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이제 오디션 프로도 반전의 시대...치열해지는 경연들

'히든싱어'부터 '복면가왕'까지...시청자들은 여전히 배고파

15.04.19 09:52최종업데이트15.04.21 14:31
원고료로 응원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캐릭터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한 층 꺾이게 하는 지점이었다. 여전히 <슈퍼스타K>의 속편이 제작 결정되고  <K pop 스타>가 살아남았지만 그 파급력은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이미 나올 수 있는 유형의 참가자들이 모두 나온데다가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주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아예 기존 가수들을 다시 한 번 경쟁의 무대에 올리는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이 등장했던 것이다. 그 프로그램들은 이미 입지를 다진 가수들의 무대, 혹은 알려지지 않은 숨은 노래 고수의 재발견이라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냈고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점차 식상해져가는 포맷은 기존 가수들의 경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했다는 구별이 무의미해지고 점차 등장할 수 있는 가수들의 범위도 좁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가수들의 경연 역시 시청자들의 흥미를 꾸준히 잡아끌지 못하며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히든싱어는 모창 능력자와 원조가수의 대결이라는 콘셉트로 성공했다 ⓒ jtbc


이때 방송사들이 꺼내든 것은 바로 '반전'이라는 키워드였다. JTBC에서 선보인 <히든싱어>는 이 반전 코드를 활용하여 성공을 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히든싱어>에서 중요한 것은 노래를 단순히 '잘'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존 가수와 '똑같이' 부르느냐 하는 것이다. 기존 가수와 구별 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음색을 보이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공개될 때 마다 찬탄이 터진다. 기존 가수와 그 음색이 비슷할수록 더욱 집중도는 높아진다.

<히든싱어>는 단지 경연에 의미를 둔 것이 아니라, 기존 가수들의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할 만큼 그들을 연구하고 좋아했던 팬들의 오마주라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가수들은 그들의 팬심에 때때로 감동의 눈물까지 흘린다. <히든싱어>는 시즌3를 마무리 짓고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가수들의 섭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히든싱어> PD는 "가수만 섭외되면 언제든지 다시 제작 가능"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히든싱어>의 포맷은 해외로까지 판매가 되었다.

너목보의 콘셉트는 실력자와 음치를 가르는 반전에 포인트가 있다 ⓒ mnet


<히든싱어> 이후, '반전'을 노린 경연 프로그램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가수들이 출연해 참가자들의 노래 실력을 가늠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이 과연 실력자인가 음치인가 하는 토론이 벌어지고 음치로 뽑아 탈락한 참가자는 무대를 꾸민다. 여기서 '반전 코드'가 생긴다. 음치인 줄 알았던 참가자가 실력자라거나 최종 1인으로 뽑은 참가자가 음치라는 반전은 <너목보>에서 가장 큰 재미 포인트다.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을 듣는 것 역시 이런 포맷에서 확실히 더 집중된다.

복면가왕에서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황금락카 두통썼네 ⓒ mbc


MBC의 <복면가왕>역시 '반전'을 대놓고 사용했다. 가면을 쓴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은 가수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래를 감상하고 평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반전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가수의 정체다. 탈락할 때 마다 복면을 벗는 가수들의 정체가 의외성을 가질수록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올라간다.

의례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아이돌 가수가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거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들의 가창력이 다시금 회자 될 수 있는 포맷이다. EXID의 솔지나 B1A4의 산들 등은 이 프로그램으로 재평가가 이루어진 가수들이다. '편견 없이' 노래 실력으로만 우승자를 뽑겠다는 기획의도가 신선하다.

반전이라는 키워드는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 정체를 숨기거나 노래 실력을 숨겨 그 실체가 드러났을 때, 더욱 충격을 크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반전에도 유효기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신선하지만 똑같은 충격이 계속 될수록 시청자들이 그 충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에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히든싱어>는 똑같은 모창자를 계속 찾아내기만 한다면 가능성이 있지만, <너목보>나 <복면가왕>은 더 이상의 충격을 주기는 힘들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너목보>나 <복면가왕>의 시청률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과연 반전 코드가 시청자들의 식상함을 뛰어넘어 롱런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복면가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