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팀의 '무도스타일'과 북경팀의 '북경스타일'
MBC 화면캡처
▲ <무도>는 정서로서의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야이번 일은 멤버들과 더불어 팬들도 마음을 많이 다친 일이었지만 인간적으로 용서 못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멤버들은 일처리에 미숙했고 충동적이었으며 일부 팬들은 너무나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숨 가쁘게 몰아친 사건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길의 '약속의 번복'이 조건이 되었던 녹화취소는 무리수라 볼 수밖에 없었다.
여태의 <무도>는 시청자들에게는 감정이입, 대리만족의 장이었다. 야유회, 추격전을 하거나 '명수는 12살'같은 콩트에서도 시청자들을 각 상황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을 같이 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바로 멤버들과 팬들의 정서의 공유라는 점이었다. 그 점은 다른 예능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무도만의 영역이었다.
매년 무도관련 행사와 상품판매에는 엄청난 팬들이 몰렸고, 그 자료들은 멤버들과 팬들에게 역사가 되었다. 레슬링장에서, 사진전에서, 그리고 매 해의 달력에 새겨진 역사는 지금까지는 모두의 자부심이었다. 멤버들이 서로에게 때로는 막말을 할지라도 그 저변에 가족과 같은 따스함이 있다는 믿음은 무한도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러나 실제의 '친목'이 공적 공간에 들어오면 시청자들은 불편해진다. 제작진과 멤버들이 길의 복귀과정에서 '우리는 가족이다'라며 매달리듯 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예다. 책임져야 할 일을 얼렁뚱땅 넘어가거나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무한용서를 하는 것은 자칫 가족이기주의라 비춰질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 <무한도전>의 녹화가 재개되었다. 일곱명의 멤버들은 다시 도전을 시작한다. 곧 역사적인 300회도 맞이하게 된다. 자막이나 방송의 방향 등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적극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은 강자다. 일방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청자들은 일견 소극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무한도전>이 여태의 최대 강점이었던 팬들과의 '정서의 공유'의 진정한 의미를 잊지 않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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