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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연예대상' 박명수, 2인자의 반란 성공할까?

유재석 vs 박명수,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진검승부 펼친다

12.12.28 15:40최종업데이트12.12.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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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MBC 방송연예대상>이 12월 29일 밤 8시 40분에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1년 2개월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이 첫 생방송 시상식 MC를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영예의 대상이 누구 품으로 안길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이 '당연히'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와중에 또 한 명의 다크호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명수다.

방송된 지 8년만에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폐지된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 MBC


1인자 유재석의 'MBC 수난시대'

유재석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2008년 한 해만 제외하고 무려 5번이나 MBC 연예대상(2011년은 개인최고상)을 수상한 영원한 대상후보다. 이는 김국진(′96,′98), 김용만(′00,′02,′03)을 압도하는 기록이자 이경규(′91,′92,′95,′97,′04,′05)를 턱 밑까지 추격한 기록이다. 올해 그가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이경규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될 뿐 아니라, 2005년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무려 8년 연속 지상파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된다.

그러나 과연 MBC가 이번에도 유재석의 손을 들어줄지는 의문이다.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특히 주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인해 무려 24주간 장기 결방을 했고, 슈퍼 7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전에 없는 곤욕을 치룬 것은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지만 유재석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놀러와>의 폐지다. 유재석이 8년간 진행했던 <놀러와>는 <무한도전>과 함께 지금껏 그의 연예대상 수상을 견인한 쌍두마차였다. 유재석이 2010년 받은 MBC 연예대상은 세시봉 열풍을 일으킨 <놀러와>가 준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놀러와>의 갑작스런 폐지는 그래서 더 치명적이다. 시청률 저조로 난항을 겪기는 했지만 '설마 폐지까지 시킬까'라고 방심했던 것이 실수였다. 결국 <놀러와>는 8년여의 영광을 뒤로 하고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쫓겨나듯 편성표에서 지워졌고, 유재석에게는 <놀러와>를 지키지 못했다는 원죄가 함께 남아버렸다. 자신을 지탱하던 한 축이 삽시간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유재석의 연예대상 수상을 마냥 낙관하기 힘든 이유다.

물론 반진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무한도전>이 장기 결방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위세를 떨치면서 높은 시청류을 기록하고 있는데다가, <놀러와>를 진행한 8년 공로를 연예대상으로 치하할 가능성이 크다. 유재석이 예능계 라인업을 좌지우지하는 거물급 MC라는 점 또한 고려 대상이다. 다른 방송사에 유재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MBC가 전략적으로 연예대상을 그에게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MBC맨'으로 불릴만큼 MBC 예능에 올인했던 MC 박명수 ⓒ MBC


'MBC맨' 박명수, 2인자의 반란은 성공할까

유재석이 예전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한 가운데 '만년 2인자' 박명수는 마지막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 압도적인 방송사 기여도로 'MBC맨'으로 불리는 그는 MBC 연예대상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다가선 모양새다. 박명수가 이번에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2006년 <무한도전> 단체 수상 이 후 6년만의 수상인 동시에 데뷔 20년만의 첫 단독 대상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방송 3사를 고루 넘나드는 유재석과 달리 박명수는 올 한해 MBC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주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물론이고, <일밤-나는 가수다2, 매직콘서트><최강연승 퀴즈쇼Q><코미디에 빠지다><언더커버 보스 리턴즈>까지 무려 5개의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대선 특집방송-선택 2012><가요대제전> 등의 특집 방송까지 더하면 수를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박명수는 프리랜서가 아니라 MBC 직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MBC 예능에 상당한 기여를 한 셈이다.

특히 <무한도전><일밤>처럼 MBC가 자랑하는 주말 간판 예능에 연달아 출연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가산점을 받을 만하다. 여기에 <코미디에 빠지다>에서 침체기에 빠진 MBC 공채 개그맨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하며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코미디에 빠지다>를 연출하고 있는 김명진 PD는 "후배들이 존경하는 박명수를 캐스팅하기 위해 삼고초려 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상황이 이쯤 되면 MBC로서도 'MBC 출신' 박명수에게 대상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게 들 것이다. 역대 MBC 연예대상을 2번 이상 수상한 사람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경규, 유재석, 김용만, 김국진 뿐인데 이 중 이경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KBS 공채 출신이다. MBC 내부에서 '특출난 인물'이 없었던 올해만큼은 MBC 공채 출신에게 대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그 역할을 해 줄 사람이 바로 박명수인 것이다.

의 주인공 자리를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 유재석과 박명수 ⓒ MBC


그러나 박명수의 수상을 가로막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고질적인 시청률 난조는 박명수의 아킬레스건이다. <무한도전>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이 5%대 저조한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고, 심지어 <최강연승 퀴즈쇼Q>는 폐지까지 당했다. 이건 변명을 하려야 할 수가 없는 성적표다. 프로그램 수만 많았을 뿐 실속이 없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최근 김재철 사장이 내건 "1등 시청률, 1등 MBC"의 기치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유재석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이다. 유재석의 그늘에 갇혀 만년 2인자의 이미지가 굳어진데다가 MC로서 특출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한 프로그램만이라도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텐데 아쉽게도 그는 이것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프로그램만 많이 한다고 대상을 주냐"는 지적에 직면할 경우 해명할 근거조차 찾기 힘들 수 있다.

박명수는 과연 이러한 약점들을 극복하고 2012년 <MBC 방송연예대상>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1인자 유재석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2인자 박명수가 꿈꾸는 반란은 어디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무한도전>이 낳은 최고의 콤비이자 절친한 동료인 유재석과 박명수의 진검승부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MBC 방송연예대상 유재석 박명수 무한도전 놀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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