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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3>...너무 착한 건가요? 게으른 건가요?

[하성태의 사이드뷰] 지상파 프리미엄 사라진 이 게으르고 순한 오디션

12.10.28 12:47최종업데이트12.10.2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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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방송된 <위탄3> 중 한동근의 출연 장면 ⓒ MBC


'리틀 임재범' 한동근이 없었다면 어쩔 뻔 했나.

<사랑..그 놈>과 <데스페라도>를 열창해 흑인 가수를 연상시키는 소울과 나이답지 않은 가창력을 뽐낸 <위대한 탄생3>(이하 <위탄3>)의 기대주 말이다. 방송이 끝난 뒤, 토요일의 포털 검색어 1위를 12시간 넘게 차지했다는 한동근의 화제성은 막강한 경쟁상대인 <슈퍼스타K4>의 화제성을 따라잡기에 충분했다.

"너무 웃겨요 캐릭터가. 느낌이 장난 아니거든요. 제가 깜짝 놀랐거든요. 근데 갑자가 사투리가 나오고 노래는 그 분이 오고 그러니까. 제가 아무 말 못 하고 좋아서 듣고만 있었어요. 어린 임재범 선배를 보는 것 같았어요. 훌륭한 보이스 톤과 훌륭한 감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시즌3의 독설 캐릭터를 담당한 것마냥 출연자들에게 독한 심사평을 쏘아 대던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한동근에게 매료돼 내놓은 심사평이다. 그렇게 지난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위탄3>의 핫 키워드는 분명 한동근이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한동근'만 보였다. <위탄3> 제작진은 "'천재소울'이라 불린 참가자 이형은도 멘토들의 극찬을 받았고, '월드스타 비 도플갱어'로 화제를 모았던 양동선 역시 그가 과거 가수로 활동했었던 그룹 '바나나보트'가 검색어 오르는 등 많은 화제를 낳았다"고 자찬했지만, 분명 한동근 만큼 주목을 받진 못했다. <위탄3> 첫 방송은 왜 '한동근'만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역설적 설명이랄까?

<위대한 탄생> 시즌3의 멘토 작곡가 용감한 형제, 가수 김태원, 가수 김연우, 뮤지컬 배우 김소현. ⓒ 이정민


역대 최저 시청률로 출발한 <위대한 탄생3>는 왜?

첫방송 전국 시청률 6.9%(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순탄'과 함께 '역대 최저', '굴욕'이란 수사가 등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슈퍼스타K>의 아류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과 함께 의욕적으로 시작한 <위대한 탄생>은 시즌1 8.3%, 시즌2 12.2%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프리미엄을 톡톡히 자랑한 바 있었다.

19일 방송이 야구 중계로 인해 30분 늦춰지면서 후반부 <슈퍼스타K4>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낙관할 수 없는 성적임에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윤상, 박정현, 이승환, 이선희를 영입했던 시즌2에 비해 김태원, 김연우, 용감한 형제, 김소현이 포진된 멘토의 면면은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져 보인다. 한 때 출연자보다 멘토에게 더 관심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던 <위탄> 아니었던가.

흡사 <보이스 오브 코리아>를 연상시키는 '합격의 문' 역시 별다른 효과를 거둘 것 처럼 보이진 않는다. 어차피 오디션 프로그램 1차 관문이 순간의 선택이 좌우한다는 점에서 멘토들이 수십초 노래를 듣고 버튼을 누르는 '합격의 문' 무대장치는 그저 편집의 묘미를 좀 더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느껴질 수밖에.

흥미로운 지점은 멘토(MC가 가수 유진으로 교체된 것과 함께)와 합격에 대한 문의 제도 도입 말고는 아무런 변화나 고민의 지점도 발견되지 않는 <위탄3>가 얻는 반사이익이다. 지난 시즌부터 불거진 <슈퍼스타K>의 '악마의 편집'에 대한 피로감에서 탈피, <위탄3>의 심심한 편집은 오히려 '착한 편집'으로 규정되며 차별화를 낳는 효과를 보고 있다. 케이블과 달리 중장년층까지 소화해야 하는 지상파의 성격과 저절로 부합되는 반사이익의 상승효과말이다.

자, 그러니까 오로지 새로운 참가자들의 능력과 매력만으로 끌고 가야하는 이 (제작진의 표현대로) 지상파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기댈 곳이야 말로 한동근과 같은 보석과도 같은 참가자들 밖에 없어 보인다. 3대 기획사와 손잡고 좀 더 아이돌에 가까운 참가자들의 '프로페셔널한' 능력을 평가하는 SBS <K팝스타> 시즌2가 11월 출격을 앞둔 마당에서 <위탄3>의 이러한 게으름 혹은 자신감은 더더욱 의아해 보인다.

시즌1에 이어 시즌3에도 멘토로 나선 김태원. ⓒ 이정민


착한 오디션과 지상파 프리미엄, 그게 전부여도 될까?

아마도 <위탄3>에서 시즌3까지 가장 변화한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멘토 '부활' 김태원일 것이다. 그간의 멘토 중 유일하게 두 번째 출연하게 된 그는 시즌1 당시 제작진으로부터 '국민멘토'라는 칭호를 부여 받으며 백청강을 우승자로 만든 장본인이다.

시즌3 첫 방송에서 독설가 캐릭터인 용감한 형제와 유일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를 만든 김태원은 너그럽고 한발 물러선 모습이 도드라졌던 시즌1과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맏형 캐릭터로 진화했다. 더욱이 백청강을 자신의 소속사로 데려간 장본인 아니던가(그리고 작년 말 백청강은 부활엔터테인먼트에서 이적했다).

<위탄3>의 근본적인 문제가 여기서 도출된다. 19일 방송 오프닝에 "<위대한 탄생>이 인생을 바꿨다"고 인터뷰한 시즌1의 우승자 백청강도, 시즌2의 구자명. 백청강은 지난 6월 미니앨범을 냈지만 반향이 미미했고, 구자명 역시 김태원의 부활엔터테인먼트에서 둥지를 틀고 MBC의 새 시트콤에 출연 중이다.

그러니까 우승자와 톱10 멤버들이 가수로서, 아티스트로서 '탄생'되지 못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동력은 차츰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필연이지 않겠는가. 특화된 오디션이 난무하고, 같은 지상파의 강력한 경쟁자인 <K팝스타>가 이미 스타를 배출하기 시작한 지금, <위탄3>는 그저 착하게 개성없는 지상파 오디션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변화를 주문하기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위탄3>는 '마이클잭슨이 환생한 느낌'이라거나 '17세 천재소녀 등장'과 같은 수식으로 새로운 참가자들의 매력을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를 지나 정착이 시기에 다다른 지금, 진화하지 않은 <위탄3>는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행여 '리틀 임재범' 역시 <나는 가수다>의 열풍을 주도했던 임재범의 궤적처럼 잠잠하게 만들어 버리지는 않을지 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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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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