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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유치 후 연아 "여독과 몸살에 힘들었다"

[우리는 피겨 국가대표다 1] 대한민국 피겨 대표팀의 여름 비상 훈련

11.09.09 17:24최종업데이트11.09.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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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해 뛰는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팀의 열정이 빛나고 있다. 선수들은 차가운 빙판 위에서 따뜻한 우정으로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대표'란 이름을 가슴에 새긴 10명의 선수들은 행복한 미래를 향해 힘찬 스케이팅을 시작하고 있다. 아름다운 비상을 꿈꾸는 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터들, 빛나는 피겨 국가대표들과 함께 은반 위 여행을 시작해보자....<기자말>

 2011년 8월6일 태릉에 모인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활짝 웃어 보였다. 왼쪽부터 이동원, 김민석, 이호정, 조경아, 김해진, 박연준, 김연아, 곽민정 선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중심으로, 은반에 똘똘 뭉친 선수들의 열정이 뜨거웠다
2011년 8월6일 태릉에 모인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활짝 웃어 보였다. 왼쪽부터 이동원, 김민석, 이호정, 조경아, 김해진, 박연준, 김연아, 곽민정 선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중심으로, 은반에 똘똘 뭉친 선수들의 열정이 뜨거웠다 곽진성


2011년 7월, 태릉 빙상장의 여름 은반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방울로 가득했다. 세계 무대를 향해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주니어들,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시니어 선수들. 그리고 그들의 롤 모델인 피겨여왕이 함께 모여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김민석(19), 곽민정(18), 이준형, 이동원(15), 박연준, 김해진. 이호정. 박소연, 조경아(14). 그리고 맏언니가 되어 이들을 이끄는 피겨여왕 김연아(22).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를 짊어진 10인의 피겨 국가대표는 서로를 응원하며 더 큰 미래를 그려 나갔다. 

훈련은 강도 높았지만 이를 극복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자부심 가득한 국가대표의 웃음은 '우리가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다'라고 세계에 알리는 것처럼, 위풍당당했다. 이들은 가슴에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안고 2011년, 더 높은 비상을 시작하고 있었다.

가열 찼던 여름 훈련은 선수들에게 있어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 됐다. 그 속에서 같이 땀 흘렸던 대한민국 피겨 국가 대표팀은 세계 어느 나라 국가대표 팀도 갖지 못한 비장의 무기를 만들었다. 바로 서로를 보듬고, 챙겨주는 끈끈한 '정(情)'이었다.

피겨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은 2011년, 따뜻한 우정과 빛나는 열정을 안고 성장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피겨 스케이팅의 중심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 뜨거운 이야기.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담긴 <2011 피겨 국가대표팀의 비상 훈련>을 지금부터 시작한다.

2011 피겨 국가대표팀의 비상 훈련

 태릉 실내빙상장의 피겨대표 락커룸
태릉 실내빙상장의 피겨대표 락커룸곽진성

2011년 7월 11일 오전,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팀의 막내 조경아 선수(14)(이하 경아)는 아침 일찍 태릉 빙상장을 찾았다. 나이가 제일 어리고, 국가대표팀 합류도 제일 늦은 대한민국 피겨 대표팀의 '공식 막내' 경아, 지난 6월은 경아에게 있어 꿈 같은 한 달이었다.

"연아 언니, 민정 언니와 함께 스케이팅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웃음)"

피겨 국가대표 대관 시간(오전10시부터 오후 2시) 중, 오전 훈련을 선택한 경아는 아침 훈련에 익숙한 두 피겨 레전드 김연아·곽민정과 함께 은반 위를 누볐다. 올림픽 챔피언(김연아)과 국내 첫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메달리스트(곽민정)와 함께하는 스케이팅은 대표팀 막내에게 효과 만점의 자극제가 됐다.

두 피겨 선배에게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경아는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했다. 두 선수처럼, 은반 위를 빠르게 스케이팅 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대표팀 막내의 6월은 진심 어린 존경과 따뜻한 배움 속에서 빠르게 흘러갔다.

 국가대표 조경아
국가대표 조경아곽진성

 국가대표팀의 막내 조경아, 2010 동계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 2011 동계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곽민정 선수와 힘찬 스케이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국가대표팀의 막내 조경아, 2010 동계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 2011 동계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곽민정 선수와 힘찬 스케이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곽진성
6월의 끝, 피겨 대표팀에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남아공 더반으로 향한 것이다. 남은 국가대표 피겨 선수들은 큰 짐을 짊어진 국가대표 맏언니를 응원하며, 훈련에 임했다. 오전 훈련에 열심인 민정과 경아. 오후 훈련에 열중하는 해진, 호정, 동원이의 열정이 여름 햇살처럼 뜨거웠다.

<#2011년 7월 7일,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그리고 2011년 7월 7일. 남아공 더반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가 확정된 것이다. 2018년에 펼쳐지는 꿈의 무대가 평창으로 결정 됐다는 소식은,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될 어린 피겨 국가대표에게 행복함을 주는 일이었다.

하지만 주니어 3인방. 경아, 호정, 해진이는 그 이후 들려온 소식에 걱정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7월 8일 토요일에 귀국한 김연아 선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3일 후인, 7월 11일 월요일, 국가대표 주니어들의 우중충한 마음처럼, 태릉의 날씨는 몹시 흐렸다.

먹구름을 잔뜩 머금은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 것 같았다. 긴 장마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먹구름에 아랑곳없이 경아는 큼지막한 여행 가방을 끌며 늠름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오늘은 제일 먼저, 태릉에 갈 거야' 라고 마음 먹은 것처럼,

잠시 후, 태릉빙상장에 도착한 경아가 국가대표 락커룸 문을 힘차게 열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락커룸 안에서 한 선수의 실루엣이 선명했다.

'앗......!

경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 앞의 선수는 묵묵히 훈련 준비에 열중 하고 있었다. 경아의 깜짝 놀란 눈빛은 이내 존경의 마음으로 변해갔다. 7월 11일, 오전 9시 30분, 국가대표 락커룸 안에는, 오랜 '여독'과 '몸살'의 고단함을 잊은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가 있었다. 

뜨거운 열정, 우리는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다

 태릉, 은반 위를 누비는 국가대표 피겨 스케이터들의 열정이 뜨거웠다
태릉, 은반 위를 누비는 국가대표 피겨 스케이터들의 열정이 뜨거웠다 곽진성

'앗, 연아 언니다.'

불과 3일 전에 입국한 후, '몸살'에 '여독'까지 겹친 연아 언니를 태릉 빙상장에서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것이다. 그때 김연아 선수가 신윤정(조경아 선수 어머니)씨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신씨는 헬쑥해진 김연아 선수를 보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돌아온 피겨여왕은 다시금 훈련에 매진했다. 그 열정이 뜨거웠다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돌아온 피겨여왕은 다시금 훈련에 매진했다. 그 열정이 뜨거웠다 곽진성
"연아 선수, 너무나 큰일을 해냈네요.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몸은 좀 괜찮나요?(신윤정)

"네. 보시다시피 이제 괜찮아요.(웃음) 당시 급체를 하고, 몸이 안 좋아 힘들었었는데, 심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김연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으로, 잠시 중단됐던 피겨여왕의 연습은 이날(7월 11일) 다시 시작됐다. 여독과 몸살의 여파가 남아있었지만 김연아 선수는 지상훈련과 스케이팅, 그리고 연이은 지상 훈련까지 모두 소화해 냈다.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는 피겨여왕의 모습은 어린 국가대표들의 마음까지 뜨겁게 했다. 김연아 선수의 깜짝 등장은 함께 스케이팅을 한 경아는 물론, 오후에 훈련을 한 해진, 호정, 동원에게까지 큰 교훈을 줬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린 선수들은 눈앞에서 보고 배운 순간이었다. 이날 오후, 지상 훈련을 마친 김연아 선수는 기자와도 우연히 마주쳤다. 예상치 못했기에 어물쩍거리는 기자 앞에서, 김 선수가 먼저 알아보고 폴더 인사(허리를 잔뜩 굽혀 하는 인사)를 했다.

피곤한 몸 상태에도 친절함을 잊지 않는 피겨여왕의 모습은 감동이었다. 국가대표 선수 부모님들이, 왜 한결 같이 김연아 선수의 예의바름을 칭찬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인사 후, 김연아 선수는 태릉 빙상장 밖으로 향했다. 하늘에선 비가 내렸다. 물기를 잔뜩 머금었던 먹구름은 참지 못하고, 장맛비를 주룩주룩 뿌리고 있었다. 내리는 비를 본 김연아 선수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결심을 한 듯, 빗 속으로 깡총 깡총 뛰었다.

 빛나는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 10인,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빛나는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 10인,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곽진성

변함이 없었다. 남아공 더반에서 돌아온 피겨여왕은, 평소의 열정 가득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주니어들의 스케이팅에도 유난히 힘이 있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고, 자랑스러웠다, 이들이 대한민국 피겨 국가대표라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2011년 7월 11일, 돌아온 피겨여왕과 열정 가득한 국가대표들의 여름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피겨 국가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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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말아요. 내일은 어제보다 나을 거라는 믿음. 그래서 저널리스트는 오늘과 함께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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