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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이상훈, 고양 원더스 유니폼 입는다

고양 투수코치로 계약... 옛 스승 김성근 감독과 재회

12.11.07 08:37최종업데이트12.11.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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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이상훈이 8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지난 6일 "이상훈과 투수코치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을 마친 이상훈은 고양 원더스의 제주도 전지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

2002년 LG 트윈스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 생활을 했던 이상훈은 10년 만에 다시 스승과 만나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대학 시절 열네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프로구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이상훈은 1993년 LG로부터 지명을 받아 당시 프로야구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상훈은 1994년 18승을 거두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1995년에는 선발투수로서 '꿈의 20승' 고지를 밟으며 다승왕을 차지했다. 1997년에는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꿔 47세이브를 기록, 구원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훈은 뛰어난 성적보다도 마운드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강속구를 던지는 개성 있는 투수로 더욱 유명했다. 일본 무대에서 활약할 당시 유니폼에 이름 대신 '삼손'이라는 별명을 새기고 나오기도 했다.

3억 포기하고 비범한 은퇴 생활... 다시 스승의 품으로

한국 무대를 평정한 이상훈은 1998년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하며 일본프로야구에서 2년간 활약했다. 곧이어 2000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다 2002년 LG로 복귀한 이상훈은 2004년 구단과 갈등을 겪으며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그해 더 이상 만족스러운 공을 던질 수 없다며 3억 원이 넘는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시즌 도중 은퇴를 발표해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록밴드 '왓(WHAT)' 결성하고 사회인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등 평범하지 않은 은퇴 생활을 보냈던 이상훈은 옛 스승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뒤늦게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무명 선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지난 시즌 5명의 선수를 프로야구에 진출시켰다. 한국 최고의 투수에서 독립야구단 코치로 돌아온 이상훈이 고양 원더스에서 자신만큼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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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고양 원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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