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노홍철이 이상형을 열거하고 있다.
MBC
이상형, 꼭 찾아야 한다면 기발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길그런 면에서 본다면, 24일의 MBC <무한도전>의 '노홍철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는 역대 가장 '시시한' 특집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어진 미션은 상상력이 가미되기 어려운 지극히 평면적인 구성이었고, 멤버들의 움직임 또한 기계적이며 상투적이었으며, 그런 와중에 재미있는 순간을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노홍철이 제시한 이상형을 살펴보자. 표면적 조건, '키 172-175, 26세 이하의 예쁜 여성'. 거기까지는 문제되지 않는다. 뭐, 자신의 이상형이 그렇다는 데야 뭐라 할 사람, 말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그 후의 진행상황이다. 이번 특집에서 시청자들은 어디서 공감을 해야 할지,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예쁘고 키 큰 사람들이 많다는 데서 고개를 끄덕거려야 했을까? 아니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노홍철을 결벽주의자라며 선호하지 않았을 때 웃어야 했던 것일까.
이번 특집이 특히 실망스러운 것은, 멤버들이 그저 사적으로나 해야 할 법한 것이 미션으로 주어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거기에 멤버들의 개성에 따른 독특한 인터뷰나 극적 반전을 이끌 요소가 조금이라도 가미되었다면 비판의 화살은 조금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멤버들은 노홍철이 제시한 조건들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무작정 찾아 나섰고,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을 향한 뻔하디뻔한 질문들만을 주야장천 이어갔다.
그들의 행보는 거의 99% 예측 가능한 것이었고, 그 상황에서 <무한도전>만의 좌충우돌의 돌발 상황 등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많은 과제가 그랬듯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숨은 뜻을 찾아내는 재미도 전혀 채굴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개성 없는 이미지만이 나열된 이번 '홍철아 장가가자'는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캐릭터를 찾을 수 없었는데, 그 큰 이유 중 하나로 깊이 없이 주어진 미션을 들 수 있겠다. 노홍철이 제시한 표면적인 조건이 전부 다였던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미션에서도 기대할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어질 부분에서 심도 높은 어떤 것들,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기발한 무엇인가가 발탁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만일 그 최소한의 바람이 조금이라도 충족되지 못한다면, 아쉽게도 '홍철아 장가가자'는 캐릭터화되지 못하는, 그냥 잊혀도 괜찮을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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