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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손흥민, 대표팀의 구세주 될까

2011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발탁된 19살 젊은 선수... 박주영 공백 메울지 관심 집중

10.12.30 09:51최종업데이트10.12.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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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구단 공식 홈페이지의 손흥민 ⓒ Hamburger SV

차세대 유망주 손흥민이 A대표팀에서 마침내 공식적인 첫 시험무대에 오른다. 손흥민은 30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이번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최종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바로 막내 손흥민의 깜짝 발탁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올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손흥민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이번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불러들였지만,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는 테스트의 성격이 강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내다본 전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차 박지성, 이청용, 박주영같은 현재 대표팀 주축들의 뒤를 이을수 있는 선수로 기대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예상을 깨고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살아남으며 19세의 어린 나이에 성인대표팀이 출전하는 메이저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92년생인 손흥민은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이며 최고참 이영표와는 15살이나 차이가 난다.

 

2010~2011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우수신인 손흥민

 

과연 손흥민의 무엇이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현재 손흥민은 한국 공격수로서는 유럽 빅리그 1군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몇 안되는 선수다. 올 시즌 함부르크와 정식 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9차례의 연습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주목을 끌었고, 올시즌 분데스리가 1군에서 7경기에 나서 벌써 3골을 터뜨렸다.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손흥민은 2010~2011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우수신인으로 꼽힐 정도로 주목받았다.

 

조광래 감독은 일찍부터 손흥민에 대하여 '전형적인 유럽형 공격수'라고 평가하며 스피드를 활용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고 넓은 시야를 가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차적응도 덜된 상황에서 대표팀 훈련에 참여했음에도 연습경기 때부터 녹록치 않은 움직임으로 선배들을 당황시켰고, 어린 선수임에도 여유있는 플레이와 경기 중 스피드의 완급조절까지 구사할 만큼 당찬 모습으로 조광래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한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추진중인 조광래 감독은 취임초기부터 주전 경쟁에 있어 '나이와 경험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너무 어린 선수들에게만 집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젊은 선수와 어린 선수는 다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체력적·기술적으로 충분한 자질과 기량을 지니고 있다면 어리다고 선입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렇다면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의 현실적 활용도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을까. 당초 조광래 감독은 손흥민을 미드필드와 공격진에서의 교체멤버 정도로 구상했다.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는 재능있는 유망주에게 대표팀과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하는데 의미가 있었다.

 

손흥민, 박주영의 공백 메우며 인상적인 플레이 보일까

 

하지만 대표팀의 최전방 라인에서 부동의 스트라이커이던 박주영(모나코)이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이탈하며 큰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 대표팀 공격진에 남은 선수는 유병수(인천) 김신욱(울산), 지동원(전남)인데 이들은 모두 A매치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 A매치에서 득점을 올린 경험이 있는 선수도 전무하다.

 

손흥민은 최종엔트리에서는 미드필더로 분류된 상태. 박주영의 부상으로 대표팀의 주전 공격진 자리가 무주공산이 된 가운데, 어떤 선수가 조광래의 낙점을 받을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대표팀 공격진 구성의 특징은 저마다 차별화된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들을 고루 선발했다는 것. 유병수는 골결정력이 빼어나고 지동원은 측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밀집수비를 구사하는 상대팀에게는 제공권이 좋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타깃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왼쪽 미드필더와 최전방을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은 경기후반 상대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흐름을 바꿀수있는 '조커'로 투입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추고 있어서 상대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수비를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손흥민의 당초 아시안컵 발탁이 예상을 깬 이변이었듯, 박주영의 부상은 대표팀엔 위기지만 손흥민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수도 있다. 손흥민이 쟁쟁한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많은 출전시간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안정환과 이천수같은 대선배들도 대표팀에서 조커 역할을 수행하며 주목받았던 전례가 있다. 손흥민은 과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2010.12.30 09:51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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