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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회원사 먼저"... 독립구단 내년도 번외경기?

[프로야구] 독립구단 바라보는 이중잣대... 선수들 시험할 무대 작다

12.12.28 19:06최종업데이트12.12.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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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조건 없이 단지 야구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그를 대하는 기득권층은 냉소적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아래 원더스)와 한국야구위원회(아래 KBO)가 최근 2013시즌 경기일정 편성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원더스는 지난 27일 "내년 시즌 퓨처스(2군)리그 경기편성을 늘려달라"는 공문을 KBO에 보냈지만, 현재까지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더스는 이번시즌 퓨처스(2군)리그 번외경기로 48경기에 출전해 20승 7무 21패로 5할 언저리의 승률을 기록하며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렸고 특히, 지난 7월 이희성(LG)을 시작으로 김영관(LG) 강하승(KIA) 안태영(넥센) 홍재용(두산) 등 5명의 선수를 프로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원더스는 선수들을 영입해가는 프로구단들로부터 이적료를 챙기거나 그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았고 오히려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들에게 일천만 원의 특별 격려금을 수여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줬다.

그러나 야구사관학교를 자부하며 기회를 잃은 선수들을 지원하는 원더스를 바라보는 KBO와 프로구단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KBO 입장에서는 회원사(9개 구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프로구단 입장에서도 가입금조차 내지 않는 독립구단과 번외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야구발전이라는 대의적인 차원에서 프로구단들이 독립리그가 활성화될 때까지 원더스와 번외경기를 치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상무나 경찰청처럼 원더스의 퓨처스리그 편입은 곤란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그가 없는 독립야구단, KBO와 프로구단의 지원이 필요

원더스가 야구단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돈은 연간 4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연간 약 25억 원 정도를 사용하는 일본의 독립구단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때문에 일부 야구인들은 원더스의 이런 막대한 예산이 다른 독립구단의 출범을 가로 막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문제는 독립리그가 없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태어난 원더스를 어떻게 해서든 계속 유지시키고 독립리그를 활성화 하는데 초점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더스는 분명 KBO의 관여를 받지 않는 독립구단이지만 현재의 기형적인 구조상 원더스가 앞으로 꾸준히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KBO의 관심과 지원, 나아가 프로구단들의 협조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선수들은 경기를 뛰지 않으면 그 감을 유지하기 힘들고 원더스가 프로구단이 아닌 다른 대학이나 실업팀들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르며 성장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KBO와 프로구단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김성근이라는 최고의 지도자를 영입하고 기회를 잃은 선수들이 프로행의 꿈을 갖고 고된 훈련을 이겨냈지만, 당장 그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가 작다는 것은 결국 프로야구의 성장에도 저해되고 나아가 꿈을 위해 도전하는 원더스 선수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원더스의 허민 구단주는 '벤처기업을 통해 얻은 성공의 결실을 사회에 돌려줄 방법으로 독립야구단을 선택'했고 창단 첫 해인 2012년 5명의 선수를 프로에 진출시키며 그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더스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꿈을 위해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리그가 없는 독립구단의 불행한 현실은 이번 2013시즌 퓨처스리그 경기일정 편성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쩌면 이는 최초의 독립구단을 창단했던 원더스의 성장과정 나아가 독립리그의 창설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퓨처스리그를 비롯해 3군 리그까지 고려하고 있는 KBO로서는 이런 원더스의 노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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