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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사이 국악 연주, 반응에 깜짝 놀랐다"

[인터뷰] 국악 걸그룹 미지 "비주얼로 승부하는 걸그룹? 우린 색채로 어필한다"

14.02.26 10:03최종업데이트14.02.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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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 걸그룹 미지.
국악 걸그룹 미지.퍼스트엔터테인먼트

미지는 '국악계의 어벤져스'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듯하다. 2008년, 국악계의 걸그룹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1천여 명의 지원자가 지원을 했다. 이들 가운데서 8명이 선발됐다.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국악 걸그룹 미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현재는 6명으로 재편되어 활동하는 미지는 해외에서 우리 음악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는 '우리 음악 알리미' 그룹이기도 하다.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월드소리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26일 '미지와 함께 하는 해피콘서트'를 갖는 미지를 만나보았다.(멤버 이영현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에 불참했다)

- 미지라는 그룹 이름이 만들어진 계기를 들려달라.
진보람: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라는 의미에서 딴 이름이다. 대중이 잘 모를 수 있는 국악을 미지라는 국악 그룹을 통해 알리자는 의미다. 아름다울 미(美)자에 알 지(知)로, '아름다움을 알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 그룹 활동하기 전, 처음에는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나.
이경현: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입학할 때에는 지금 다루는 악기인 해금을 잘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잘 아는 악기보다는 잘 모르는 악기를 다루고 싶은 마음에서 해금을 시작했다. 대중음악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많이 한다. 처음엔 전통 악기만 공부해서 대중음악과 접목하는 데 있어 애를 먹었다. 대중음악의 경향이나 특색을 익히기 위해 애를 썼다."

신희선: "중학생 때 사물놀이로 국악을 시작했다. 국악 특유의 장단에 매력을 느꼈다. 서양 음악에 재즈 같은 리듬이 있다면, 우리나라 음악은 자진모리 같은 특유의 리듬이 있다. 고등학생 때 악기를 제대로 다루고 싶어서 생황과 피리, 태평소를 배웠다. 세 악기가 입술을 대는 법이나 손가락을 놓는 법 등 주법이 다르다. 공연이 있으면 세 악기 중 공연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악기부터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한다."

 "국악 악기로도 대중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대중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국악을 전공했는데 왜 대중음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혼란이 없지나마 있었다. 그럼에도 대중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다음에 국악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자 한다."
"국악 악기로도 대중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대중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국악을 전공했는데 왜 대중음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혼란이 없지나마 있었다. 그럼에도 대중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다음에 국악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자 한다."퍼스트엔터테인먼트

진보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방과 후 활동으로 가야금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해서 처음에는 흥미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음악과 영화 음악을 좋아한다. 국악으로는 애니메이션 음악을 접할 수 없었다. 가야금 선율로 애니메이션 음악이나 영화 음악에 도전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가야금에 애착을 갖게 되었다. 가야금은 연습하기 전에 손을 푸는 게 중요하다. 30분 정도 손을 풀고 가야금 연습을 해야 진짜 실력이 나온다."

남지인: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대금을 시작했다. 어린이 신문에서 주관하는 오디션 공고가 있었는데 여기 합격한 다음에 전공할 악기를 고를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부는 악기를 다루는 데 소질이 있었다. 바람 소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대금만한 악기가 없다. 대금과 소금을 전공했다."

송문선: "국악원에 다녀보지 않겠느냐는 선생님의 권유를 받아서 초등학생 3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가야금을 배우다가 판소리의 매력에 빠졌다."

아이돌 보러 왔다가 '가야금 언니'에 반했다?

 "다른 아이돌을 보기 위해 음악 프로그램 객석에 앉았지만 미지의 음악을 듣고는 미지 팬 카페에 가입하는 청소년 팬도 있었다. 국악 공연을 하면서 청소년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적이 많지 않던 차에 호응을 얻어서 힘이 났다."
"다른 아이돌을 보기 위해 음악 프로그램 객석에 앉았지만 미지의 음악을 듣고는 미지 팬 카페에 가입하는 청소년 팬도 있었다. 국악 공연을 하면서 청소년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적이 많지 않던 차에 호응을 얻어서 힘이 났다."퍼스트엔터테인먼트

- 대중에게는 '국악' 하면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하다.
이경현: "국악 악기로도 대중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대중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국악을 전공했는데 왜 대중음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혼란이 없지나마 있었다. 그럼에도 대중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다음에 국악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자 한다."

진보람: "미지의 레퍼토리 노래 중에는 '챔피언'이 있다. 싸이 선배님의 노래를 국악으로 편곡한 노래다. 생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처음에는 국악과 대중가요가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작업한 음악을 들으면 연주를 한 저희도 깜짝 놀란다."

- 음악 순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췄다.
신희선: "데뷔했을 때부터 가요 방송을 많이 했다. MBC <쇼! 음악중심>에서 다른 아이돌 가수와 3개월 동안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관객이 청소년이다. 국악을 하면서 10대 관객의 반응을 이끌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미지는 대중적인 색채가 강해서 10대 관객으로부터 반응이 나왔다.

처음 보는 국악기를 즉석에서 관객들이 검색하고는 악기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도 하고, '가야금 언니 예뻐요' 하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다른 아이돌을 보기 위해 음악 프로그램 객석에 앉았지만 미지의 음악을 듣고는 미지 팬 카페에 가입하는 청소년 팬도 있었다. 국악 공연을 하면서 청소년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적이 많지 않던 차에 호응을 얻어서 힘이 났다."

 "멤버들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씩 국악을 했다. 걸그룹이 비주얼로 승부하는 면이 있다면 미지는 음악적인 색채로 어필하는 그룹이다."
"멤버들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씩 국악을 했다. 걸그룹이 비주얼로 승부하는 면이 있다면 미지는 음악적인 색채로 어필하는 그룹이다."퍼스트엔터테인먼트

- 해외 공연도 자주 가졌다.
송문선: "싸이 선배님의 '강남스타일'이 유행하던 때 해외 공연을 많이 했다. 가야금으로 캐논을 연주하는 것과 같은 국악적인 노래와 발라드처럼 잔잔한 노래, 흥겨운 노래를 다양하게 연주하다가 마지막에 '챔피언'이나 '강남스타일'을 연주하면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

진보람: "작년에 미지가 일본과 미국,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베트남 등 다섯 나라에서 연주를 했다. 나라마다 선호하는 음악적인 컬러가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유럽은 클래식한 연주곡을 좋아한다. 미국은 케이팝을 선호한다.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에 갔을 때에는 팬들이 미지만이 가질 수 있는 오케스트라적인 음악도 좋아하면서 케이팝을 노래할 때에는 많은 호응을 해주었다. 당시 바르셀로나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 해외 팬들의 반응이나 청소년 팬들의 반응이 열광적이라면, 미지는 음원을 녹음하는 그룹이 아니라 관객이 보는 앞에서 연주하는 현장성이 강한 그룹이다.
신희선: "멤버들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씩 국악을 했다. 걸그룹이 비주얼로 승부하는 면이 있다면 미지는 음악적인 색채로 어필하는 그룹이다. 음악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것마저 라이브로 하지 않는다면 빈 껍데기만 무대에 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이브로 음악을 들려드리면 연주하는 미지 멤버들도 신이 난다. 신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팬도 흥이 난다."

미지 국악 걸그룹 싸이 챔피언 가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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