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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배현진 아나 입장표명에 "애처롭다" 비판 봇물

배 아나운서 MBC 인트라넷 통해 "편가르기 불쾌하다"...조능희 PD "애처롭다"

12.05.30 09:26최종업데이트12.05.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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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배현진 아나운서

MBC 배현진 아나운서 ⓒ MBC


MBC 노동조합의 파업에 참여하다가100 여일 만에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한 배현진 아나운서가의 입장 표명 글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MBC 노조원들은 노조원 사이에 협박과 폭력이 일어났다고 주장한 배 아나운서의 글에 즉각 반박을 하고 나섰다.

MBC 사측은 2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내 인트라넷 자유발언대에 올린 '배현진입니다'란 글을 배포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던 그 간의 제 고민에 대해 정직하게 밝히는 글입니다"라고 시작한 배 아나운서는 "한 아나운서 선배에게 '뉴스 앵커이고 공명선거 홍보대사인데 정치적 색채를 가진 구호를 외치거나 그런 성격의 집회 자리에는 갈 수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배 아나운서는 또 "아나운서 노조원 사이에서도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만한 행위가 이의제기가 서로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로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기 위해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믿기 힘든 상황도 벌어졌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배 아나운서는 "민주적 절차를 실천해야 할 노조 내에서 절대로 목격되어선 안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 아닌 누구라도 어떤 일에 참여의 의미가 없다 판단될 때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 아파도 이것이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고 덧붙였다.

글의 말미 배 아나운서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입니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합니다"며 "여전히 제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입니다"라고 못 박았다.

MBC 이남희 기자 "시청자는 봉이 아닙니다"

배 아나운서의 입장 표명 직후 MBC 기획취재부 이남희 기자는 '배현진씨에게'란 글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남희 기자는 "선배의 엄포, 진실인가?"라며 "그러나 왜 그 선배와 노조가 동일시 되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마치 노조가 그런 지시를 내린 것처럼 쓰신 것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선배는 노조와 입장이 같으니까 노조도 이런 식으로 굴러가는 걸꺼야. 단정 짓고 만 것은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이 기자는 또 "저는 배현진씨와 같은 연차지만 이번 파업을 겪으면서 한 번도 (폭력이나 협박) 그런 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인사위에 부치든 형사적 처벌을 하든 해결책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언급해서 그게 마치 노조 전반의 문화인 것처럼 악용하시지 말고"라고 일갈했다.

끝으로 이 기자는 "제발 부탁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대변하기위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시청자는 '봉'이 아닙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배현진의 주인공 정신은 참 안쓰럽군요"

배현진 아나운서 입장 글이 알려진 29일 오후부터 30일까지 SNS 공간은 배 아나운서에 대한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 조능희 PD는 "권재홍 앵커의 '허리'우드 액션이 들통 난 후에, 이번에는 배현진 아나운서가 언론의 전면에 나서게 되었군요. 입사한지 4년도 안된 후배 뒤에서 김사장 권앵커 이홍보는 오늘 잠깐 한 숨 돌릴 수 있을까요? 잘 되기를 빕니다. 근데, 애처롭군요. 쯧쯧"이란 반응을 보였다.

MBC 김수진 기자 역시 "뒤늦게 배현진을 보며 자기합리화와 나르시시즘이 폭력이 된다는 걸 '실증적'으로 목격 중. '내가 주인공이고 내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가장 중요하다'는 유아적인 의식만 버려도 세상을 깔끔하게 살 수 있는데. 아 배현진의 주인공 정신은 참 안쓰럽군요"라고 일갈했다.

MBC 보도국의 한 기자는 "배현진씨는 MBC노조 집회현장에 소위 진보적인 정치인과 시민단체만 오는 게 위태롭게 보인다고 말한다. 나도 보수성향의 인물들이 집회에 와줬으면 좋겠다. 근데 그들이 안 오는 걸 어쩌나. 파업 120일 넘게 수수방관하는 집권여당의 인사들을 납치라도 해 와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MBC 파업을 바라보는 외부 인사들의 평도 다를 것 없었다. <뉴스타파>를 제작 중인 노종면 전 YTN 노조 위원장은 "배현진은 메인뉴스 톱이며 쌍방이 엄연히 존재하는 '권재홍 신체 충격' 기사를 일방이 써주는대로 읽었고 결국 저질 조작 보도임이 드러났다. 정직? 중립? 배현진이 언급할 자격은 없다"고 지적했다.

<나는 꼼수다> 멤버인 김용민씨 역시 "이진숙 씨에 이어 배현진 씨까지 멘붕상태가 됐네요.시청자 운운하는데 불공정 편파보도만한 시청자 모독이 또 있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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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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