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날의 박주영 선수. 박주영 선수는 최근 18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발출장 하지는 못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동국은 2007년 미들즈브러에 입단하며 K리그 선수로 EPL에 직행한 첫 번째 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2001년 독일 베르더 브레멘 임대생활 이후 두 번째 유럽진출이었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이동국은 미들즈브러에서 FA컵과 칼링컵에 나서 각각 한 골씩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리그 경기에는 무득점에 그치며 결국 2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와야 했다. 당시 현지에서 이동국의 닉네임이 '골 못 넣는 공격수'였다. 이후 이동국은 2009년 전북에서 부활할 때까지 부침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박주영·지동원의 악몽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주영은 2010~11시즌 프랑스 AS 모나코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상종가를 달리고 있었고, 당시 프랑스 챔피언 릴 OSC의 러브콜을 받고 입단을 눈앞에 뒀으나 아르센 벵거 감독의 제의를 받고 전격적으로 진로를 수정, 2011년 아스날에 깜짝 입단했다.
그러나 EPL행은 승승장구하던 박주영에게 몰락의 전주곡이었다. 박주영은 2011~2012 시즌을 통틀어 고작 6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유일한 득점은 컵대회에서 올린 한 골이 고작이었다. 정작 프리미어리그 경기에는 단 한 경기에만 교체출전했다. 이듬해 박주영은 스페인 셀타비고로 임대됐으나 여기서도 적응에 실패하며 21경기 3골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고, 올 시즌 아스날에 다시 복귀한 이후로는 1군 경기에 단 한 번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웨스트브롬과의 캐피털 원컵 3라운드에서 박주영은 오랜만에 18인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정작 출전기회는 잡지 못했다. 그동안 아스날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니클라스 벤트너도 선발출전했지만, 박주영은 토마스 아이스펠트나 추바 악폼같은 10대 유망주들에게 밀렸다.
로빈 판 페르시(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외에 이렇다할 대체공격수가 없던 2011년에도 아스날의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배제됐던 박주영으로서는 올리비에 지루·루카스 포돌스키·야야 사노고·니클라스 벤트너 등 공격자원이 훨씬 풍부해진 아스날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가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으로 대표팀에서도 1년 가까이 제외된 박주영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도 현실적으로 점점 멀어지고있는 상황이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주전 원톱으로 활약하며 한국축구의 미래로 평가받았던 지동원 역시 EPL 선덜랜드 입단 이후 기량이 정체됐다. 2011~12시즌 주로 교체멤버로 활약하며 당시 우승팀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는 등 12경기 2골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이듬해부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2012~13시즌에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돼 17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는 등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으나, 선덜랜드로 복귀한 올 시즌 다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8월 풀럼전부터 3경기 연속 출전했음에도 부진했다. 특히 크리스탈 팰리스전(9월 1일)에서는 완벽한 헤딩 기회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로 기회를 날려 현지 언론의 거센 비판을 들어야 했다. 공격력 부진으로 시즌 초반부터 리그 최하위에 그치는 등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선덜랜드지만, 스티븐 플레처·조지 알티도어·코너 위컴·파비오 보리니 등에게 밀린 지동원이 언제 다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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