 것 같기도 하고."나는 형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상우는 로열패밀리 출신은 아니지만 '보여주기'가 강한 집안에서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으로 자랐을 것 같다. 사실 넘치는 끼와 그걸 분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형이 너무 부모님이 원하는 모습대로 잘 돼서 어쩔 수 없이, '이 집안의 질서를 흐트러지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도 하고 행정고시까지 응시했을 거다. 만약 외동아들이었다면 자신의 본심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느 식으로든 표현되지 않았겠나.
사실 상우가 결핍 없이 자라난 것 같지만 그 집안의 정서에 눌려 있었던 걸 표현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랬다면 이상우가 좀 더 입체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지. 어쨌든 절제해야만 하는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고 사무관이 된 뒤, 그러니까 '주변의 시선에 대한 책임'을 완수한 뒤에 자신이 살고 싶었던 삶을 즐기고 있지 않았을까. 서울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던 것처럼."
"드라마 통해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상처' 표현했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