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룸메이트' 조합은 신선, 구성은 식상했다

[TV리뷰] 첫 방영 이후 극복할 과제들 남아

14.05.05 16:23최종업데이트14.05.06 09:37
원고료로 응원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로 방영된 <룸메이트>는 배우, 가수, 모델을 직업으로 가진 출연진이 11명이나 등장하는 관찰 예능이다. 주무기로 신선함을 내세웠다는 제작진의 의도답게 실로 조합은 신선하다. 출연진 중 예능인이 조세호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러하지만 11명이라는 인물들이 한데 모여 생활한다는 콘셉트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그동안 관찰 예능은 꾸준히 그 모양새를 달리하면서 발전해 나왔다. 가상부부의 관계를 관찰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부터 아이들의 순수함을 관찰하는 <일밤-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을 관찰하는 <나 혼자 산다>, 군대라는 특정 상황에 처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진짜사나이>, 시골에 간 남매들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4남1녀> 등이다.

어떤 것은 짜여진 상황이 더 중요하지만 어떤 것은 리얼리티가 더 중요하다. 관찰예능에서 꼭 필요한 것은 꾸며지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다. <룸메이트>의 성공 역시 멤버들의 개성과 자연스러움이 빛날 때 담보될 수 있다.

중심 인물 부재가 <룸메이트>의 과제

룸메이트 <일요일이 좋다>의 새 관찰예능 룸메이트

▲ 룸메이트 <일요일이 좋다>의 새 관찰예능 룸메이트 ⓒ sbs


이 지점에서 <룸메이트>는 우려되는 지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11명이나 되는 출연진 사이에서 정리를 하고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조세호가 있기는 하지만 그가 그런 역할과 위치에 놓여본 경험은 없다. 여러 인원을 따로 따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한데 모아 관찰 할 때 생기는 어수선함과 산만함을 잡아줄만한 중심인물을 필요하다. 운 좋게도 그들 중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 준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 전에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는 편이 현명했을 지도 모른다.

예능에서는 잘 생기고, 예쁜 얼굴만으로 승부를 보기도 어렵다. 뛰어난 재치나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망가질 준비마저 되어 있을 때, 예능의 특성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나서서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과제다.

두 번째 문제는 <룸메이트>에 특별한 미션이나 의도가 없다는 점이다. <룸메이트>의 기획 의도만 봐도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위한 홈쉐어 프로젝트'라는 설명 외에 별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딱히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없이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관찰'하는데 그 의미를 둔 것이다.

그러나 여자 남자 출연자들이 한데 섞여있는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다지 많지 않다. 결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라인으로 승부를 보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첫 회부터 이상형이나 관심 있는 멤버들의 속마음이 드러났고 미묘한 삼각관계등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관찰예능에서 느껴지는 인공미? <룸메이트>의 과제

룸메이트 첫회부터 부각된 러브라인, 사실상 러브라인 말고는 할 얘기가 많지 않다

▲ 룸메이트 첫회부터 부각된 러브라인, 사실상 러브라인 말고는 할 얘기가 많지 않다 ⓒ sbs


그러나 문제는 이런 시도가 결코 신선하거나 반갑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열한 명이 모여있는 공간은 그들의 개인적인 공간이라기 보다는 세트에 가깝다. 그들은 100%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힘든 환경에 처해있다. 물론 방송은 어느 정도 짜맞춰진 대본과 편집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애초에 만들어진 느낌을 주는 관찰예능과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뽑아내는 설정을 갖춘 예능은 그 궤를 달리한다.

<룸메이트>는 마치 SBS <짝>이나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섞어 놓은 느낌이다. <짝>처럼 여러 인물들을 한데 모아놓고 연예인들의 러브라인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우결>같은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이미 그런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큰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 어느 정도 화제성은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열광적인 반응이나 신선함을 끌어내는데 무리가 있는 것이다.

결국 <룸메이트>가 극복해야 할 것은 구성의 식상함이다. 이 식상함을 극복하려면 그 11명의 인물들 중에 획기적인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 예능에 익숙치않은 인물들이 그 과제를 어떻게 소화해 낼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러브라인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런 개성을 드러내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첫회 역시 남자 멤버중 여성 출연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인 서강준에게 쏟아진 관심에 집중했다. 그런 그림은 전혀 신선하지가 못하다. 그 곳에 있는 인물들이 신선하다고 그런 식상한 설정이 용서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룸메이트>만의 개성을 찾느냐, 그것이 가장 큰 과제로 남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룸메이트 서강준 나나 홍수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