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스페셜>의 <아모레미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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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은 군부 독재 정치가 기승을 부리던 시대다. 이 시기에는 컬러TV가 도입됐고 장발 단속과 통행금지가 없어졌으며 프로야구가 생겼다. 그때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또 누군가는 "이제야 끼니 걱정 안 하고 살게 됐다"며 '비둘기 집'을 노래하기도 했다.
지난 1월 1일 첫 방송 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연작시리즈> 4부작 <아모레미오>는 이 모든 것이 '기묘한 균형'을 이루며 공존했던 그 시대를 이야기했다. '아모레미오'(나의 사랑이라는 뜻의 이탈리아 어)라는 제목 그대로 그 시절을 살았던 청춘의 사랑을 담았다.
원단 공장을 운영하는 해창(정웅인 분)은 외동딸 미래(다나 분)의 결혼을 앞두고 20년 넘게 소식이 끊긴 아내 수영(김보경 분)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운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래의 예비 시어머니인 도순(박탐희 분)이 파혼을 선언한다. 미래의 부모가 젊은 시절 어울리던 해창과 수영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이들과는 사돈을 맺을 수 없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진 미래는 이들의 과거를 캐기 시작하고, 해창은 애써 지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전전긍긍한다.
<아모레미오>는 1980년대 초반과 현재를 오간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른바 '쇳밥'을 먹으며 살아온 남자 해창을 중심으로 그가 첫눈에 반했던 미대생 수영, 그녀가 짝사랑하는 경영학도 민우(김영재 분), 해창이 자취했던 집주인의 딸 도순 등 '출신 성분'이 다른 네 청춘의 얽히고설킨 사연을 풀어간다.
지금까지 진행된 이야기와 복선을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이 모든 이야기의 발단에는 해창의 거짓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미래의 출생 비밀과 수영이 그들을 떠난 이유, 해창의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지게 된 문제의 사건 또한 전모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인 해창은 지금은 개과천선했지만 그 시절에는 이른바 양아치였던 인물이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못"딴 것이 한이었던 젊은 시절의 그는 운동권 대학생을 경멸하는데 그가 다니던 공장에 위장취업을 했던 대학생들의 꼬임에 넘어가 파업에 앞장섰다가 해고된 전력 때문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는 그가 내심 대학생활을 동경했던 데서 오는 '어깃장'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첫눈에 반한 수영에게 학생 수첩을 돌려준다는 명분으로 접근해서 자신을 같은 학교 경영2과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거짓 소개를 한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앞으로 줄줄이 거짓말을 늘어놓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후일 그와 그의 친구들이 치르게 될 대가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는 현재의 그가 자기 딸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예비 사위 진국(박건일 분)에게 손찌검까지 해가면서 내뱉은 말을 보면 쉬이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는 말한다. "그러니까 내 말은 거짓말은 안 된단 말이야. 한번 시작하면 갈수록 고약해지는 거야, 그거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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