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가 전국기준 시청률 5.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KBS
강호동이 MC를 맡는다는 소식만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KBS 2TV <달빛프린스>의 콘셉트는 '책 읽어 주는 사람들'이다.
토크쇼 혹은 예능 형식을 통해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MBC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명랑히어로-명랑토론회>에서도 시도된 바 있다.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가 방영될 당시, 매달 방송을 통해 선정된 도서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큰 인기를 얻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느낌표>가 인기리에 방영했을 때보다 2013년 대한민국 출판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맞고 있다. 출판강국인 일본조차 오랜 경기불황으로 책이 예년만큼 팔리지 않는다는 기사를 간간히 접하긴 하나,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하다. 심지어 유명 서점, 주요 온라인 북 사이트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자면, 자기계발서를 위시한 실용서적, 스님들이 쓴 수필, 어학 교재 등을 제외하고 새로운 신간 소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가뜩이나 조금씩 어려워지던 출판 시장이 더 위기를 맞은 것은 책을 사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해진 경제 악화도 있고, 스마트폰 활성화 탓도 있겠다. 허나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거나 혹은 사서보지 않는 원인만을 따지기 이전에, 그나마 대중들에게 그나마 친숙한 TV를 통해 꼭 한 번 읽어봄직한 책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할 때였다.
강호동, 탁재훈, 정재형, 용감한 형제, 동방신기 최강창민을 MC진으로 구성한 <달빛프린스>는 대놓고 "책을 꼭 읽어야한다"는 식의 계몽이나 장려가 아닌, 소개하고자하는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퀴즈와 토크를 통해 책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키는 놀이 방식을 취한다.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 생소한 소재였던 '일반인의 고민상담'을 내세운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예지 PD 답게 공익적으로만 보여 질 수 있는 콘텐츠를 부담스럽지 않은 웃음과 함께 재미있게 내놓으려고 하는 시도는 좋았다. <달빛프린스>가 제작진이 원하는 방향대로 긍정적으로 흘러간다면, 강호동 에게는 책을 기반으로 한 토크쇼라는 새로운 도전이 앞으로 그의 방송인생에 있어 플러스가 될 수도 있는 긍정적인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2일 방영한 <달빛프린스>는 아직 첫 회라서 그런지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타 토크쇼와 달리, '착함과 교양'을 지향하였고, 또 그 분위기를 돋보이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정작 게스트 이서진의 과거 아련한 추억만 집중 부각되었던 한 시간은, 신개념 북 토크쇼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달빛프린스>는 향후 방향만 잘 잡는다면 교양과 재미를 모두 잡는 '착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C 강호동과 탁재훈의 놀라운 조화이다. 피터팬을 연상시키는 복장차림으로 매운 케이크를 먹는 벌칙까지 수행하며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강호동과 특유의 재치로 첫 만남으로 서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띄우는데 공헌한 탁재훈의 만남은 공익성이 짙은 예능임에도 불구, 재미있게 흘러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또한 단순 책 홍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퀴즈와 기부 형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은 신개념 북 토크쇼를 내세운 <달빛 프린스>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과연 <달빛프린스>가 다소 산만하게 흘려갔다는 지적에도 불구, 좋은 책도 보고 재미와 감동 모두 잡는 북 토크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는 시청률 5.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기록 다소 아쉬운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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