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미스이러한 ‘국방부표 뮤지컬’을 매번 다채롭게 만드는 건 연출보다는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의 몫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주제의식이 매 공연마다 비슷비슷하기에, 이를 누가 요리하는가 하는 배우의 연기 내공 및 넘버의 소화력에 따라서 무대가 블링블링 해지느냐 아니면 죽을 쑤느냐 하는 문제가 갈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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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제작하는 일련의 뮤지컬만 쫓아다녀도 아이돌 스타를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2009년에는 강타와 양동근, 재희, 그 이듬해에는 이준기와 주지훈이 국방부 뮤지컬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올해 선보이는 <프라미스>엔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과 유인나의 연인 지현우, 배우 김무열과 초신성의 윤학, 에이트의 이현 등이 출연한다.
국방부 뮤지컬이니 메시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자유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무대 위에서 되새기는 게 주제다. 결국 이런 '국방부표 뮤지컬'을 매번 다채롭게 만드는 건 연출보다는 출연 배우의 몫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주제의식이 매 공연마다 비슷하기에, 배우의 연기 내공 및 넘버 소화력에 따라서 무대의 수준이 갈리기 때문이다.
'뮤지컬 프린스' 김무열의 연기력을 즐겨라 뮤지컬 <프라미스>의 일등 공신을 손꼽으라 하면 배우 김무열을 손꼽게 된다. 그가 연기하는 강상진이라는 캐릭터가 팔색조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의 배역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김무열 스스로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능숙하게 소화하는 연기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격렬한 동작으로 인해 넘버를 부를 때 배우의 호흡이 불규칙해지기 쉽다. 하지만 김무열은 이 장면을 그간 무대에서 쌓아온 내공으로 탁월하게 처리했다. 흐트러지지 않는 호흡 덕에 해당 장면을 보지 않고 넘버만 듣는다면 정적인 자세에서 불렀다고 착각할 정도다.
감정 처리에 있어서도 능숙하다. 김무열이 연기하는 강상진은, 군대에 복무 중이라는 특수성을 배제하면 입대 전 사연이 파란만장한 캐릭터다. 강상진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살인도 불사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인민군에게 죽는 불상사도 당하는 인물이다.
고로 강상진을 연기할 때는 전장의 격렬함을 표현해야 하면서 부대 내에서 지현우가 연기하는 김지훈과도 대치상황을 이끌어야 한다. 격렬한 마초 분위기를 물씬 끌어내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강상진 개인사를 연기할 땐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슬픔을 극도로 끌어내야 한다. 전투에는 능숙한 군인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여인을 한시도 잊지 못하는 '순정마초' 연기를 탁월하게 소화한다. 감정의 폭발을 극한으로 이끌어내다가도 비통한 검정으로 금새 감정 전환을 해야만 하는데 김무열은 이러한 감정선 처리를 무대 위에서 능숙하게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