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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감독의 최고의 영입 '베스트 5', 누가 있을까

[EPL] 퍼거슨 맨유 감독의 25년간 영입 실적을 알아본다

12.12.31 08:32최종업데이트12.12.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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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올드 트래포드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기념하는 동상이 세워졌다. 한 팀에서 25년 넘게 감독직을 수행하며 팀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퍼거슨 감독은 당연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념비적인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동안 맨유는 정말 많은 영예의 순간을 맞이했다. 퍼거슨 감독의 지휘 아래, 프리미어리그의 절대적인 강호로 이름을 올렸으며, 그토록 멀게만 느껴지던 리버풀의 최다 우승 기록 18회를 경신했다. 또 잉글랜드 클럽 최초의 트레블 기록을 세운 팀으로써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수많은 트로피와 그만큼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여러 스타플레이어들과도 함께할 수 있었다. 퍼거슨 감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감독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히고 있는 퍼거슨 감독의 선구안이 언제나 적중하기만 했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25년 넘도록 맨유를 이끌었던 전설적인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선수 영입에 있어서는 종종 큰 실수를 보이기도 한 편이다.

퍼거슨 감독이 종종 선수 영입에서 실수를 저질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서 선수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무너져 가던 맨유를 세계 정상의 클럽으로 살려 놓을 수 있었던 까닭은 퍼거슨 감독의 선구안도 분명히 한몫했다.

퍼거슨 감독의 최고의 영입, 최악의 영입을 궁금해 하는 축구 팬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두 번에 걸쳐 관련된 내용을 다뤄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오늘 이 시간에 앞서 다뤄볼 이야기는 바로 퍼거슨 감독의 최고의 영입 Best 5다.

[5위] 에드윈 반 데 사르(Edwin van der sar/ 70.10.29/ 네덜란드/ GK/ 2005-2011)

2000년대 들어 맨유의 속을 박박 긁어 놓은 골칫거리 포지션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골키퍼였다. 1990년대 맨유 황금기 시절, 맨유의 골대를 철벽같이 지켜내던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은퇴 이후, 맨유는 수년간 골키퍼 고민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로 골키퍼 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 될수록 맨유의 전력도 점점 더 약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맨유는 이 동안 예년보다도 부진해야 했던 암흑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깊어만 가던 맨유의 고민을 해결해 준 선수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네덜란드의 골키퍼인 '에드윈 반 데 사르'다. 반 데 사르는 2005년 박지성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약 7년 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동안 지속 되어 오던 골키퍼에 대한 근심이 해결되어서 일까? 반 데 사르가 맨유에 입단해 주전 자리를 꿰찬 이후로, 맨유의 골키퍼 자리에도 다시 안정감이 생겼고, 이 동안 맨유는 90년대에 이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반 데 사르는 맨유에서 총 4개의 리그 트로피와 3개의 리그컵 트로피, 1개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와 클럽 월드컵 트로피 등 다양한 우승을 경험했다. 반 데 사르가 올드 트래포드에 몸 담았던 7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양한 대회에서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안정적으로 팀의 골문을 지켜준 에드윈 반 데 사르의 공이 컸다.

주목할 것은 맨유가 반 데 사르를 영입할 때, 전 소속팀 풀럼에게 지불했던 이적료다. 맨유는 반 데 사르의 영입을 2년 계약에 약 200만 파운드로 확정지으며, 풀럼으로부터 이 휼륭한 선수를 아주 싼 값에 데려올 수 있었다. 반 데 사르가 맨유에 입단해 7년동안 보여줬던 활약에 비해서라면 그 기회비용이 너무나도 저렴했던 것이다. 반 데 사르의 활약상만으로도 충분히 퍼거슨 감독의 좋은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릴 만한 자격이 주어지지만, 맨유가 그에게 지불했던 금액을 고려한다면 분명 최고의 영입 Best5로도 꼽힐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4위] 드와이트 요크(Dwight Yorke/ 71.11.3/ 트리니다드토바고/ FW/ 1998-2002)

98-99 시즌은 맨유 역사상 가장 최고의 시즌으로 꼽힌다. 퍼거슨 감독의 지휘 아래, 오랫동안 구성되어오던 전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맨유는 유럽을 재패하고,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서게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맨유는 98-99 시즌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실 트레블의 영광을 이뤄낸 98-99 시즌의 바로 전 시즌인 97-98 시즌은 맨유에게 그리 좋은 시즌으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당시 2년차를 맞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날에게 무릎을 꿇어 3년 연속 잉글랜드 리그 재패의 꿈을 달성하지 못한 채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라이벌인 벵거 감독에게 졌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퍼거슨 감독은 98-99 시즌이 시작되기 전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시작한다. 그 때 맨유에 합류하게 된 선수 중 한 명이 트레블의 주역 '드와이트 요크' 이다.

98년도 여름, 맨유로의 이적에 합의한 드와이트 요크는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득점포를 가동시키며, 팀의 우승을 도왔다. 특히 투톱의 파트너였던 '앤디 콜'과의 호흡이 좋아 지금까지도 '영혼의 투톱'으로 기억되고 있다. 패널티 라인 안에서의 순간적인 가속도, 그리고 골 냄새를 잘 맡아내는 본능, 탁월한 결정력 등 공격수로써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가졌던 드와이트 요크는 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맨유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요크의 맨유 커리어는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리고 말았지만, 그가 98-99 시즌 보여줬던 놀라운 폭발력은 맨유의 트레블을 가능하게 해준 주역임에는 분명하다. 맨유 역사상 최고의 시즌으로 기억되고 있는 98-99 시즌에 작용했던 그의 공이 컸기 때문에, 드와이트 요크의 영입도 퍼거슨 감독의 최고의 영입으로 불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3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1985.2.5/ 포르투갈/ MF/ 2003-2009)

명불허전.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3위로 꼽았다. 2003년 여름, 팀의 핵심 선수였던 '데이비드 베컴'이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로 인해 팀을 떠나게 되면서 대부분의 맨유 팬들은 팀의 핵심을 상징하는 7번 자리의 공백을 우려하며, 베컴의 대체자로 누굴 영입할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쏟아냈다.

머지않아 그 주인공이 결정됐다.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활약하고 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유 7번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결정됐다. 당시 이적료는 1240만 파운드였다.

호날두가 맨유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맨유는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특유의 발재간과 재치, 뛰어난 활동량과 스피드, 골 결정력 등 호날두는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맨유에서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그의 활약을 지켜 본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에게 관심을 표명했고, 결국 2009년 여름, 호날두를 영입했을 때 지불했던 이적료 1240만 파운드에 약 8배에 달하는 이득을 맨유에 안기면서 정든 올드 트래포드를 떠나게 된다.

맨유 제 2의 전성기는 어디까지나 호날두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세계 최고의 유망주를 발굴해낸 맨유, 그리고 그를 영입한 퍼거슨 감독의 선택. 자연스럽게 퍼거슨 감독의 최고의 영입으로 불릴만한 자격이 충분할 것이다.

[2위] 데니스 어윈(Denis Irwin/ 1965.10.31/ 아일랜드/ DF/ 1990-2002)

90년대 맨유 황금기 시절, 묵묵히 팀의 왼쪽 지역을 책임지던 핵심 선수 '데니스 어윈'을 2위로 꼽았다. 사실 그는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하고, 공헌하던 타입의 선수였기 때문에, 스콜스나 긱스, 솔샤르와 같이 잘 알려진 선수들에 비해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90년대 맨유 황금기 시절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축구 팬들이라면 분명 들어봤을 법한 이름의 선수일 것이다.

퍼거슨 감독의 지도 아래 맨유 선수들 중 베스트 일레븐을 꼽을 때, 어윈은 항상 빠지지 않고 부동의 레프트 백 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생각 있는 플레이와 수비수로써 가장 필요한 안정감, 때때로 발휘되는 폭발력 등 공/수 모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어윈은 아직도 맨유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자기관리의 대명사로 항상 꾸준함을 실천했던 어윈은 레프트 백을 포함한 모든 축구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최고의 선수일 것이다. 90년대 맨유 황금기를 책임졌던 어윈은 분명 퍼거슨 감독의 최고의 영입 중 한 명이다.

[1위] 에릭 칸토나(Eric Cantona/ 1966.5.24/ 프랑스/ FW/ 1992-1997)

당연한 결과일까?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분명 신의 한수였다. 칸토나를 영입한 이후로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례 첫 우승의 영예를 안는다. 맨유 7번의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는 짧은 시간 이였음에도 팀에 남긴 인상이 매우 강력했기에, 아직도 맨유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기로도 유명하다.

그가 주장으로써 팀의 미쳤던 영향은 상당히 강력했다. 거칠고 터프하기로 유명한 칸토나의 스타일은 차기 주장인 로이 킨의 성격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이것은 고스란히 맨유만의 스타일로 자리를 잡는다. 무엇보다 188cm의 키와 우람한 체구 등 공격수로써 갖춰야할 하드웨어적인 특징을 모두 겸비한 그는 맨유의 상징으로 솟아오르기 시작했고, 그의 존재는 고스란히 다른 상대 팀들에게 큰 공포가 되었다. 실력 면에서는 두 말 할 나위가 없었다.

맨유가 지금과 같은 강팀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까닭도, 90년대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까닭도 주장 칸토나의 영향력이 컸다. 칸토나의 영입은 맨유와 퍼거슨 감독의 입지를 바꾼 최고의 영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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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http://stron1934.blog.m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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