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에서 아가사 크리스티를 연기하는 양소민
박정환
노래와 박자를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연기만 할 수 있는 시간은 뮤지컬 배우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와 영화 연기를 하면 얻는 게 분명히 있다. 요즘 뮤지컬의 연기 경향이 자연스러운 연기다. 기화가 되면 다른 영역에서 연기하는 게 도움이 클 것이다."
- 예전에 드라마에 출연할 때에는 어떤 마음으로 출연했나."요즘에는 아이돌이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를 배우는 것처럼 소속사에서 활동하던 당시 앨범을 내면서 드라마를 찍었다. 노래를 떠나서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연기만 원 없이 해보고 싶었다."
- 2009년에서 2012년까지 3년 동안 작품 공백이 있었다. "결혼할 때 많은 분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평소에 연락을 잘 하지 않던 분들에게도 연락하는 게 결혼식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평소에 연락이 소원한 분들에게 결혼한다고 연락하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결혼식 연락을 받지 못한 분들이 섭섭하다고들 하셨다. '결혼했어?' 하고 주위에서 물어보면 '비밀이에요, 결혼 안 한 이미지로 쭉 가고 싶네요'라고 농담할 정도였다.
아기를 낳고 <완득이>에 출연했다. 만일 결혼하지 않았으면 '왜 애 엄마 역할을 맡아야 해?'하는 반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이로는 애 엄마를 연기해도 될 나이지만 애 엄마는 연기하기 싫은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을 것 같다."
- 연기 인생에서 아버지 양재성씨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을 거 같다."아버지의 연기는 항상 정도를 걷는 연기였다. 아버지의 진득한 연기를 어려서부터 보아왔다. 아버지는 악역이나 웃기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지만, 외모가 점잖아서 점잖은 캐릭터로 쭉 가는 연기를 해오셨다. 장면은 계속 바뀌는데 점잖은 캐릭터는 흔들리면 안 되는 고민을 옆에서 많이 보았다.
어릴 적부터 배우 분장실이라는 공간이 낯설지 않았다. 저의 돌잔치도 분장실에서 했다. 중학생 때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한 <레미제라블>의 배우들이 우리 집 거실에서 술에 취해 잠든 모습을 보며 배우가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가 아니란 걸 알았다.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만들어준 분이 아버지다. 아버지에게 온 <말괄량이 길들이기><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초대권을 들고 초등학생 때부터 혜화동에서 연극을 보러 다녔다."
- 만일 딸이 연기하겠다고 한다면 아버지와 양소민 씨에 이어 삼대째 연기를 이어간다."삼 대에는 천재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 만일 연기 천재라는 소리를 듣지 못할 거 같으면 하지 말라고 하겠다.(웃음) 그럼에도 배우를 하겠다고 하면 '쫄 거 없다'고 가르쳐주고 싶다. 딸이 배우가 된다면 담대한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