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배우 김윤석(43)이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완득이>(10월20일 개봉)로 돌아왔다. <완득이>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필리핀 엄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서 학교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문제아 완득이(유아인) 그리고 그를 보듬어가고 싶은 담임 동주 선생님(김윤석)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드라마이다.
민원기
배우 김윤석(43)이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완득이>(10월 20일 개봉)로 돌아왔다. <완득이>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엄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학교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문제아 완득이(유아인)와 그를 보듬어가고 싶은 담임 동주 선생(김윤석)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단 한 가지 생각은 "아 나에게도 저런 동주선생님이 있었으면…"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아이가 득실득실하는 교실, 입시를 앞두고 치열한 성적 경쟁을 벌이는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내가 신은 신발이 나이키 운동화인지 시장 운동화인지도 신경이 무지하게 쓰이는 사춘기. 그런 고교 시절에 나를 늘 지켜보면서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며 말 걸어주고 마음 써 주는 '동주 선생'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2010년 영화 <황해>에서 도끼를 들고 얼굴에 피를 묻히고 눈에 광기를 띄며 뛰어다니던 면정학은 없었다. 김윤석은 <황해>에서 족발 뼈를 들고 다니며 집요하게 표적을 향해 맹수처럼 달려갔고 그리고 단박에 해치웠다. 아…. 다시 생각해도 섬뜩하다.
그랬던 그가 <완득이>에서는 자율학습 시간에 본인이 먼저 자기 일쑤인 데다 학생들에게 '공부'보다는 적성에 맞는 것을 -예를 들면 완득이에게는 킥복싱-권하는, 다소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이 인물은 학교 선생님이라는 직업 이외에 전도사로서 자비를 털어 교회를 세우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준다. 요즘 세상에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적이고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김윤석은 동주 선생 역할을 맡아 정말 실제 그런 인물이 옆집에 사는 것처럼 변주해냈다. 교실, 칠판, 분필, 교탁, 학생들. 이 모든 것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얌마! 도완득!"하고 부를 때에는 정말 스크린에서가 아니라 3D 효과처럼 코앞에서 저런 선생님이 딱하니 튀어나올 것 같다. 동주 선생으로 변한 김윤석이 "얌마! 조경이!"라고 부른다면 '실제 내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었나'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김윤석은 그런 능청스러움과 친근함을 무기로 동주 선생의 매력을 살려낸다.
"살면서 절대로 피해 갈 수 없는 엄마, 그 엄마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그것도 18년 만에 자신의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때 그 아이의 심정은 어떻겠어요. 그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피할 수 없는 거죠. 부모라는 것은 피할 수가 없어요. 여기다가 내 부모가 필리핀 사람이다, 그게 <완득이>의 가장 큰 키워드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가 <완득이> 안에 함축돼 있고 그 이야기가 진하게 담겨 있습니다."그렇다. 완득이는 등이 굽어서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있는 아버지(박수영 분)와 조금은 지능이 모자란 삼촌(김영재 분)과 셋이 살고 있다. 그렇게 18년 동안 살다가 갑자기 엄마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아니, '나타났다'기보다는 '동주 선생님이 찾아줬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렇게 나타난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었다니 완득이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문화' 이미 깊숙이 와 있어,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