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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규, '아직도 배고픈' 쇼트트랙 금빛 질주

[인터뷰] 월드컵 1500m 11연속 우승,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

12.12.29 21:07최종업데이트12.12.2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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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축구의 명장 히딩크 감독이 했던 말로 유명하다. 그런데 쇼트트랙에서도 이런 말을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남자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노진규(21.한국체대)를 말한다.

무려 8년간이나 유지됐던 빅토르 안(26.안현수)의 월드컵 1500m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노진규는 1500m 11연속 우승이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노진규의 이런 성적은 무엇보다도 평소 그의 별명인 '연습벌레'라는 말에서 나온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노진규와 25일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만났다.

쇼트트랙 노진규 선수가 인터뷰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영진


1500m 11연승, 아직은 부족하다

노진규는 올 시즌 팀 동료 곽윤기(23.서울시청)와 함께 1000m와 1500m에 출전하고 있다. 주 종목인 1500m에서 3차대회까지 모두 우승할 만큼 독보적인 모습을 보인 노진규는 이번 월드컵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1, 2차(월드컵) 때는 크게 느끼는 것 없이 지나갔는데, 3,4차 때는 부족한 것을 느꼈고, 5, 6차나 세계선수권 전에 한번 다시 다잡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00m 11연속 우승은 근래 쇼트트랙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이다. 세계신기록까지 바꿀 만큼 유독 1500m를 잘 타는 그의 비결은 없을까.

"매번 연승에 대한 신경을 쓰기 보단 1500m 만큼은 자신감 있게 들어갔어요. 1000m는 아직까지 경기를 잘 푸는 방법에 대해 모른 부분이 있거든요. 1500m은 항상 자신감 있게 들어가는 편이에요."

아직 노진규는 경기 운영에 있어서 미숙한 부분이 많다며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1년전 그를 만났을 때도 체력만이 강하다며, 레이스 운영은 노련하지 못하다고 얘기했다.

"한쪽으로 보면 발전을 했는데 또 다른 면으로 보면 아직 거의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더 뒤로 간 것 같아요. 부족한 것이 아직도 많아요."

노진규가 21일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빙상훈련을 하고 있다 ⓒ 박영진


빅토르 안과의 맞대결, 다 잡는 기회가 될 것

올 시즌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바로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과의 맞대결이었다. 빅토르 안 역시 1000m와 1500m에 출전을 함에 따라 이 종목에 주로 출전하는 노진규와 곽윤기, 김윤재(22.고려대) 등은 빅토르 안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과거 쇼트트랙 황제라고 불렸지만 빅토르 안이 지난 시즌 계주부문 출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개인전까지 진출했다. 특히 4차 월드컵 1500m에선 빅토르 안이 결국 노진규의 12연속 우승을 저지하며 금메달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빅토르 안에 대한 노진규의 생각은 어떨까.

"현수형은 원래 잘 탔던 형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다치고 좀 지났어도 과소평가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현수형이라고 오히려 과대평가하지 않고, 시합 때 느끼는 것대로 다른 외국 선수들 중 잘 타는 선수로 생각을 하고 편안히 생각했습니다."

노진규는 이 경기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경기 중 하나로 꼽았다. 하지만 경기 후엔 서로에게 오고가며 축하 인사를 건네줄 정도로 친한 사이라고 얘기했다. 비록 빙판위에선 경쟁을 해야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친한 선후배이자 한국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시상식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과 함께 아직 배가 고프다는 표정을 지은 노진규는 이번 기회로 깨달은 것이 많다고 얘기했다. 이와 함께 5차 대회에서 더욱 선전할 것을 다짐했다.

"1000m는 4개 대회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1500m는 4차도 아쉬움이 남아요. 원래 (레이스를) 많이 끄는 게 장점이고 원래 그게 제 스타일인데, 요번 경기에선 상황이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요. (1500m) 그 연승이 끊어졌다고 생각할게 아니라, 4차 대회 때 못했으니 다른 때 나갔던 시합과 똑같이 한 것처럼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에요."

하지만 노진규는 올 시즌 계주에서 특히 강해진 모습을 보이며, 남자계주 4연속 우승의 보탬이 되기도 했다. 평소 본인이 약하다고 생각한 인코스 기술을 연습한 끝에 실전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이룬 성과였다. 지난 시즌 유독 넘어지는 일이 많아 아깝게 1위 자리를 여러 번 놓친데 반해, 올 시즌은 한층 조직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코스가 원래 제가 잘 못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개인전에선 제가 아직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질 않아서 확신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쓸 기회가 없었는데, 계주는 워낙 속도가 있고 얼음 상태가 나쁘다보니 주로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또 올 시즌 남자 팀이 각자 위치에서 잘해주는 것 같아요. 조직력이 팀워크가 잘 맞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작년보다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쇼트트랙 노진규가 21일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빙상 훈련을 하고 있다 ⓒ 박영진


1등과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레이스가 됐으면

노진규는 대표팀 사이에서 연습벌레로 통한다. 지난 21일 실내빙상장에서의 대표팀 훈련에서도 노진규는 돋보였다. 남자 선수들끼리 연습에서도 항상 맨 앞에서 선수들을 이끌 정도다. 또한 남자 선수들이 쉬는 시간에도 노진규는 끊임없이 빙판 위를 달렸다.

"원래는 거의 기본으로 체력운동을 많이 하면서 잘하는 것 위주로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이젠 이번에 못하는 것 위주로 많이 하니 잘하는 것에서 부족한 점을 느끼게 됐어요. 훈련은 지상이면 지상, 빙상이면 빙상 그 자체를 소화하려고 많이 노력을 해요."

이제 노진규의 시선은 내년 2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5차 월드컵, 그리고 가장 큰 목표중 하나인 2014 소치동계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앞서 미리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는 5차 월드컵은 더욱 의미가 크다. 그와 함께 올림픽 시즌 자동 출전권이 걸려있는 세계선수권 우승 역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다. 올해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곽윤기와 치열한 경쟁을 한 끝에 노진규는 2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소치라고 특별히 그런 건 없고, 크게 의의를 부여하고 싶진 않다. 다른 대회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곽윤기 선수와) 서로 말은 안하지만 없을 순 없어요. 세계선수권도 같이 타기 때문에 그게 자동발탁이 있기 때문에 말은 안 해도 작년보다 더 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레이스 운영에서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노진규는 특히 1000m에서의 기술을 끌어올리고 싶어 했다. 보다 많은 경험과 함께 평소 (경기영상) 비디오를 많이 볼 정도로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노진규는 "부족한 것을 더 하려고 하다보니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활용 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우승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쇼트트랙의 대표주자가 된 노진규. 소치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그는 만족스러운 경기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그 누구보다 쇼트트랙에 대한 욕심과 배고픔으로 가득한 노진규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민국을 빛낼 기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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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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