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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워' 가슴 졸이게 했던 그 불, 진짜 혹은 가짜?

[기획] 1년간 '타워' CG 작업을 한 디지털 아이디어를 가다

13.01.11 10:36최종업데이트13.01.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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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워>에서 소방대장 강영기(설경구)는 맞불작전을 벌이려 발화점에 산소통을 던진다. 그리고 도끼를 유리로 깨 불길을 건물 밖으로 유도한다. 자 여기서 문제. CG(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것은 무엇일까. 발화점으로 힘껏 던진 산소통도, 건물 밖으로 길을 트는 불도 모두 CG다.

디지털 아이디어에서 작업한 영화 <타워>의 CG 작업 중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촬영 당시 강영기의 산소통은 발화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NG 컷이었다. 그러나 안전 때문에 재촬영이 힘들다고 판단, 산소통이 발화점으로 향한 것처럼 CG 작업을 했다.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 마지막 통화 장면에서도 CG가 사용됐다. 촬영 당시에는 휴대전화 액정의 불빛이 켜져 있었지만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CG로 휴대전화 액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이 장면에는 약 1개월이 소요되었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동안 <타워>의 CG 작업을 맡은 VFX(시각효과) 회사 디지털 아이디어를 찾아 '컴퓨터 그래픽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타워>의 배경인 타워스카이가 100% CG로 만들어낸 초고층 건물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CG는 평온한 사막에 모래바람을 불게 할 수도, 험준한 산에 눈보라를 휘몰아치게 할 수도 있었다.

"스태프와 배우들, 현장에서 의심과 걱정 많았다"

<타워>는 3000컷의 전체 분량 중 약 1700컷이 CG 작업을 거친 작품이다. 인물조차도 촬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부 CG로 만들어낸 것도 150컷에 달한다. 3D 담당 70명, FX 담당 15명을 비롯해 총 150명의 아티스트가 1년 동안 <타워>에만 매달렸다. 촬영 전 3개월 동안 미팅을 통해 40분~1시간 분량에 달하는 프리비주얼(Previsual) 영상을 만들었고, 스태프와 배우들은 이 영상을 보며 공간을 이해한 뒤 촬영에 임했다.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타워> 중 실제 촬영분(왼쪽)과 CG 작업 후 완성된 장면(오른쪽) ⓒ CJ엔터테인먼트


"항공촬영을 한듯한 도입부의 건물 컷과 배경도 모두 CG입니다. 건물 안에 걸어다니는 사람까지 신경 써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우리의 눈은 이것까지 보진 못하지만 디테일이 무너지면 단번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헬기가 충돌하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3차원으로 만든 건물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헬기에 생명력을 주고 눈을 뿌렸습니다."

<타워>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보다 촬영 현장에 더 많이 갔다는 최재천 시각효과 감독은 "현장에서 그린 스크린으로 촬영한 뒤 CG 작업을 했던 터라 배우,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퀄리티 등에 대한 의심과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타워가 붕괴하는 장면이 가장 까다로웠다고. 이 장면은 지난해 3월 미니어처로 촬영한 뒤 CG 작업을 곁들였다, 구름다리가 무너지는 장면 또한 "유리에 감정을 실어야 했기에" 힘들었던 부분 중 하나다.

"CG의 소스가 되는 촬영이 정말 많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반드시 가야 했습니다. CG 슈퍼바이저가 촬영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서 후반 작업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저는 현장에서 많이 타협하는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의 뒤에 크로마키를 갖다 대면 공정이 많이 줄어들죠. 하지만 촬영을 수월하게 하려고 크로마키를 대지 않고 촬영한 뒤 CG 작업을 했습니다."

"<아바타> 같은 영화는 무리...아티스트 1대1은 자신 있다!"

디지털 아이디어에서 작업한 영화 <타워>의 CG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 CJ엔터테인먼트


디지털 아이디어는 최근 성룡 감독의 <차이니즈 조디악>의 CG 중 60%를 담당했다. 서극 감독의 <용문비갑>(2011) 역시 디지털 아이디어가 CG 작업을 맡았다. 할리우드 CG 기술과의 수준 비교에 대해 최 감독은 "글쎄..."라고 잠시 망설이다 "아티스트 1대 1로 대결하면 우리나라가 이긴다"고 했다. 역사와 규모 등 시스템적인 면이 다를 뿐, 아티스트 개인의 실력은 대등하기 때문에 7~80% 정도로 따라붙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솔직히 국내에서 <아바타> 같은 영화를 만들기는 힘들죠. 환경이 다르니까요. 아바타는 100% CG 영화잖아요. 하지만 계속 업그레이드한다면 <아바타>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타워> 같은 영화도 힘들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결국은 돈이죠. 조금 더 발전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고, 꾸준히 투자해 CG 툴 자체를 개발해야 합니다."

영화 <타워>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최재천 감독 ⓒ CJ엔터테인먼트


<쥬라기 공원>을 보며 시각효과 감독을 꿈꿨다는 최 감독은 <타워>를 5번 정도 보고 나서야 영화 그 자체로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각 장면에 집중하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다른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라는 그는 "예전엔 CG와 실사의 구분이 딱 됐는데 요즘은 구분이 잘 안 된다"면서 "공부하면서 보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아이디어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국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 영화 중 약 60%의 CG를 맡고 있지만 150여 명의 인력을 가동하기에 국내 영화 산업 규모는 부족하다. "<타워>를 통해 150명의 아티스트가 대한민국의 CG를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올 영화에 분명 큰 영향을 끼칠 겁니다."

디지털 아이디어의 사무실 모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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