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방영된 KBS 2TV <용감한 가족> 주요 장면들
KBS
그렇다면 그 가족들이 보이는 모습은 새로운가? 안타깝게도, '수상가옥'에 산다는 것 외에는 다 어디선가 본 것들이다. 먼저 현지인들과 말 한 마디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이미 강호동을 앞세운 SBS <맨발의 친구들>에서 봤다.
낯선 이들이 모여 이물감을 느끼다 함께 밥 해먹고 부대끼며 어느 틈에 한 가족처럼 변해가는 모습은 <룸메이트>, 심지어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조차 익숙한 광경이다. 배를 타고 나가 고기를 잡아야 하고, 첫날 허탕을 치기도 하고, 그러다 신기한 고기잡이 과정을 담는 것은, 굳이 외국을 나가지 않아도 이미 <삼시세끼>에서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출연진 각자는 충분히 개성이 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2회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이 사람들이 연기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애매한 어색함만이 프로그램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색한 사람은 뜻밖에도 예능에서 잔뼈가 굵은 박명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 그가 보이는 모습은 어색하거나, 튀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도무지 주변에서 조율해주거나 해명해 주는 사람이 없이, 그의 행동은 생뚱맞을 뿐이다.
이렇게 예능도 시트콤도 아닌 어정쩡한 분위기를 내리 연출하고 있는 출연자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마저 든다. '이 연기 잘 하는 이문식과 심혜진, 그리고 똑 부러지는 최정원에, 아이돌 그룹의 멤버이지만 연기에서도 호평을 얻은 강민혁과 설현을 데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한 편 찍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연기자들의 새로운 면이 부각되면서 다수의 연기자들이 예능의 수혜를 받고자 산과 바다로, 그리고 심지어 군대로까지 뛰어든다.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듯, 이러다 연기자도 비슷한 상황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자신을 알리려는 연기자들이 너도 나도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자리를 꿰찬다. 하지만 그렇게 지명도를 높이는 것이 광고 출연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곧 연기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용감한 가족>이 이방의 수상가옥을 배경으로 뻔한 예능을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찮게 캄보디아에 살게 된 가족의 생존기였다면 조금 더 신선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계란 한 알을 둘러싼 가족의 신경전도,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갈구하는 상황도 좀 더 실감나게 다가왔을 것이다. 지레 심각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가족의 위기를 만들려고 애쓰는 <용감한 가족>이 하나도 용감해 보이기는커녕, 안쓰러워 한 마디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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