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비 최종평가전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후반 이정협이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페이스 이정협의 발견도 이번 대회의 소득이다. 이동국-김신욱 등 당초 유력한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전까지 A매치 경험이 전혀 없던 무명의 이정협을 깜짝 발탁했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 2골 1도움을 올리는 대활약으로, 이전 대표팀에서 부동의 주전으로 꼽히던 박주영의 그림자를 지웠다.
박주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기성용의 파트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왼쪽 풀백으로 활약할 당시 김진수-윤석영 등 다른 해외파 선수들과의 경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것과 달리, 최근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기성용에게 다소 부족하던 활동량과 수비 커버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120% 소화해내고 있다. 월드컵 주전이던 한국영을 밀어내고 기성용과 부동의 더블 볼란치로 자리매김했다. 박주호의 포지션 변화와 함께 이번 대회 5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한 김진수의 안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차두리와 곽태휘의 활약은 '경험의 중요성'을 증명해주는 사례다. 이들은 이번 대표팀에서 몇안되는 30대 베테랑이다. 주전들의 경험 부족으로 위기 관리에 취약했던 월드컵 때와 달리, 아시안컵에서는 노련한 선수들이 포진해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관절 부상으로 초반 벤치에서 시작했던 곽태휘는 호주전부터 선발로 출장하며 안정된 제공권 장악과 수비 지휘를 앞세워 3경기 연속 맹활약하고 있다. 조별리그 내내 변화가 심했던 중앙 수비라인은 곽태휘의 가세로 김영권까지 안정감을 찾으며 포백 라인의 조직력이 궤도에 올랐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에서 선발과 교체로 각각 두 경기씩 출장하며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와 몸싸움으로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든든하게 장악하고 있다. 우즈베크전과의 8강 연장전에서 그림같은 단독 돌파에 이어 손흥민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자 당시 중계하던 캐스터가 "저런 선수가 왜 월드컵 때는 해설을 했을까요?"라는 어록도 남겼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예정이라 호주와의 결승전이 그의 마지막 은퇴 경기가 될 전망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하더라도 이들의 활약을 다시 대표팀에서 볼수 있을지, 실망을 거듭하던 축구대표팀이 이처럼 화려하게 다시 비상할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지난 여름 음지에서 월드컵에 대한 실망감 속에 남모를 아픔과 눈물을 겪었던 이들의 절치부심이 있었기에 7개월 만에 호주에서 한국 축구의 부활도 가능했다.
월드컵 낙오병이라는 오명을 딛고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들의 거듭난 이들야말로 한국 축구의 이번 아시안컵 슬로건이기도 한 "타임 포 체인지(TIME for CHANGE)"의 의미를 그라운드에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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