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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최재웅 "뮤지컬 스타 꿈꾼다면 이렇게..."

[인터뷰] <헤드윅>에 이어 <조로>에 캐스팅된 뮤지컬 스타 최재웅과의 만남

11.07.19 14:29최종업데이트11.07.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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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인터뷰 뒤 배우 최재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최재웅(33)이 뮤지컬 <헤드윅>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헤드윅>은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5월 14일부터 서울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헤드윅>은 2005년 초연 이후, 한국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히트작으로 손꼽힌다.

많은 남자 배우들이 도전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는 올해 <헤드윅>의 얼굴로 최재웅이 나섰다. 2003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로 데뷔한 최재웅은 이후 뮤지컬 <그리스> <쓰릴미> <주유소습격사건>, 연극 <날 보러와요> <거미연인의 키스>,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페이스 메이커> 등에 출연하며 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열혈 배우다.

하반기에는 11월 4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뮤지컬 <조로>에 캐스팅돼 <헤드윅>을 끝내기가 무섭게 <조로> 연습에 몰두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소속사 마스크엔터테인먼트에서 최재웅을 만났다.

최재웅은 차기작으로 뮤지컬 <조로>에 캐스팅 됐다. ⓒ 이정민


- 지난해에도 뮤지컬 <헤드윅>에 주연으로 출연했는데요. 지난해와 올해 <헤드윅> 무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때는 정해진 틀 안에서 짜여진 대로 했었고, 이번에는 연출 선생님이 진짜 쇼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처럼 하라고 하셔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대사를 막 외워서 준비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무대라고 생각했죠. 대사도 외운 것처럼 하지 않고 일부로 말을 더듬기도 하고 대사도 틀리기도 했어요. 그리고 다음에 이야기가 넘어갈 때 '어디까지 했었죠?'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런 즉흥성이 달라요."

- 공연 중간에 관객들이 입장하면 이미 객석에 앉아 있던 관객들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공연 중에 입장하는 관객들도 함께 끌어 들여 재미있고 유연하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조마조마하며 고개를 깊이 숙여 늦게 들어온 관객들에게 거울을 비춰서 오히려 하이라이트를 줘서 폭소를 자아내게 했어요.
"공연을 하던 중에 거울을 들고 있었는데, 반사가 돼 객석을 비추게 됐어요. 우연히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입니다. 종종 관객들이 늦을 때 사용해요(웃음). '왜 늦게 왔어' '여기 봐. 여기', 이렇게 말하고 장난치는 거죠. 중간에 관객이 들어오면 흐름이 끊어지고 관객들도 주위가 산만해지고 그럴 수도 있는데 그걸 모른척하고 넘어가기보다는 오히려 그걸 집어주고 정리하는 거죠. 모른 척 하면 어색해질 수 있는 아예 대 놓고 그러니까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 객석으로 내려와서 의자 팔걸이에 올라가서 몸을 흔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짧은 팬츠를 입고 의자 위에서 춤을 출 때 관객들의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더라고요.
"그 장면은 <헤드윅>을 잘 아는 분들에게는 워낙 유명한 장면이기도 해서 관객들도 크게 당황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가끔 <헤드윅> 정보를 모르는 분들이 당하면 당황스러워하기도 하고 고개를 파묻고 그러기도 하시더라고요(웃음)."

- 관객들은 한번 공연을 보러 가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라이브로 3, 4개월 동안 수십 번의 공연을 보여줘야 하는데요. 매번 감정 상태와 몸 상태를 최고조로 이끌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최고조에 다다른 감정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드라마를 잘해야 해요. 그 장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장면을 하기 위한 전 단계가 더 중요하죠. 그 단계가 토미랑 이야기하다가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인데요.

그 때 감정이 잘 만들어지면 그 이후에 격정의 감정은 쉽게 만들어져요. 저만 하는 게 아니라 밴드도 최절정에 달하는 음악을 해주시고 조명도 많이 도와주세요. 도움 주는 부분들이 많아서 매번 공연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는 것 같습니다."

최재웅은 선배 배우 남경읍의 조언에 따라, "연습만이 진리"라는 신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 이정민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꾸준히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 내 몸 상태가 최고가 아닐 때, 무대에 서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지요.
"관객과의 약속이니까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하죠. <헤드윅> 같은 경우에는 반복 관람하는 분들도 많은 뮤지컬이에요. 여러 본 많이 관람한 관객들도 많기 때문에 정말 매 무대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처음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있고 열심히 해야죠."

- 몸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요. 따로 헬스나 격한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술은 원래 많이 못 마시는데 그래도 맥주만 조금 먹는 편이고 담배도 끊으려고 하고 있어요."

-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도 많은데요. 지금 뮤지컬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연습만이 살길입니다. 남경읍 선생님이 해주신 말인데요. 그 말이 정말 불멸의 진리인 것 같아요. 정말 연습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옛날에 막 잘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서 그때를 돌아보면 연습을 덜 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 떨어지고 하고 싶어 하던 작품이 잘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 '그때 연습이 부족했구나' 싶어요. 연습을 많이 하고 꾸준히 하고 있으면 기회는 오는 것 같아요. 노래 연습도, 연기 연습도 꾸준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배우로서의 포부가 있다면요.
"꾸준히 뭘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다행히 지금까지는 뭘 꾸준히 해 왔던 것 같고요. 그게 되게 별게 아닌 것 같은데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지 오래오래 즐겁게 일 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영화와 뮤지컬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인 최재웅은 "오래오래 즐겁게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정민


최재웅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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