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신오쿠보를 비교한 다큐 사진 작가 공철씨의 사진
KBS
대중문화와 식문화, 상품 판매가 결합한 신오쿠보의 한류타운 그러니까, 일본 한류팬들에게나 한인타운을 형성하는 한국인들에게나 신오쿠보 거리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공간이 틀림없어 보인다. 한국에서 건너온 것은 뭐든지 팔리는 이 지역이 지진 여파를 뒤로하고 새로운 가게가 매일 오픈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예전 아줌마팬들 뿐 아니라 동방신기 이후 K-POP이 소개되면서 저와 같은 젊은 세대들까지 팬으로 끌어 들였다"는 26살 손녀의 충고를 받아들인 카이다씨는 초밥집을 접고 한류 상품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10년은 매출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그의 사업적 판단이 맞아떨어질지는 한류 관련 상품들의 시장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달렸을 것이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를 따라하는 일본인 그룹이 한 식당에서 서빙과 공연을 병행하고, 한국에서 퇴짜를 맞은 20대 아이돌 그룹이 자그마한 공연장에서 열띤 호응을 얻고, 또 한국인 유학생 출신 그룹이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인 한류팬들을 다독이는 장면들 또한 우리가 일본 내 K-POP과 한류의 현재에 대해 접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풍경이다.
"이 동네가 예전에 집창촌이었어요. 호객을 하고 원래 그런 마을이었죠. 한 맨션 전체에 80여 명의 외국인 중 반 이상은 한국사람이었는데, 이 사람들을 포위해서 잡아가던 마을이 지금은 한류의 마을로 변했습니다."신오쿠보와 인근의 도쿄 최대 유흥가인 신주쿠 가부키쵸 지역을 17년 전부터 기록했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공철씨의 설명이다. 그의 사진 속에 기록된 신오쿠보는 분명 차별의 공간에서 한류의 근거지로 변해있다.
▲좌석을 가득 메운 신오쿠보의 한 삼겹살 전문 식당KBS
광복 66주년, 신오쿠보에서 배우는 '신한류'의 미래
'욘사마'와 '대장금'으로 시작한 한류의 근원 드라마부터, 그 이전 <쉬리> <엽기적인 그녀> 등이 아시아 시장을 흔든 이후 진화하고 있는 한국영화가 성공한 시점부터, 언제나 현지화와 산업적 고민이 동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작품이 성공한 뒤 스타가 탄생하는 시점부터 콘텐츠 산업의 해외 진출은 진정한 동력을 얻는다. 그 기반을 닦아 온 10년 뒤 드디어 폭발한 것이 바로 K-POP을 근간으로 한 '신한류'다.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이 체험한 신오쿠보의 열기는 바로 그 10년 현지화의 표본이라 일컬을 만했다.
그룹 로티의 리더는 "일본에 대한 나쁜 인식을 화해의 분위기로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광복절 66주년에 곱씹는 일본 내 한류의 소극적 기능은 그 정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 사람만 사는 곳에서 성공해 보고 싶다"는 신오쿠보의 한 호떡집 사장의 말을 곱씹어 볼 때이기도 하다.
민족적 감정을 배제하고, 무분별한 상업성도 지양한 채 진정성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만 전세계에 K-POP 깃발을 꼽고 싶은 이들이 신한류의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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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