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하이킥3>의 얽히고 설킨 러브라인, 어디서 봤더라?

[TV리뷰] <하이킥3>과 <지붕 뚫고 하이킥>, 묘하게 닮았다

11.12.28 10:44최종업데이트12.01.04 13:23
원고료로 응원
2009년 가장 화제작을 꼽자면, 하이킥 시리즈 2편인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을 빼놓을 수 없다. 귀여운 꼬마 악녀 해리부터, 청춘 남녀들의 러브라인과 시트콤 치고는 다소 충격적인 결말까지. <지붕킥>은 방영 내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거침없이 하이킥>에 이어 <지붕킥>의 연이은 성공이 오늘날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 제작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하이킥3>는 전편과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옹고집 할아버지 이순재를 중심으로 한 가부장적 3대 가족을 과감히 버렸다. 대신 사업 부도로 처남들 집에 얹혀사는 몰락한 가장 안내상을 중심으로, 그 주위의 청춘들을 그려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혈기 왕성한 청춘들을 주로 다루다 보니, 자연스레 그들 간에 얽히는 사랑이야기에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지붕킥>에서도 젊은 남녀들 간의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이 인기의 큰 견인차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하이킥3> 또한 어떤 인물들이 커플이 될 지가 주요 시청 포인트로 관심을 모았다.

진희-계상-지원의 러브라인, <지붕킥> 때 세경-지훈-정음과 같다

27일 방송된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백진희는 치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윤계상의 손을 잡아주면서 향후 커플이 될 가능성을 암시했다. ⓒ MBC

그리고 초반부터 뻔한 러브라인을 보여주지 않는 <하이킥> 시리즈의 특성상. 고등학교 교사인 하선과 몇 년 째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고시생 영욱이 커플이 됐다. 거기에다가 영욱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하선을 몰래 짝사랑하는 지석을 배치해 향후 하선과 지석이 새로운 커플이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실제로 영욱과 하선이 이별을 한 이후 하선과 지석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앞날을 예고했다.

그런데 이렇게 영욱-하선-지석 간의 관계가 원활하게(?) 정리될 찰나에 다른 청춘들이 복잡한 실타리에 얽히고야 만다. 88만원 세대를 상징하는 진희와 보건소 의사인 계상이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려는 가운데, 진희가 얹혀사는 하선의 조카 지원이 계상을 몰래 짝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계상의 조카인 종석은 자신의 외삼촌을 좋아하는 지원을 보고 혼자 가슴앓이를 한다. 그런데 잠깐! 이거, 어디서 본 장면 아닌가.

그렇다. <하이킥> 시리즈를 빼먹지 않고 본 시청자가 있다면 금방 알아차릴 구조다. 식모와 가정교사 등 신분적 설정을 제외하면, <지붕킥> 때 러브라인과 똑같다. 거기에다가 계상은 <지붕킥> 지훈처럼 의사고 계상과 종석의 관계는 <지붕킥>의 지훈과 시윤처럼 외삼촌과 조카의 관계다. 그리고 <지붕킥> 지훈처럼 <하이킥3> 계상 또한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힘들어한다는 점에 <하이킥3>진희와 <지붕킥>에서 지훈과 잠시 커플을 이뤘던 정음은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88만원 세대라는 것까지, <하이킥3>의 러브라인은 <지붕킥>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심지어 <하이킥3>는 <지붕킥> 러브라인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단적인 예로 <지붕킥>에서 정음과 지훈 단 둘이 엘리베이터에 갇힌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매사 철두철미한 지훈은 폐쇄공포증이 있었다. 두려워 덜덜 떨고 있는 지훈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정음이다. 그런데 27일 <하이킥3> 방송에서 계상은 유독 치과 진료를 두려워하고, 진희가 그런 계상의 손을 잡아주면서 큰 힘이 되어준다. 이런 식으로 <지붕킥> 때 세경-지훈과 마찬가지로 <하이킥3> 또한 지원-계상 간의 묘한 밑밥을 깔아주면서도, 조만간 진희와 계상이 공식적으로 커플이 될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러브라인을 어떻게 풀지 기대도 되지만...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종석은 지원이 외삼촌인 계상을 짝사랑하는 것을 보고 혼자 가슴앓이한다. 흡사 2009년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준혁이 외삼촌을 짝사랑하는 세경을 좋아하는 것을 보는 듯 하다. ⓒ MBC

물론 러브라인의 흥미를 위해서 <지붕킥>의 일부를 차용했다고 하나, 그 결과가 <지붕킥>과 같다고는 볼 수 없다.

어쩌면 <하이킥3> 제작진은 <지붕킥>과는 차원이 다른 반전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로 <지붕킥> 별반 차이 없는 러브라인을 선보이는 '떡밥'을 던질 수 있다.

이것이 제작진의 의도인지, 아니면 자기 표절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하이킥3>은 <지붕킥>을 연상시키게 됐다. '식상하다'는 평도 내놓을 수 있겠지만, 과연 이번 러브라인은 어떻게 풀려 나갈지 나름 기대가 되기도 한다. 또다시 시작된 하이킥 시리즈 특유의 러브라인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그래도 <지붕킥>때처럼 충격적인 결말은 없었으면'이라는 바람을 갖지 않을까.

하이킥3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지붕 뚫고 하이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로 지금 여기에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