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당시 라면을 불려 먹었다는 일화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안병근 감독(왼쪽). 그러나 본인의 입으로 '과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영준
흔히 임춘애로 대표되지만, 올드팬들은 알만한 이야기로 '원조' 라면은 따로 있다. 안병근. 1984년 LA 올림픽에서 71kg 이하 급에서 금메달을 따 냈고, 1985년 세계선수권과 1986년 아시안 게임까지 석권했던 스타플레이어 선수다.
당시 무명이던 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때내자 역시 수많은 언론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시절 운동하는 선수가 대개 그랬듯 안병근의 집안 역시 넉넉지 않았을 터.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한마디를 건져내는 언론 '배가 하도 고파 라면이 불기를 기다렸다가 먹었다'는 것.
이후 '오죽 배가 고팠으면…' 하는 동정어린 시선이 겹쳐 한동안 '안병근 = 라면'의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2년 뒤 임춘애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영화 <넘버 3>의 대사도 바뀌지 않았을까.
2006 도하 아시안 게임과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던 그. 필자는 6년 전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직접 그의 입을 통해 확인할 기회가 생겼다. 정말이었는지, 정말 그렇게 배가 고팠고 가난했는지.
당시 안병근 감독은 난감한 표정으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만큼 배가 고픈 시절이긴 했는데...일부 과장이 있었죠." 이것이 그가 남긴 정확한 표현이었다. 그랬다. 먹성 좋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었던 것. 오히려 안병근 감독은 선수 시절 체중을 빼는 것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시절을 보내곤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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