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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가드 4인방, 1승이 아닌 미래를 보여주다

13.02.07 13:30최종업데이트13.02.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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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2명이 합계 40분을 뛰며 9득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팀에 5점차로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엄청난 KBL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부산 KT와 전주 KCC의 5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는 이런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6일 경기에서 KCC의 외국인 듀오 안드레 브라운과 크리스 알렉산더는 합계 40분 동안 단 9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의 득점 가담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KCC는 홈팀 KT에 78-73으로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심할 정도로 저조했음에도 KCC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KCC가 유독 KT만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인 것, KT의 에이스 제스퍼 존슨이 부진한 활약을 보인 것 등도 KCC의 이날 승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가드 4인방의 맹활약이 KCC의 승리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KCC를 승리로 이끈 가드 4인방은 바로 신인 박경상, 군에서 갓 전역한 강병현, 이적생 김효범, 수비의 달인 신명호다.

우선 박경상은 3점슛 6개를 시도해 5개를 성공시키는 엄청난 적중률과 함께 3쿼터에만 13득점을 몰아넣으며 18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팀 합류 이후 2번째 경기를 치른 강병현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 5득점을 올리는 등 공수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며 13득점을 기록했다.

박경상과 강병현의 활약도 물론 대단했지만 가드진의 활약에 화룡점정을 찍은 주인공은 이적생 김효범이었다. 김효범은 매 쿼터마다 최소 5득점 이상을 올리는 꾸준함을 과시하며 30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2점슛 성공률이 67%, 3점슛 성공률이 57%일 정도로 김효범의 슈팅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이처럼 박경상과 강병현, 김효범 등 3명의 가드진은 팀 전체 득점의 무려 78%에 해당하는 61득점을 합작하며 KT의 수비를 농락했다. 하지만 이들의 뛰어난 득점력만으로 KCC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비보다는 공격지향적인 이 3명의 선수가 마음 놓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신은 수비와 어시스트에 집중한 수비전문 가드 신명호의 활약도 KCC에 큰 힘이 됐다.

신명호는 앞서 언급한 3명의 가드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거나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을 때, 그리고 팀의 수비가 약해진 감이 있을 때마다 그들 중 한 명과 교체되서 코트를 밟았다. 신명호는 21분 동안 2개의 슛을 시도해서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에 그쳤지만 팀 내 최다인 5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또한 수비에서는 상대팀의 에이스 조성민을 비롯해 파워포워드 포지션 선수까지 수비하며 다른 가드들의 아쉬운 수비력을 말끔히 커버했다.

KCC의 기분 좋은 승리를 이끈 가드 4인방의 시너지 효과는 사실 지난 2일 모비스전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병현 전역 이후 4명이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모비스전에서 KCC는 3쿼터까지 접전 승부를 펼쳤다. 비록 4쿼터 막판에 아쉽게 무너지긴 했지만 당시에도 4명의 가드들은 각자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수비전문 신명호는 상대팀 에이스 양동근을 자신과 동일한 2득점으로 묶었고 박경상과 강병현, 김효범 등 3명은 팀의 58점 중 31득점을 합작하며 좋은 공격력을 과시했었다.

수비력이 뛰어난 신명호와 공격력이 뛰어난 박경상과 김효범, 그리고 공수에서 그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강병현까지. 가드 4인방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수록 리빌딩중인 KCC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이들의 시너지 효과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극대활 될 것인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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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포츠조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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