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군의 태양>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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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홍미란, 홍정은 자매(이하 홍자매) 작가의 작품에는 창의적인 측면에서 종종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다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두 자매의 작품은 노골적으로 이미 오래 전에 유행했던 미국의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다던가(<빅><환상의 커플>),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영화나 만화 등의 포맷을 받아들인 경우(<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미남이시네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근한 서사의 되풀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홍자매의 작품이 '믿고 보는' 드라마가 된 데에는 창의성을 뛰어넘는, 홍자매만의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맛깔 나는 뒤틀기가 통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 귀신을 보는 설정은 이미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이다. 가깝게는 2011년 개봉한 손예진 주연의 영화 <오싹한 연애>가 있고, 조금 더 시야를 넓히면 시즌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고스트 앤 크라임><슈퍼 내츄럴> 등이 있다.
위령 통한 감동과 함께 버무려질 남녀 주인공의 사랑 제목이 노골적으로 <주군의 태양>이듯이, 남자 주인공 주중원과 여자 주인공 태공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주군의 태양>은 굵직한 스토리로 보면, <오싹한 연애>의 귀신을 보는 여자와 사랑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태공실이 귀신과의 인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중원이 귀신과의 인연을 끊지 못한 채 이승의 곤란함을 겪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런가 하면, 귀신을 보기 때문에 밤에는 잠도 못자는 태공실에게는, 주중원의 옷깃이라도 잡으면 귀신이 싹 사라지는 혜택이 주어졌다.
영화에서 남주인공이 일방적으로 영매가 된 여주인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형식을 띤다면, 드라마는 언제나 홍자매의 드라마가 그래왔듯이 남녀 주인공은 어떤 이해관계를 매개로 얽히게 되고, 알고 보니 괜찮은 여자 혹은 불쌍한 남자라는 걸 서로 알게 되는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즉 홍자매의 인간형들은 언제나 등장할 때는 지극히 타산적이거나 혹은 타산적이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주인공들로 인해 '진정한 인간'으로 교화되는 승화의 드라마적 감동을 그려낸다.
<주군의 태양>은 이미 제목에서 그 특징을 드러낸다. 쇼핑몰 사장 주중원은 마치 왕조시대의 '주군'처럼 전폭적인 권능을 행사한다면, 백수의 수준에서 겨우 벗어나 쇼핑몰의 아르바이트 청소직으로 취직한 태공실은 겨우 '태양'으로 불린다. 하지만 여느 홍자매의 드라마처럼, 귀신을 보는 또 다른 권능을 지닌 태양은 결국 주군의 묵은 해원을 풀어줄, 그리고 얼어붙은 주군의 심장을 녹여줄 구세주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