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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야신' 김성근 감독... 프로야구 '태풍의 눈'

고양 원더스 해체로 프로복귀 유력... 향후 거취 주목

14.09.12 16:35최종업데이트14.09.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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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의 승부사' 김성근 감독이 프로야구 시장에 등장했다.

최근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전격 해체를 선언하면서 지난 3년간 원더스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은 다시 '야인'이 됐다. 원더스 해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자유롭게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향후 거취를 놓고 프로야구 사령탑 판도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다. 지난 2011년 8월 SK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까지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통산 2327경기를 치러 1234승 57무 1036패를 기록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은 큰 투자 없이도 지독한 훈련과 철저한 전략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해 하위권 팀을 우승 후보로 올려놓거나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키워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1989년 태평양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만년 하위팀' 쌍방울 역시 김성근 감독이 손을 거쳐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2002년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LG를 이끌고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당시 김응용 감독이 이끌던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까지 펼친 접전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명승부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2007년 SK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2011년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나 우승을 이끌었고 최정, 정근우, 김광현 등 유망주를 특급 스타로 키워내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김성근 감독은 독립구단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빛을 발했다. 원더스를 이끌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43승 12무 25패로 승률 0.632를 기록했고, 지난 3년간 22명의 무명 선수를 프로구단에 입단시키며 '야구사관학교'로 불렸다. 우승을 노리거나 리빌딩 등 뚜렷한 목표를 가진 팀이라면 당연히 김성근 감독을 욕심낼 수밖에 없다.

돌아온 야신... 프로야구 감독들 '나 떨고 있니?'

김성근 감독 영입에 뛰어들 수 있는 구단은 다섯 개 정도가 꼽힌다. 상위권을 이루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 NC 김경문 감독은 계약기간도 남아 있고 성적도 뛰어나 교체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올 시즌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LG를 단숨에 4강 후보로 올려놓은 양상문 감독도 2017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고, 내년부터 1군 무대에 들어오는 신생구단 KT의 조범현 감독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반면 SK 이만수 감독, KIA 선동열 감독, 한화 김응룡 감독은 올 시즌 계약이 만료되는 데다가 현재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또한 두산 송일수 감독이나 롯데 김시진 감독도 아직 계약기간은 남아 있으나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해 자리보전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한화는 2008년 이후 6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을 뿐더러 4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했고, KIA도 선동열 감독이 부임 이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프로야구 역대 최장기간인 22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성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적극적인 투자와 충분한 자율권이 주어진다면 삼성의 독주에 맞설 강팀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2011년부터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달성했고, 올해도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고집하면서 구단 경영진과 야구계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프런트와도 잦은 마찰을 일으켰던 김성근 감독의 강경한 성향이 부담스라울 수도 있다.

누가 봐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도 2002년 LG, 2011년 SK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성근 감독이 오로지 성적과 진정성으로 존재감을 증명하며 여전히 시장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과연 누가 김성근 감독에게 손을 내밀지, 또 김성근 감독이 누구의 손을 잡을지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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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고양 원더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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