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존슨과 크리스 다니엘스
KBL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겨울 스포츠를 양분하는 라이벌이다. 서로의 관중 동원과 흥행 등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샐러리캡에 대한 부분 또한 KBL과 KOVO의 경쟁의 일부라고 생각된다.
두 연맹간의 재미 있는 경쟁은 2010-2011시즌부터 본격화 됐다. 2009-2010시즌까지 KOVO의 샐러리캡은 15억이었고, KBL의 샐러리캡은 18억이었다. 무려 '3억'의 갭이 있었다. 그렇지만 KOVO가 2010-2011시즌부터 FA제도를 도입하면서 샐러리캡을 18억5천만 원까지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자 KBL은 위기감을 느끼며 이사회를 통해 2010-2011시즌의 샐러리캡을 19억으로 조정했다.
이후 2011-2012시즌에도 KBL은 20억으로 상향 조정하며 격차를 벌렸고, KOVO가 이번 3월에 열린 이사회를 통해 다음 2012-2013시즌의 샐러리캡을 KBL과 동일한 20억으로 올리자, KBL은 4월 23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다음 시즌의 샐러리캡을 21억으로 조정했다.
어떻게든 샐러리캡 부분에서 KOVO에 밀릴 수 없다는 KBL의 자존심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리그의 활성화를 위한 취지보다는, 그저 연맹간의 자존심 대결로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샐러리캡'.
계속해서 높아지는 샐러리캡으로 인해 전반적인 선수들의 연봉이 높아지고 있기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그렇지만 그런 만큼 비난의 여지도 점점 커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마다 타 스포츠와 비교해서 프로농구 선수들의 연봉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들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KBL의 선수들도, KOVO 선수들도 자신들의 몸값 만큼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겨울스포츠의 양대 산맥이라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그들만의 세계는, 이미 외국인 선수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제 경쟁력이 나날이 하락하고 있는 그들끼리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것은 조금 우습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