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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연기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게 좋아요"

[인터뷰] 영화 '배우는 배우다' 오영 역..."연기에 소질 없어 계속 노력한다"

13.10.29 09:50최종업데이트13.10.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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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주연 오영 역을 맡은 이준이 22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희훈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희훈 기자| "안녕하세요. <배우는 배우다>에 출연한 엠블랙 이준입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의 제작보고회에서도, 언론시사회에서도 이준(본명 이창선, 26)은 늘 자신을 "엠블랙 이준"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연기 활동이 활발해진 지금, 가수일 때는 예명을 쓰다가도 본명으로 배우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준은 예외였다. 자신이 속한 그룹 엠블랙도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언급했다.

"바꿔서 이야기한들 누가 저를 이준으로 안 보겠어요. 바꾸려는 게 더 오글거려요.(웃음) '엠블랙 이준'이라고 소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갑자기 '배우로 봐 주세요' 할 수도 없고요. 사실 이름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자세히 회의한 적이 없어요. 가족이 아닌 누가 제 본명을 부르면 부끄럽고 되게 어색하기도 하고요."

"<배우는 배우다>는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는 영화"

<배우는 배우다>의 제작자인 김기덕 감독은 <강심장>에서 눈여겨봤던 이준에게 이 영화의 대본을 건넸다. ⓒ 이희훈


<배우는 배우다>에서 이준은 단역에서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오영 역을 맡았다. 극 중 오영은 다양한 작품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감정 기복 또한 엄청나다. 이준은 "첫 신부터 시작해서 영화 전체가 다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단락마다 달라지는 감정 외에도 복병은 또 있었다. 마네킹을 상대로 하는 독백 연기였다. 이준은 "정말 집중을 많이 해야 하는 장면들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시나리오 전체가 부담이었습니다. 대사도 입에 안 맞지만 해야만 하는 게 많았고요. '그건 사랑이 아닌 욕망일 뿐이었어' 이런 거 있잖아요. 예전 연극 같은 느낌도 있고요. 무엇보다 혼자 극을 끌고 간다는 자체가 부담이었습니다. 한 배우가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끌고 가는 게 어렵다는 걸 잘 알았죠. 정말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것만큼 잘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싶더라고요. 제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고요."

처음 <배우는 배우다>의 시나리오를 받은 이준은 첫 장면을 읽자마자 이 작품에 사로잡혔다. 그때부터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이준은 "각 신의 대본을 읽고 '의미가 뭘까' 생각하게 됐다"면서 <배우는 배우다>를 두고 "관객에게 물음을 던지는 영화"라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배우는 배우다>를 '연예계의 뒷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조명하는 것에 대해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렸는데 그 사람이 다만 배우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담 백배였지만 선택한 이유?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오영은 무명에서 단역, 조연을 거쳐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이다. 이준은 "오영과 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이희훈


이준은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는 배우다>를 처음 봤다. "그때 긴장을 엄청 했다"고 털어놓은 이준은 "VIP 시사회 때 영화를 또 봤는데 처음 볼 때와 느낌이 많이 달랐다. 두 번째 봤을 때, 내용도 보이고 연기도 보이더라"면서 "아직도 진짜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 것에 대해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안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욕을 많이 먹을까 봐 걱정했던 마음은 잠시 놓였다고.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가수 활동 스케줄과 맞추지 못해서 놓친 작품도 많고요. 그동안 회사와 이야기하면서 '죽어도 해야겠다'는 작품은 없었어요. '했으면 좋겠다' 정도였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영화를 오래 쉬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안 하면 살면서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엔 회사에서 반대했지만,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고 절 믿어줬어요. 이젠 다들 자랑스러워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극 중에는 3번의 베드신이 등장한다. 아름답기보다 폭력적이다. 아이돌로서는 파격적인 도전이지만, 베드신보다 이후 거울을 통해 아이라인이 잔뜩 번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오영의 모습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이준 역시 "그 장면이 참 좋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하기 전에는 하나하나 분석해서 연습하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아무 생각도 안 하는 편"이라면서 "연기할 때는 내가 뭘 하는지 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 이희훈


이준의 연기 갈증은 <배우는 배우다>에 고스란히 배어 나왔다. 그는 "앞으로도 음반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 이희훈


<배우는 배우다>를 "배우로서의 또 다른 출발점"이라고 정의한 이준은 앞으로도 연기와 노래를 병행할 계획이다. "미래는 잘 모르겠지만 (가수) 활동에 방해되지 않는 이상은 (연기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말한 이준은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정말 좋다"고 미소 지었다.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는 "좋은 스트레스, 자극 같은 것"이라면서 "스트레스 없이는 성장도 없다"고 덧붙였다.

"제가 연기에 소질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못하니까 계속 노력하다 보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을 거잖아요. 그래도 백번 천 번 연기하다 보면 완벽하진 않아도 얼추 비슷해지고, 배역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보람 있더라고요.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앞으로 여러 가지 연기를 많이 접해보고 싶어요. 진심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흔해졌다지만, 그렇기 때문에 연기에 '도전'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중요해졌다. 이준은 "진심이 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이희훈



배우는 배우다 이준 엠블랙 김기덕 신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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