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성하훈
또 다른 논쟁거리는 부산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 체제 여부였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공동위원장 체제를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집행위원장은 "사퇴 권고 직후 왜 내가 물러나야 하느냐고 물으니 부산시 쪽에선 새로운 패러다임, 즉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면서 "부산시가 말하는 인적 쇄신, 조직 쇄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결국 나보고 물러나라는 얘기니 그렇게 된다면 당분간 공동위원장 체제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인수인계를 위해 1년 반에서 2년 정도 공동위원장을 하다가 내가 빠지는 게 좋을 것이고, 책임자가 나니까 나 하나만 물러나는 거로 끝내달라고 했다"고 사실상 사퇴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집행위원장은 "부산시에서는 영화제가 부산시 경제에 이바지하길 원해서 도울 건 돕겠다고 했는데 시장님이 영화제에 대해 너무 모르는 거 같아 영화제 마켓 등에 대해 설명해 드렸다"면서 "(시장의) 공동집행위원장 제안도 그런 맥락인 것 같다. 그게 부산 내 일부 세력의 장난처럼 느껴져 그런 사람들이 거론되는 건 받아들일 수 없고 영화인 모두가 인정할만한 사람을 모시면 물러나겠다는 전제를 달았다"고 덧붙였다.
이 집행위원장이 언급한 부산 내 일부 세력은 지역 토착 인물로 그간 영화진흥위원장, 부산영상위원장 자리를 노려왔던 일부 인사들을 뜻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진해 경성대 교수 등이 꾸준하게 공모에 참여하며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명 대표는 "영화계와 상의 없이 언론을 통해 공동위원장 얘기가 나와서 혼란스러웠다"면서 "어떤 사람이 들어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두 집행위원장이 어떻게 소통할지도 의문"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심 대표는 "이용관 위원장 개인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부산영화제에 대한 시대적 책임도 져야 하고 공적 판단도 해야 한다"면서 "부산시에서는 지난 2월 13일 영화인 대책위원회가 제안한 대로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공개적으로 보장할 건지 답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던 민병록 교수 역시 "공동집행위원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고, 이런 선례를 남기면 다른 영화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 교수는 "차라리 시에서 지원하는 예산 60억 원(전체 영화제 예산의 절반 수준)을 받지 말고 1회 때처럼 새롭게 출발하는 건 어떨지 제안한다"면서 "부산영화제는 부산시의 것도 아닌 전국, 세계의 영화팬들이 육성시킨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 교수는 "부산시에서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그렇게 강조하는데 사람들이 와서 놀고먹는 것 등을 환산하면 수백억 원의 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돈 주니 내 말 들어라' 하는 사람이 문제다. 차라리 부산시장을 탄핵해야 하지 않나 하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측 "쇄신안 기대했으나 성토 발언밖에 없어"이날 공청회에는 부산시 관계자도 참석했다. 11일 김광회 문화관광국장 등 책임자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해외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공청회에 직접 참석했다는 한 관계자는 "공청회를 처음부터 지켜봤으나 비전을 얘기하기보다는 부산시를 비판하고 성토하는 자리였던 것 같다. 그 내용이 문화관광국장 선까지 보고는 됐다"고 전했다. 영화인들의 공개 질의 답변 요구에 이 관계자는 "답변 내용에 대해 결정된 건 없다. 다만 영화계에선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에 대해 직접 물었다. 11일 이 집행위원장은 "공청회 때 말했듯 분명히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사퇴 시기는 당장이 아니라 책임질 건 다 책임지고 마무리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이미 지난달에 김동호 초대 집행위원장 및 영화계 어른들 몇 분에게 뜻을 설명했다"면서 "처음엔 다 반대하셨지만 대안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이해해주셨다"고 전했다.
현장 찾은 방청객들 "부산영화제 지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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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5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