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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도지한 "물불 안 가린 생고생, 난 '이것'까지.."

[인터뷰] 영화 '타워' 새내기 소방관 이선우 역 소화한 도지한

13.01.01 09:10최종업데이트13.01.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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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워>에서 신입 소방관 선우 역의 배우 도지한이 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살면서 누구나 하나쯤은 '강렬했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일 수도 있겠지만, 이 배우에게는 물, 불과의 사투가 바로 그것이었다. 1년쯤 지났으면 조금씩 잊힐 법도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 작업까지 모두 끝낸 영상은 그에게 다시금 지난 10개월의 '강렬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배우 도지한(22)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개봉한 영화 <타워>에서 새내기 소방관 이선우 역을 맡았다. 잔뜩 얼어서 신고식을 치르자마자 투입된 초고층 화재 현장. 다들 그의 생사를 알지 못했지만 이선우는 이대호(김상경)의 딸 하나(조민아)와 함께 살았다. 극 중 캐릭터가 목숨을 건진 것에서 한 발짝 나아가 도지한 역시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등 쟁쟁한 배우들 속에서 살아남았다.

"촬영 분량 중 90%가 살았어요. 거의 다 나왔죠. 편집이 많이 안 돼서 좋았어요. 비결이요? 음. (설)경구 형님 옆에서 세 발짝 이상 떨어지지 않은 거랄까요. 그 가능성이 제일 높지 않을까 싶어요. 쟁쟁하신 선배님들 사이에서 나름 잘 살아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선우'라는 인물이 리얼할 수 있었던 데에는 촬영장 분위기도 한몫했다. 도지한 역시 <타워>에 출연하는 배우 중 막내였던 것. 촬영장에서 잔심부름을 하고 회식 자리에서 고기를 굽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특히 영화는 <마이웨이>(2011), <이웃사람>(2012)에 이어 3번째였다. 도지한은 "<타워>는 내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평소 좋아하는 선생님,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다른 영화에 비해 회식도 많이 하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았다"면서 "촬영 내내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즐거움은 혹독한 촬영 과정을 견디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극 중 물, 불과 사투를 벌인 도지한은 "더운 거야 다 같이 뜨겁고 물도 다 같이 맞았는데 난 다 벗고 뛰기까지 했다. 영화에 유일하게 노출이 있는 장면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극 중 신고식에서 바가지로 중요 부위만 가리고 뛰었던 도지한은 "첫 노출을 그렇게 했다"면서 "찍을 때 정말 민망했는데...이제 (내게) 남은 게 없다"고 귀엽게 한숨을 쉬었다.

도지한의 <타워> 사랑은 대단했다. "'잘되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히 바란 작품은 <타워>가 처음"이라고 밝힌 도지한은 왜 이 영화를 봐야 하는지 관객을 설득해달라고 하자 "물도 불도 다 들어가고, 그만한 파워를 가진 출연진으로 재난 영화를 다시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이런 영화가 안 나올 테니 빨리 봐야 한단다. 그에게 "만약 10년 후 <타워>같은 재난 영화가 기획돼 출연 제의를 받는다면 할 것이냐"는 질문을 추가로 던졌다. 한참을 고민한 도지한은 "당장은 못하겠지만 그때 되면 또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2012년 일일드라마에 영화까지 섭렵한 도지한에게 2013년의 계획을 물었다. "'2012년엔 바쁘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고 털어놓은 도지한은 "내년에도 적어도 올해만큼은 바빠야 할 것 같다. 매년 더 나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서 감사하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달달한 느낌이 물씬 나는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로망이 있달까요. 또래와 작업한 적이 별로 없거든요. 제게 '진지해 보인다' '반듯해 보인다'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아...그렇게까지 보이면 곤란한데...(웃음) 또 배우로서든, 인간적으로든 사람을 사귀게 됐을 때 그래도 '저놈 참 괜찮은 놈이네'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도지한 타워 설경구 손예진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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