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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아모레 미오'의 미덕

[리뷰] 80년대 녹화사업의 그늘을 놓치지 않다

12.01.30 18:43최종업데이트12.01.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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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미오 아모레 미오의 네 주인공
아모레 미오아모레 미오의 네 주인공kbs

KBS <드라마 스페셜>이 29일까지 연작 시리즈로 방영한 '아모레 미오', 학생 운동이나 민주화 투쟁 등 동시대 첨예한 문제들을 드라마화 하는데 꾸준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 스페셜>은 작년 8월에도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단막극 '기쁜 우리 젊은 날'을 방영한 바 있다.

'아모레 미오'는 제목처럼 밑바닥 출신 청년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스토리 저변에는 '녹화사업', 즉 학생 운동을 하는 젊은이들 중 누군가를 '프락치'로 만들어 또 다른 누군가를 고발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누군가 죽어가고 다치고 서로를 불신하게까지 만들었던 시대의 비극적 상황이 흐르고 있다.

선배 서민우(김영재 분)는 강제로 끌려간 군대에서 죽고 싶을 정도의 구타와 학대에 못 이겨 '프락치'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그의 그런 선택은 후배 최정만(안신우 분)을 죽음으로 이끌고, 사랑했던 여자 한수영(김보경 분)을 삶의 나락에 빠지게 만든다.

나 하나만 잘 살겠다며 아득바득 대기업의 부사장자리까지 올랐지만, 과거는 그를 자꾸 따라온다.  과거의 악령처럼 추근거리던 보안사 직원을 죽이고 이제야 발뻗고 잠을 잘 수 있겠다는 또 다른 프락치였던 후배의 울부짖음에, 숨겨진 딸의 "행복하라"는 한 마디에 그는 프락치였던 자신의 과거를 고해한다.

러시아 민중 문학의 대표자 막심 고리끼가 그의 작품을 통해 영웅적 민중의 모습을 그려냈듯이, 주인공 강해창(정웅인 분)은 스스로 양아치라지만 민주화 운동을 접하며 변화돼,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투사로 변모해 간다. 수영과 그의 딸에 대해서는 바보스러울 정도의 순수한 사랑을 지켜내면서 아름답고 건강한 '민중'적 삶을 보여준다.

그에 비해 이른바 지식인 서민우(김영재 분)는 동지들을 팔아버릴 뿐만 아니라 그걸 계기로 자신의 유학자금까지 마련하려고 한다. 수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녀에겐 운동보다는 사랑이 우선이었고 그 사랑의 좌절 앞에 몸도 마음도 무너져 버린다.

하지만 '아모레 미오'는 해창의 숭고하기까지 한 사랑을 아름답게 그리면서도, 민우와 수영에 대해서도 연민의 눈길을 잊지 않는다. '민우'나 '수영'또한 버거운 시대의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여린 청춘이었음을. 그들의 나약함과 그로 인한 죄과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들 역시 또 다른 시대의 희생자였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고 말하고 있다.

드라마 스페셜 아모레 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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