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MBC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했던 배우 송승헌(왼쪽)과 김명민
MBC
때문에 조승우에게 대상이 돌아간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안재욱이라는 배우가 무관으로 물러난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내년에도 방영될 <마의>를 띄우겠다'는 MBC의 얄팍한 전략마저 엿보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MBC는 이런 납득되지 않는 수상 결과를 여러 번 반복한 전례가 많다는 것이다.
갑작스레 대상을 작품에 돌리며 <최고의 사랑> 전원이 대상 수상자가 되는 웃지 못 할 행보를 보인 것이 지난해의 일이다. 2010년에는 <동이> 한효주와 <역전의 여왕> 김남주를 공동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한 2008년에는 <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과 <에덴의 동쪽> 송승헌이 공동 대상을 받으며 구설에 올랐다. 이 중 2008년의 상황이 2012년 지금과 지나치게 닮아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08년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로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일으켰다. 그가 연기한 '강마에'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각광 받았고 각종 패러디로 재탄생됐다. 또한 김명민은 이 캐릭터로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배우로서 더욱 공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김명민을 MBC조차 외면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그 해의 최고의 연기는 김명민이었기 때문이었다. 김명민에게 대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엄청난 파장에 시달릴 것이 분명했다. 결국 MBC가 택한 방법이 <에덴의 동쪽> 송승헌과 공동 대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더욱 큰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공정성 논란'까지 낳았다. <에덴의 동쪽>은 당시 아직 종영되지 않은 상태였다. 꽤 괜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었지만 진부한 소재와 공감가지 않는 캐릭터 구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부 출연진의 '연기력 논란' 속에서, 주인공을 맡은 송승헌 역시 연기로는 전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결국 이 논란은 '연기대상'을 단순한 이슈 메이커로 본 MBC의 패착이었고, 상의 의미와 본질마저 크게 훼손시킨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이 같은 MBC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덴의 동쪽>은 이듬해 방영된 KBS 2TV <꽃보다 남자>에게 처참히 패하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 <에덴의 동쪽>에 화제를 몰아주려 했지만, 그 결과마저 신통치 않았던 것이다.
2012년 MBC 연기대상, 두고두고 '흑역사'로 남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